황농문, <몰입 두 번째 이야기> - 감정이 실리지 않은 지식은 힘이 없다. 지식에 감정이 실릴 때 비로소 믿음이 형성되고 열정이 생긴다
후회와 좌절의 차이
좌절은 결과, 후회는 과정에 치중하는 것이다. 좌절이 잦아지면 노력해도 소용없다는 고정관념이 생겨 결국 노력 자체를 하지 않게 된다. 반면 과정에 치중하는 후회의 감정은 최선을 다하도록 유도하기 때문에 유익하다.
당신들은 보고 있어도 보고 있지 않다. 그저 보지만 말고 생각하라. 표면적인 것 배후에 숨어 있는 놀아운 속성을 찾으라. - 파블로 피카소
몰입도와 몰입강도
몰입의 효과를 보려면 몰입도를 올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몰입 강도를 올리는 것이 더 중요하다. 몰입하는 대상이 적을수록 문제를 해결할 확률이 더욱 올라가는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산책이나 독서, 회사일이나 전화통화 등 항상 무언가를 하고 있다. 나와 다른 사람들의 유일한 차이는 그들은 많은 일을 하고, 나는 한가지만 한다는 것이다. - 토마스 에디슨
외적 상황과 내적 상황은 서로 일치해야 정상이다. 그러려면 외적 위기상황이 내적 위기감을 유도해야 한다. 그런데 실제로는 서로 조화를 이루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외적 위기상황과 내적 위기감이 일치하지 않을 때 우리의 의식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내적 위기감이다. 즉, 우리의 의식은 내적 위기감에 따라 좌우된다.
왜 목표가 생기면 노력하게 될까
일단 목표를 설정하면 '성공' 혹은 '실패'라는 커다란 자극이 만들어지면서 그것을 추구하는 행위에 의미가 생긴다. 다시 말해 나의 행위에 커다란 자극과 의미를 만들어 그 행위에 대한 내적 중요성을 올리기 위해서는 명확한 목표를 설정하며 되는 것이다.
위기상황에 잡념이 사라지는 원리
각성에 의하여 가바의 양이 증가하고 그 결과 자극이 전달되지 않으므로 상념이 사라지고 집중이 되는 것이다. 이를 '각성에 의한 집중의 뇌과학적 원리'라고 할 수 있다.
여키스-도슨의 법칙
수행의 효율성은 각성이 중간 단계일 때 최대가 된다.
독일 루크 대학의 수잔네 디켈만 박사에 의하면 공부할 때 계속 깨어 있는 것보다 잠깐이라도 눈을 붙이면 공부한 내용이 뇌의 해마에서 신피질로 이동해 오래오래 저장된다고 한다. 뇌에 단기기억을 잔뜩 저장하기보다는 잠깐씩 선잠을 자면서 장기기억으로 옮겨야 뇌에 부담도 적고 효과적으로 기억한다는 것이다.
고민과 생각의 차이
많이 고민한 끝에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자나 깨나 생각한 결과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다. 고민은 단지 생각을 유도할 뿐이다. 고민과 생각을 확실히 구별해야 한다. 고민이 지속되면 노이로제가 되고 스트레스와 병으 유발하지만, 올바른 방법으로 생각을 지속하면 부작용이 거의 없다.
몰입을 부추기는 감정 : 확신, 호기심, 분노
그 문제를 틀림없이 해결할 수 있다는 확신이 들면 자신의 인생을 송두리째 그 문제에 던지게 된다. 그리고 이때부터 비로소 내면 깊숙한 곳에서 잠자고 있던 무서운 잠재력이 발휘되기 시작한다.
일 년에 두세번 생각하는 사람도 거의 없다. 나는 일주일에 한 번 생각을 해서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다. - 조지 버나드 쇼
엔트로피 법칙과 확률의 관계
엔트로피의 물리적 의미는 '확률'이다. 따라서 '전체 엔트로피는 항상 증가한다'는 엔트로피의 법칙은 '전체 확률은 항상 증가한다'는 이야기와 같다. 즉, 확률이 낮은 상태에서 높은 상태로의 벼화는 가능하지만, 그반대로의 변화는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나중 상태의 확률에서 처음 상태의 확률을 뺀 값을 그 변화를 야기시키는 '구동력'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 값이 양 positive 이면 그 변화는 가능하지만 이 값이 음 negative 이면 그 변화는 불가능하다. 엔트로피 법칙은 어떠한 현상이 일어나기 위한 필요조건이 된다. 한마디로 어떤 현상이 발생 가능한지 불가능한지를 판단하는 기준이 된다. 엔트로피 법칙으로 주어진 현상이 발생 가능하다는 것을 알았다면, 그 다음은 그 현상이 얼마나 빨리 일어나는지 알아야 한다. 이와 관련된 것이 '속도론 kinetics 의 법칙'이다.
속도론의 법칙은 '세상은 가장 확률이 높은 방식으로 진행된다'는 것이다. 장벽이 높으면 그 경로의 진행 속도가 느리고, 장벽이 낮으면 그 경로의 진행 속도가 빠르다. 그런데 자연은 진행 속도가 빠른 경로를 택한다. 진행 속도가 빠르다는 것은 그만큼 확률이 높다는 것을 뜻한다. 속도론의 법칙은 주어진 현상이 일어날 필요충분조건이 된다.
어떠한 변화도 확률이 증가하는 방향으로 진행된다면, 우리가 관심을 갖고 있는 변화를 통제하고 예측하기 위해서는 확률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가 무엇인지 아는 것이 중요하다. 그것이 바로 자연계에 존재하는 중력이나 전기력과 같은 힘이다. 이 우주의 모든 현상은 방향성이 있고 질서를 만들려는 힘에 의한 경향과 방향성 없이 임의의 방향으로 무질서해지려는 경향이 서로 통합적으로 작용해 균형을 이룬다.
만약 구동력은 충분한데 공부를 실천하기 힘들다면 속도론적 장벽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곧 실천하는 방법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의미하므로 보다 더 실천하기 쉬운 방법을 찾아야 한다. 내가 추구하고자 하는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해서 관련된 구동력과 확률을 바꾸는 방법을 알고 이를 실천할 수 있다면 앞으로의 인생을 얼마든지 자기 뜻대로 바꿀 수 있는 것이다.
생명현상의 엔트로피
죽은 상태가 살아있는 상태보다 엔트로피가 더 증가한 상태이므로 결국 인간은 죽는다. 이것이 자연의 법칙이다. 그러나 우리는 죽음으로부터 멀어지기 위해 노력하고 삶을 지속하기 위해 애쓴다. 이를 위해 우리 몸에서 엔트로피가 증가하려는 경향을 계속적으로 막아야 한다. 결국 환경으로부터 계속해서 음의 엔트로피를 얻어야 하는 것이다. 우리가 음식을 먹고 몸에서 대사하는 과정의 핵심은 결국 신체에 음의 엔트로피를 공급하는 것이다.
엔트로피를 감소시키는 생명현상
엔트로피가낮아지는 현상을 음의 엔트로피라는 의미로 '네거티브 엔트로피 negative entropy' 라고 하는데, 이를 줄여서 '네겐트로피 negentropy' 라고 한다. 슈뢰딩거는 생명의 핵심인 네겐트로피를 가능하게 하려면 어떤 정보가 생명체에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고, 그것을 '코드 code'라고 불렀다. 슈뢰딩거가 이야기하는 코드는 이중나선구조를 갖고 있는 DNA에 해당한다. 한마디로 유전자 속에 들어 있는 유전 정보가 네겐트로피를 가능하게 했고 확률을 낮춘 것이다.
생존과 번식의 확률을 올리는 요소
자연계에서 힘에 의한 위치에너지는 인간의 감정과 비슷하다. 위치에너지 자체는 방향성이 없지만, 거리에 대한 위치에너지의 변화는 힘이 되어 방향성이 생긴다. 마찬가지로 감정 자체는 방향성이 없지만 감정의 변화는 방향성을 갖는다.
몰입도는 뉴런연합체에 비례한다
의식의 자리를 누가 차지하느냐는 뉴런연합체들이 만드는 자극의 세기의 경쟁이다. 그리고 자극의 세기는 뉴런연합체의 크기에 비례한다. 결국 우리 뇌는 커다란 자극에 의식의 우선순위를 부여하는 것이다.
몰입도가 기분을 좌우하는 이유
높은 몰입도를 유지한다는 것은 커다란 뉴런연합체의 크기가 감소하지 않고 유지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엔트로피적 관점에서 보면 바인딩 binding 된 커다란 뉴런연합체가 개개의 독립적인 뉴런으로 나뉘는 것이 자연스럽다. 자극이 더 이상 입력되지 않으면 시간이 경과하면서 몰입도가 떨어지는 것이 자연스러운 것이다. 따라서 몰입도를 떨어뜨리지 않으려면 관련 자극을 계속해서 입력해야 한다. 이러한 자극은 몰입도가 자연스러운 경향에 맞서는 무언가를 제공한다. 그것은 뉴런연합체를 바인딩시키는 힘을 제공하는 것으로써 각성을 야기시키는 신경전달물질일 것이다. 그 중에서도 특히 도파민이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몰입도에 관여하는 신경전달물질
- 가바 - 잡념이 들어오는 것을 막는다. 가바는 각성에 의해서뿐만 아니라 이완에 의해서도 증가시킬 수 있다.
- 아세틸콜린 - 관련된 장기기억을 인출하고 활성화시키는 역할을 한다. 수면 상태에서 분비가 증가하므로 선잠이 몰입도를 불연속적으로 올려준다는 사실을 뒷받침해준다. 특히 렘수면 중에 분비량이 최대가 되므로 주어진 문제를 잠들기 직전까지 생각하는 것이 몰입도를 올리는데 중요하다.
- 도파민 - 뉴런연합체를 바인딩한다. 주어진 문제에 대한 생각을 끊임없이 할 수 있도록 돕지만, 반대로 의도적으로 생각을 끊임없이 하려고 노력할 때 분비가 유도되기도 한다.
신념체계와 지식체계
신념은 경험에 의해 교정되는 것에 저항하는 경향을 보이고, 지식은 경험에 의해 끊임없이수정과 갱신을 거친다. 즉, 신념체계는 자신이 믿는 지식을 계속 고수하도록 하는 반면, 지식체계는 어떤 지식을 믿고 있었다 해도 더 나은 지식이 나타나면 기존의 지식을 새로운 지식으로 대체한다.
지식의 우선순위를 정하기 위해 우리의 뇌는 기억에 감정을 싣는다. 카프그라 증후군은 감정이 신념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명확하게 보여주는 대표적인 예다. 카프그라 증후군에 걸린 환자는 자신의 어머니를 보고단지 얼굴이 똑같다고 생각할 뿐 어머니로부터 느꼈던 감정을 느끼지는 못한다. 그리고 자신의 어머니와 똑같이 변장한 사기꾼이라고 생각한다. 이 사례는 지식은 있지만 그 지식에 대한 감정이 없을 때 우리가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명백히 보여준다. 감정이 없는 지식은 신념을 형성하지 못한다. 달리말하면 감정은 신념을 형성하는데 필수적인 것이다.
감정이 없는 지식은 중요성이나 우선순위가 낮아 어떤 판단이나 의사결정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즉, 감정이 실리지 않은 지식은 힘이 없다. 지식에 감정이 실릴 때 비로소 믿음이 형성되고 열정이 생긴다. 이러한 이유로 공부나 일을 할 때 감정을 실어 신념을 형성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
신념의 대립은 소모적이다
피질-해마 회로의 상호작용이 중재한다고 생각되는 지식체계에서는 서로 주장이 다르더라도 논리에 입각한 합리적인 토론과 대화에 의해 합의점에 도달할 수 있다. 하지만 피질-편도체, 피질-선조체 회로의 상호작용이 중재한다고 생각되는 신념체계에서는 서로 주장이 다른 경우 본질적으로 합의점에 도달하기가 어렵다. 따라서 어떠한 갈등이 있을 경우 먼저 이것이 지식체계의 대립인지, 아니면 신념체계의 대립인지를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내일이면 더 이상 할 수 없는 일임을 알게되면 오늘 내가 할 수 있는 일들이 얼마나 소중하고 놀라운 기적같은 일인지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 헬렌 켈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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