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루아의 반서재

바쁘다는 것은 반드시 시간과 관련된 문제도 아니고, 모든 사람이 겪는 일도 아니다. 그러나 '바쁘다는 것'은 자신에게 내재된 한계를 뛰어넘으려는 우리의 노력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례이며,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이유는 한 사람이 할 수 있는 것보다 더 많은 일을 해내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는 사회적 분위기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제한된 시간을 관리하는 데 있어 핵심적인 과제는 어떻게 모든 것을 해내느냐가 아니라 무엇을 하지 않을지를 현명하게 결정함으로써 마음의 평화를 찾는데 있다. 오늘날 우리가 시간관리에 실패하는 이유는 돌과 모래의 우선순위를 구분하지 못해서가 아니라, 유리병에 넣어야할 할 큰 돌들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중요한 일과 그렇지 않은 일을 구별하는 방법이 아니다. 너무 많은 일들이 최소한 어느 정도는 중요하게 여겨질 때, 즉 큰 바위처럼 생각되는 일들이 너무 많을 때 어떻게 해야하느냐이다. 

 

시간관리의 3가지 원칙

1) 자신에게 먼저 투자한다 - 매일 1시간이 됐든 2시간이 됐든 그림을 그리고, 가치있다고 생각했던 다른 일들을 아예 하지 못하게 된다 해도 그 결과를 받아들인다. 매일 가장 중요한 일을 가장 먼저한다, 그리고 자기 자신과 만나는 시간을 정하고, 그 시간을 일정표에 기록해서 다른 약속 때문에 방해받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2)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을 제한한다

3) 중간 우선순위의 유혹에 빠지지 않는다 - 나머지 20개의 항목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반드시 버려야 한다

 

우리가 마음대로 상상하는 미래는 하나같이 다 매력적이고 다양한 모습이기 때문에 한 가지 길을 택하기 보다는 언제나 우유부단한 결정을 하게 된다. - 앙리 베르그송 Henri Bergson

 

집중력은 다른 형태로 변화할 수 있다. 어떤 일이든 행위 자체에 집중할수록 그동안의 문제는 행위 그 자체가 아니라 그것을 경험하기 싫어하는 내적 저항이었음이 분명해졌다. 그 경험으로 인한 감각을 차단하려 하지 말고 돌보면, 불편함을 사라질 것이다. 

 

우리는 단지 지루함을 우리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에 대해 특별히 관심이 없다는 문제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지만 사실 지루하다는 감정은 인간의 통제력이 제한되는 매우 불편한 경험에 대한 강렬한 반응이다. 강력한 산만함이라는 적에 맞서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그저 '상황이 다를 것이라고 기대하지 않는 것' 뿐이다. 

 

시간이란 처음부터 우리가 '가지고' 있었던 것이라는 개념에 대해 한번쯤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데이비드 케인 David Cain 은 시간이 있다고 말할 때 그것은 시간이 있기를 기대한다는 의미라고 말한다. 분명 내가 '가지고' 있다고 여기며 중요한 일을 하기 위해 준비해둔 3시간을 순식간에 앗아가서 나의 계획을 수포로 만들어버릴 수 있는 요인은 무궁무진하다.

 

일이 잘 풀릴지 우리는 알 수 없다. 미래에 대한 확신을 얻고자 하는 우리의 몸부림은 본질적으로 헛수고일 뿐이다. 따라서 그러한 노력 따위는 그만둬도 좋다.

 

"인간은 참으로 경솔하다. 우리의 것이 아닌 시간 속을 헤매고, ...... 미래에 대한 보장을 현재에 행사하려 안달하며, 우리의 힘으로 불가능한 일들을 어떻게 해서라도 정리해보려 한다. 우리가 도달할 수 있다는 확신도 없는 미래의 시간을 위해 말이다." - 블레즈 파스칼 Blaise Pascal

 

인생에서 소중히 여기는 것들이 결코 우리가 선택하지 않은 요소들에 의해 생겨난 것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미래를 통제할 수 있는 능력을 얻으려 할 필요가 없다.

 

"무한한 가능성이 끝없이 자라나는 상상의 왕국을 지배하려 하지 마라" - 게쉬 쇼파 Geshe Sawopa

 

무슨 일이 일어날지 신경쓰지 않고 산다는 것은 미래가 자신의 욕망과 일치하는지 알고자 전전긍긍하지 않으며 그런 내적 욕망이 없이 사는 것을 의미한다.

 

모든 계획은 '구현될지도 모르는 어떤 것'이라는 현재의 의사 표명일 뿐이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된다. 즉, 계획이란 미래에 대한 미미한 영향력을 스스로 어떻게 행사하고 싶은지 지금의 생각을 투영한 것뿐이다. 당연히 미래는 그것을 따를 의무가 없다. 

 

미래에 초점을 맞추면 '언젠가 마침내'와 같은 마음을 가지고 살게 된다. 

 

사람들은 마치 긴 막대에 매달려 눈앞에서 달랑거리는 당근만을 보며 달리는 당나귀 같다. 

 

원인적 재앙 casual catastrophe "아이들을 키우는 방식에 대한 증거란 어른들이 만들어내는 것"에 불과하다는 생각

= 애덤 고프닉 Adam Gopnik

 

"아이들은 성정하기 때문에 우리는 아이의 목적이 성장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아이의 목적은 아이가 되는 것이다. 자연은 단 하루만 지속되는 생명이라도 그 생명을 멸시하지 않는다. 그 생명은 자신이 사는 그 하루에 모든 것을 쏟아붓는다..... 인생의 풍부함은 그 흐름 속에 있다. 나중에는 너무 늦다"
- 알렉산드로 게르첸 Alexander Gertsen, Tom Stoppard <The Cost of Utopia>

 

아텔릭 활동 atelic activity 이란 행위의 본연의 가치가 텔로스 (telos, 궁극적인 목표)에 기인하지 않는 활동을 말한다. 탁월하게 잘할 가능성이 없는 활동을 함으로써 '시간을 잘 사용해야' 한다는 강박으로 인한 불안감을 잠시 잊는다. 결과는 항상 나중에 오고, 그 나중은 언제 올지 모른다.

 

현실의 속도를 제어하겠다는 환상을 포기한 이들에게 주어지는 보상은 자신이 발 딛고 있는 현실을 단단히 붙잡을 수 있는 감각이다. 알지 못하는 것에 대한 불편함을 기꺼이 견뎌내기만 한다면, 해결책은 스스로 나올 것이다.

 

인내심의 3가지 원칙

1) 문제적 삶을 즐길 것 - 언젠가 그런 문제가 없는 상태에 도달할 것이라는 암묵적인 환상에

2) 급진적 점진주의를 받아들이기 - 일상의 작은 부분을 매일 할애해서 꾸준히

3) 버스에서 내리지 마세요. 절대로 내리지 마세요 - 아노 민키넨 Arno Rafael Minkkinen 의 버스 정류장의 비유

 

 

The Bus Station Theory, or, Why You Should Stick to Your Own Pursuit of Creativity

 

 

The Bus Station Theory, or, Why You Should Stick to Your Own Pursuit of Creativity

There are plenty of ways to think about planning an artistic career. Are you aiming to be the enfant terrible, a young provocateur? Or are you playing the long game, sticking with your work until it gets recognized? In The Guardian, Oliver Burkeman outline

hyperallergic.com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는 "시간은 나를 이루는 물질이다. 시간은 나를 휩쓸고 가는 강이지만, 바로 내가 강이다. 시간은 나를 파괴하는 호랑이지만, 내가 호랑이기도 하다. 시간은 나를 태우는 불이지만 내가 곧 그 불이다." 라고 말한다. 따라서 바로 내가 강이라면 강둑의 안전한 곳을 찾아 기어오를 필요가 없다.  

 

강박적이라고 할 정도로 걱정에 휩싸여 있는 습관도 미묘한 방식으로 환상을 유지하는 역할을 한다. 그런 걱정은 우울감에 빠지게도 하지만 동시에 자신이 통제할 수 있는 건설적인 행동을 하고 있다는 위안을 주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