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루아의 반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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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몇 초 만에 글을 쓰는 시대에 왜 글쓰기 능력이 오히려 중요해질까요? AI가 평범한 글의 생산비용을 낮출수록 인간의 경험, 판단, 관점, 독자 이해가 중요해지는 이유와 AI 시대에 필요한 글쓰기 역량을 최신 연구와 함께 정리합니다.

 

 

 

ChatGPT 같은 생성형 AI가 등장한 이후 가장 먼저 자동화될 것으로 예상된 분야 가운데 하나가 글쓰기였습니다. 몇 줄의 지시만 입력하면 AI가

  • 이메일을 작성하고
  • 보고서를 요약하고
  • 광고 문구를 만들고
  • 블로그 글을 쓰고
  • 소설이나 에세이까지 만들어냅니다.

그렇다면 지금처럼 AI가 글을 쉽게 만들어주는 시대에 굳이 글쓰기를 배울 필요가 있을까요? 오히려 정반대의 주장이 나오고 있습니다. 2026년 8월 31일 분산시스템 연구자인 Murat Demirbas는 자신의 블로그에 「The Safest Job from AI may be Writing」, 즉 'AI 시대에 가장 안전한 직업은 글쓰기일 수 있다'는 다소 도발적인 글을 올렸습니다. 이 글은 국내에서는 GeekNews를 통해 소개됐습니다. 글의 핵심 주장은 단순합니다.

 

AI는 글을 빠르게 많이 만들 수 있지만, 좋은 글을 만드는 문제는 코드나 수학처럼 정답을 자동으로 검증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그리고 AI가 만들어내는 평범한 글이 많아질수록 실제 경험과 생각, 판단이 담긴 인간의 글은 오히려 더 희소해질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흥미로운 주장입니다. 다만 이것을

"작가라는 직업은 AI 때문에 사라지지 않는다."

 

라고 단순하게 받아들이면 문제가 있습니다. 실제로 국제노동기구(ILO)는 기자, 작가, 번역가 등의 직무가 생성형 AI에 상당히 많이 노출돼 있다고 분석합니다. 정형화된 글쓰기나 반복적인 문안 작성 업무는 이미 자동화 압력을 받고 있습니다. 따라서 좀 더 정확한 질문은 이것일 것입니다.

 

AI가 글을 대신 써주는 시대에 왜 '글을 잘 쓰는 능력'은 오히려 중요해질 수 있을까?

 

이번 글에서는 이 질문을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AI가 값싸게 만드는 것은 '글'이지 '생각'은 아니다

생성형 AI의 가장 큰 변화 가운데 하나는 텍스트 생산비용을 극단적으로 낮췄다는 것입니다. 과거에는 2,000자짜리 글을 작성하려면 사람이 직접 자료를 조사하고 생각을 정리한 뒤 문장을 만들어야 했습니다.지금은 몇 줄의 프롬프트만 입력해도 몇 초 만에 상당히 그럴듯한 글이 만들어집니다. 따라서 앞으로 흔해지는 것은 분명합니다.

 

평균적인 수준의 글입니다.

 

상품 설명, 단순한 이메일, 회의 요약, 보도자료 초안, SEO용 일반 정보글 같은 정형화된 글은 AI가 매우 빠르게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여기에서 중요한 차이가 생깁니다. AI가 텍스트를 만들어주는 것과 무엇을 말해야 하는지 결정하는 것은 같은 일이 아닙니다. 예를 들어 AI에게

"AI 시대에 글쓰기가 중요한 이유를 써줘."

 

라고 요청하면 그럴듯한 글을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하지만

  • 왜 이 주제를 지금 다뤄야 하는가?
  • 다른 글과 무엇이 달라야 하는가?
  • 어떤 주장이 핵심인가?
  • 어느 근거를 사용할 것인가?
  • 어디까지 동의하고 어디에서 반론할 것인가?
  • 독자가 글을 읽은 뒤 무엇을 생각하게 만들 것인가?

를 결정하는 것은 별도의 문제입니다. 좋은 글쓰기의 본질은 단순한 문장 생성보다 생각의 선택과 배열에 더 가깝습니다.

 

2. 글쓰기는 '정답'을 찾는 문제가 아니다

Murat Demirbas가 원문에서 특히 강조하는 개념이 Wicked Problem입니다. 보통 우리말로는 '난해한 문제' 또는 '사악한 문제' 등으로 번역됩니다. 이런 문제에는

  • 명확한 문제 정의가 없고
  • 하나의 객관적인 정답도 없으며
  • 언제 완성됐다고 할 수 있는지도 불분명합니다.

저자는 글쓰기를 이런 문제의 극단적인 사례로 봅니다. 예를 들어 수학 문제라면 정답 여부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프로그램 역시

  • 컴파일되는가?
  • 테스트를 통과하는가?
  • 원하는 값이 나오는가?

등으로 상당 부분 검증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글은 다릅니다.

제목 A

AI 시대에 글쓰기가 중요한 이유

제목 B

AI가 글을 대신 쓰는데 왜 우리는 더 잘 써야 할까? 

 

어느 제목이 '정답'이라고 객관적으로 증명하기는 어렵습니다. 독자, 매체, 글의 목적에 따라 달라집니다. 본문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정보가 정확하다고 해서 반드시 좋은 글은 아닙니다. 논리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해서 반드시 읽고 싶은 글도 아닙니다. 결국 좋은 글의 마지막 평가자는 읽는 사람입니다.

 

3. 좋은 글은 독자의 머릿속까지 생각해야 한다

원문에서는 글쓰기를 Theory of Mind, 즉 상대방의 정신 상태를 추정하는 문제와 연결합니다. 글을 쓰는 사람은 끊임없이 이런 판단을 합니다.

 

독자는 이 내용을 이미 알고 있을까?

여기에서 전문용어를 사용해도 될까?

이 설명으로 충분히 이해했을까?

예시를 하나 더 넣는 것이 좋을까?

이 문장을 읽고 어떤 반론을 떠올릴까?

여기에서 결론을 먼저 말해야 할까?

 

좋은 글은 단순히 자신이 알고 있는 것을 늘어놓는 것이 아닙니다. 자신의 생각을 다른 사람의 머릿속에 재구성하는 작업에 가깝습니다. Demirbas는 이런 이유 때문에 글쓰기를 '두 마음의 문제'라고 표현합니다. 작성자는 자신의 머릿속뿐 아니라 독자의 상태까지 계속 추정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 관점은 특히

  • 교육
  • 마케팅
  • 기획
  • 리더십
  • 컨설팅
  • 영업
  • 보고서 작성

같은 분야에서 중요합니다. 이 분야에서 좋은 글은 단순히 문법적으로 잘 만들어진 문장이 아닙니다. 상대방을 이해시키고 움직이게 만드는 글이어야 합니다.

 

4. AI 글이 많아질수록 '인간이 썼다는 느낌'이 가치가 될 수 있다

원문에는 흥미로운 표현이 하나 등장합니다. Costly Signal, 즉 '비용이 큰 신호'입니다. 경제학과 진화생물학에서 비용이 많이 드는 신호는 쉽게 흉내 낼 수 없기 때문에 신뢰를 얻을 수 있다는 개념입니다. 저자는 AI가 웹을 대량의 텍스트로 채울수록

 

실제 경험과 생각을 들여 사람이 만든 글

 

자체가 일종의 Human Proof-of-Work가 될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아직은 하나의 가설적 관점으로 보는 것이 적절하지만, 이를 뒷받침하는 흥미로운 연구들도 나오고 있습니다. 2026년 Computers in Human Behavior: Artificial Humans에 발표된 연구에서는 547명을 대상으로 인간 작성, AI 보조, 완전 AI 작성 글을 비교했습니다. 결과적으로 AI가 개입한 것으로 알려진 커뮤니케이션은 인간이 작성한 것으로 알려진 글보다 전반적으로

  • 신뢰도
  • 진정성
  • 정보를 받아들이려는 의향

에서 낮은 평가를 받는 AI penalty가 나타났습니다. 또 다른 2026년 연구에서는 576명을 대상으로 인간과 AI가 작성한 서사문을 비교했는데, 참가자들은 실제 인간이 작성한 글뿐 아니라 인간이 작성했다고 믿은 글을 더 선호하는 경향을 보였습니다. 물론 이것만으로

인간 글은 항상 AI 글보다 우수하다.

 

라고 결론 내릴 수는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독자가 글의 출처와 진정성을 가치 판단의 요소로 사용하기 시작했다는 점입니다.

 

5. 그렇다고 AI로 글을 쓰면 안 된다는 뜻은 아니다

여기에서 또 반대 방향으로 지나치게 갈 필요는 없습니다. AI를 이용해서 작성한 글이 항상 신뢰를 떨어뜨리는 것도 아닙니다. 2025년 iScience에 발표된 두 차례의 사전등록 실험에서는 총 1,637명이 참여했습니다. AI의 도움을 받아 메시지를 작성한 사람들은 직접 작성한 사람들과 비슷한 수준의 신뢰를 얻으면서 더 적은 시간을 사용했습니다. AI 사용 여부를 공개했을 때도 신뢰가 유의하게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즉 중요한 구분은

인간 vs AI

 

가 아닐 수 있습니다. 오히려

AI에게 생각까지 맡기는 사람 vs AI를 도구로 사용하는 사람

 

의 차이가 더 중요해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AI는

  • 자료 조사
  • 개요 생성
  • 초안 작성
  • 맞춤법 교정
  • 문장 개선
  • 반론 찾기
  • 아이디어 확장

등에서 매우 강력한 도구입니다. 하지만

  • 무엇을 주장할 것인가
  • 어떤 경험을 포함할 것인가
  • 무엇을 버릴 것인가
  • 어떤 관점을 취할 것인가
  • 최종적으로 어떤 문장을 남길 것인가

는 여전히 작성자의 판단 영역입니다.

 

6. AI 시대에는 '평범한 글'의 가치가 오히려 떨어진다

여기에서 중요한 역설이 생깁니다. AI가 글을 잘 쓰게 될수록 글쓰기 전체의 가치가 올라가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평범한 글의 경제적 가치는 내려갈 가능성이 높습니다. 누구나 몇 초 만에

  • 상품 소개문
  • 일반적인 블로그 글
  • 평범한 광고 카피
  • 정형적인 이메일
  • 단순 요약

을 만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공급이 많아지면 희소성이 줄어듭니다. 따라서 AI 시대에 가치가 커지는 글은 다음과 같은 글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직접 경험이 들어간 글

실제로 사용하고 실패하고 해결한 과정이 들어 있습니다.

전문성이 들어간 글

단순히 정보를 모은 것이 아니라 해당 분야를 이해하는 사람이 판단합니다.

명확한 관점이 있는 글

A도 맞고 B도 맞다는 식이 아니라 작성자의 판단이 있습니다.

독자를 이해하는 글

누구에게 무엇을 설명하는지 명확합니다.

신뢰할 수 있는 글

자료와 출처를 확인하고 사실과 의견을 구분합니다. 결국 정보의 양보다 정보에 대한 판단이 중요해집니다.

 

7. 블로그도 같은 변화가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

이 변화는 블로그 운영에서도 상당히 중요합니다. 생성형 AI를 이용하면 하루에도 수십 개의 글을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Windows 11 설치 방법
엑셀 함수 사용법
달리기의 장점
ChatGPT 활용법

 

같은 글은 AI가 매우 쉽게 만들 수 있습니다. 따라서 단순히 기존 인터넷 정보를 정리해서 다시 쓰는 것만으로는 점점 차별화하기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반대로 다음과 같은 글은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직접 Windows 오류를 겪고 해결한 과정

실제 광고 데이터를 분석하면서 발견한 문제

직접 사용한 소프트웨어에서 특정 버전 문제가 발생한 경험

책을 읽은 뒤 자신의 생각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정리한 글

 

이런 콘텐츠에는 검색 결과 몇 개를 모아서 만드는 것만으로는 얻기 어려운 정보가 있습니다. 경험과 판단입니다. AI 시대에 블로그를 계속 운영할 가치가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봅니다.

 

8. 글쓰기는 결국 생각하는 능력을 외부로 꺼내는 과정이다

글쓰기의 또 다른 중요한 기능은 결과물이 아니라 생각하는 과정 자체에 있습니다. 머릿속에서는 이해했다고 생각했던 문제도 글로 설명하려고 하면 막힐 때가 있습니다. 그때 알게 됩니다.

 

사실 완전히 이해한 것이 아니었다.

 

글을 쓰려면

  1. 무엇을 말할지 결정하고
  2. 필요한 정보를 찾고
  3. 중요도를 구분하고
  4. 논리적인 순서로 배열하고
  5. 반론을 검토하고
  6. 불필요한 내용을 제거해야 합니다.

이 과정 자체가 사고입니다. 따라서 AI 시대에 글쓰기를 연습한다는 것은 단순히

문장을 예쁘게 만드는 연습

 

이 아닙니다. 생각을 구조화하는 훈련입니다. 그리고 AI에게 좋은 일을 시키기 위해서도 이런 능력이 필요합니다.

 

 

9. 역설적으로 AI를 잘 쓰려면 글을 잘 써야 한다

여기에서 이전에 다뤘던 AI 활용 능력과 연결됩니다. 생성형 AI에 일을 맡기려면 결국 사람이

  • 목적
  • 조건
  • 맥락
  • 예외
  • 원하는 결과

를 언어로 표현해야 합니다. 즉 프롬프트도 넓은 의미에서는 글쓰기입니다. 예를 들어

매출 분석해줘.

 

보다

지난 12개월 매출을 월별로 비교하고 전년 동월 대비 증가율과 감소율을 계산한 뒤, 가장 큰 변화가 발생한 세 달을 골라 데이터로 확인되는 원인과 추가 확인이 필요한 원인을 구분해줘.

 

라고 요청할 수 있는 사람은 이미 문제를 상당 부분 구조화한 것입니다. AI가 더 발전할수록 사람이 직접 모든 작업을 할 필요는 줄어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AI에게 정확하게 무엇을 시킬 것인가

 

를 결정하는 능력의 중요성은 오히려 커질 수 있습니다. 그 기반에도 언어와 글쓰기가 있습니다.

 

 

10. 코딩조차 점점 글쓰기와 비슷해질 수 있다

원문의 마지막 부분에는 재미있는 전망도 있습니다. AI가 코드를 직접 생성하기 시작하면서 프로그래머의 역할도 점차

코드를 일일이 입력하는 사람

 

에서

무엇을 만들 것인지 정의하고 구조를 설계하고 결과를 검증하는 사람

 

으로 이동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Demirbas는 이런 변화가 프로그래밍을 오히려 창의적이고 구조적인 글쓰기와 비슷한 작업으로 만들 수 있다고 봅니다. 실제로 AI 코딩 도구를 사용할 때도 사람이 작성해야 하는 것은 점점

  • 요구사항
  • 명세
  • 구조
  • 제약조건
  • 테스트 기준

쪽으로 이동합니다. 결국 코드 자체를 빠르게 입력하는 능력보다

무엇을 만들고 왜 그렇게 만들어야 하는지 명확하게 표현하는 능력

 

이 중요해질 수 있습니다. 이 역시 넓게 보면 글쓰기 능력입니다.

 

11. 하지만 '글쓰기 직업이 가장 안전하다'는 주장에는 주의가 필요하다

원문의 제목은 매우 도발적입니다.

 

The Safest Job from AI may be Writing.

 

하지만 이것을 그대로 직업 전망으로 받아들이기는 어렵습니다. GeekNews에 소개된 Hacker News 반응에서도 바로 이 부분에 대한 강한 반론이 나옵니다. 세계적인 작가 수준의 글을 AI가 완전히 대신하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 광고 문안
  • 번역
  • 기술 문서
  • 기업 홍보
  • 교정
  • 일반적인 콘텐츠 제작

처럼 많은 사람이 생계를 유지하던 중간 수준의 상업적 글쓰기 업무를 AI가 상당 부분 대체하면 충분하지 않느냐는 지적입니다. 이 반론은 상당히 중요합니다. ILO 역시 미디어·문화 산업을 분석하면서 기자·작가·번역가가 생성형 AI에 높은 수준으로 노출되어 있다고 평가합니다. 동시에 앞으로 더욱 중요해지는 역량으로

  • 비판적 사고
  • 창의성
  • 윤리적 판단
  • AI 도구 활용 능력

을 지적합니다. 즉,

글쓰기 직업이 안전하다

 

보다는

좋은 글쓰기를 가능하게 하는 능력이 중요해진다

 

가 훨씬 정확한 표현입니다.

 

12. AI가 직업을 없애기보다 업무를 바꿀 가능성이 더 크다

이런 관점은 글쓰기에만 해당되는 이야기도 아닙니다. ILO가 2025년 전 세계 약 3만 개의 업무 과제를 분석한 연구에서는 전 세계 근로자 네 명 가운데 한 명 정도가 어느 정도 생성형 AI에 노출되는 직업에 종사하지만, 대부분의 직업에서 예상되는 변화는 완전한 대체보다는 업무의 변형이라고 분석했습니다. 글쓰기도 비슷하게 볼 수 있습니다. 예전에는 사람이

자료 조사 → 초안 → 수정 → 교정 → 최종본

 

전체를 맡았다면, 앞으로는

사람이 문제 정의

AI가 조사·초안 지원

사람이 검증·판단

AI가 수정 지원

사람이 최종 편집

 

같은 형태가 일반화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따라서 경쟁력이 있는 사람은 AI 없이 글을 쓰는 사람도 아니고 AI가 써준 글을 그대로 사용하는 사람도 아닐 것입니다. 그 사이에서 AI를 활용하면서도 자신의 생각과 판단을 유지하는 사람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13. 그렇다면 앞으로 어떤 글쓰기 능력을 키워야 할까?

AI 시대의 글쓰기는 문법이나 표현력을 넘어서는 방향으로 가야 합니다.

① 질문을 만드는 능력

좋은 글은 좋은 질문에서 시작합니다. 남들이 이미 답한 내용을 다시 정리하기보다

왜 그런가?

정말 그런가?

무엇이 달라졌는가?

 

를 묻는 능력이 중요합니다.

② 정보를 선택하는 능력

정보가 부족한 시대가 아니라 너무 많은 시대입니다. 따라서 무엇을 넣을지보다 무엇을 버릴지 판단하는 능력이 중요합니다.

③ 구조화하는 능력

복잡한 내용을 독자가 이해할 수 있는 순서로 배열해야 합니다.

④ 검증하는 능력

AI가 자료 조사와 초안을 돕더라도 출처와 수치는 확인해야 합니다.

⑤ 자기 경험을 연결하는 능력

실제 사용 경험, 실패, 시행착오, 생각의 변화는 생성형 AI가 임의로 만들어서는 안 되는 영역입니다.

⑥ 자신의 목소리를 만드는 능력

모든 글이 비슷한 문체와 구조를 가지게 될수록 작성자의 관점과 문체는 오히려 더 중요한 차별점이 됩니다.

 

14. AI 시대의 글쓰기 공식

이를 한 문장으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AI 시대에는 '글을 생산하는 능력'보다 '생각할 가치가 있는 것을 발견하고, 구조화하고, 검증하고, 사람에게 전달하는 능력'이 중요해진다.

 

AI는 이 과정 가운데 상당 부분을 도울 수 있습니다. 하지만 글의 출발점과 마지막 결정까지 모두 맡겨버리면 결국 다른 AI 생성물과 비슷한 결과가 나오기 쉽습니다. 반대로 사람이

  • 경험
  • 문제의식
  • 전문지식
  • 판단
  • 관점

을 가지고 있다면 AI는 이를 더 빠르게 표현하고 확장해주는 강력한 도구가 될 수 있습니다.

 

 

 

결론|AI 때문에 글쓰기의 가치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기준이 높아진다

AI 시대에 글쓰기가 유망하다는 말을

 

"AI는 인간보다 글을 못 쓰니까 작가는 안전하다."

 

라고 이해하면 지나치게 단순합니다. 실제로 반복적이고 정형화된 글쓰기 업무는 생성형 AI의 영향을 매우 크게 받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ILO 역시 기자·작가·번역가 같은 직무를 높은 AI 노출 직군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것과 글쓰기 능력의 가치가 떨어진다는 것은 별개의 문제입니다. 오히려 AI가 평균적인 글을 거의 공짜에 가깝게 만들어낼수록 희소해지는 것은

  • 실제 경험
  • 깊이 있는 이해
  • 명확한 관점
  • 정보의 판단
  • 독자에 대한 이해
  • 신뢰할 수 있는 인간의 목소리

일 수 있습니다. Murat Demirbas가 이야기한 'Human Proof-of-Work'라는 표현도 이 점에서는 상당히 흥미롭습니다. AI 생성물이 넘쳐날수록 사람이 실제로 생각하고 경험했다는 흔적 자체가 하나의 가치가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글쓰기는 단순히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기술이 아닙니다. 글을 쓰기 위해서는 문제를 정의하고, 자료를 찾고, 생각을 구조화하고, 논리를 검토하고, 다른 사람의 관점에서 다시 바라봐야 합니다. 이것은 AI에게 일을 시킬 때도 그대로 필요한 능력입니다. 따라서 AI 시대에 배워야 할 글쓰기는

AI와 경쟁해서 문장을 더 빨리 만드는 글쓰기

 

가 아닙니다. AI가 대신할 수 없는 생각과 판단을 만들고, AI의 능력까지 이용해 그것을 더 잘 전달하는 글쓰기입니다. 

결국 AI 때문에 글쓰기가 필요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AI 때문에 좋은 글쓰기의 기준이 훨씬 높아지고 있다고 보는 편이 더 정확할 것입니다.

 

참고 자료

  • Murat Demirbas, The Safest Job from AI may be Writing, 2026.08.31.
  • GeekNews, 「AI 시대에 가장 안전한 직업은 글쓰기일 수 있다」
  • International Labour Organization, Generative AI and the media and culture industry, 2025.
  • International Labour Organization, Generative AI and jobs: A 2025 update.
  • The AI penalty and disclosure paradox: Trust, authenticity and knowledge uptake in AI-mediated communication, 2026.
  • The invisible author: Citizen sociolinguistic perspectives on identifying human and AI-generated narrative texts, 2026.
  • Writing with AI boosts trust-building efficiency, iScience,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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