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루아의 반서재


0.

자신의 욕망을 억누르는 듯한 '인내'와 '준비'에는 적극적이면서, 왜 가장 하고 싶은 '행동' 앞에서는 주춤거리는 것일까? 참고 견뎌서 도대체 무엇을 얻는단 말인가?

단언컨대, 나는 '인내'를 정말 싫어한다. 하고 싶은 일이 있으면 곧바로 행동으로 옮기고, 하기 싫은 일은 격렬히 하지 않는다. 현재 상황이 불만족스러운데 참는 것 따위는 있을 수 없다. 

노력은 인내와는 전혀 다른 것이다. 내가 말하는 노력이란 어떻게 해서든 이루고 싶어서 누가 뭐라고 해도 추진하는 행위다. 발걸음을 멈추지 않는 것, 즉 '몰입하는 것'이다. 


1. 

일반적인 학교 교육을 받은 사람은 모두 '만일의 경우'를 위해 학교를 다녔다. 그리고 도움이 될지 안될지 알 수 없는 공부를 했다. 학교를 다니는 동안에는 당연히 하고 싶은 일을 참고, 하기 싫은 일을 할 수 밖에 없었다. '만일의 경우'를 준비하며 지금은 인내하라고 어른들은 주장한다. 이는 '저축'이나 '보험'과 완전히 똑같은 논리다. 지금의 욕망을 참고, 있지도 않은 위험을 대비하는 것이다. 

문제는 저축과 같은 교육 방식이 학교를 졸업하고 나서도 줄곧 사람들을 속박한다는 것이다. 하고 싶지만 하지 않는 사람들의 머릿속에는 '나는 아직 실력이 부족해'라는 자기 비하가 도사리고 있는 것이 틀림없다. 하고 싶고 행동으로 옮기고 싶다는 마음은 있다. 그래서 오른발은 어쨌든 가속 페달을 밟고 있다. 그러나 동시에 왼발로는 브레이크 페달을 밟고 있다. 자신이 브레이크 페달을 밟고 있다는 것을 모른다. 참는 것이 습관화되어 있기 대문이다. 그런 자각하지 못하는 습관을 만드는 것이 바로 학교 교육이다. 


2. 

교육은 종종 '투자'에 비유된다. 나 또한 '배움'은 여러모로 투자라고 생각한다. 투자자에게 무언가 이득이 있어야 하는 것이 투자다. 즉, 투입한 자본이 그 이상의 가치를 만들어내야 투자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지금의 학교 교육은 투자라 할 수 없다. 만일의 경우에 꺼내기 위한 저축에 머물러있다. 투자형 배움에서 인내는 필요없다. 저축의 본질은 인내다. 인내는 99%가 그저 사고 정지에 지나지 않는다. 

 

3.

인터넷이 가져온 진짜 충격적인 변화는 바로 국가가 사라졌다는 것이다. 현대인에게 '일본에 사는 일본 사람'이라는 의식은 차츰 옅어지고 있다. 이는 일부 노년층이 말하는 것처럼 요즘 사람이 '글러 먹어서'가 아니다. 국가는 목숨보다 소중하다는 주장에 설득력이 없어졌을 뿐이다. 이제 '일본에 사는 일본인'이라는 사실은 생존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4.

현대인은 인터넷을 통해 'N (nation state)'이 환상이었다는 것을 깨닫기 시작했다. N 환상이 사라진 지금 행복의 형테에 정답은 없다. 다시 말해, 다양화된 것이다. 학교에서 '하나의 상식'을 가르치고 '하나의 교과서'를 주면 충분한 시대가 더는 아니다. 이제는 국민이 아닌 그저 한 인간으로서 자신만의 행복을 찾아야 한다. 


5. 당신은 어떤 유형인가? G 아니면 L?

업무 때문에 해외로 나가야만 하기 때문이 아니다. 그와 반대로 '일본에 없으면 안되는 이유가 없기'때문에 호기심이 생기는 대로 이곳저곳으로 다니는 것이다.

주제

G 인재

L 인재 

 N 환상

없음

있지만 거주지 수준에 그침 

 인물상

 합리적, 관용, 플랫

정서적, 배타적 

 소중한 것

 자신이 하고 싶은 것

동료와의 유대 

 움직임

가벼움, 변화를 좋아함

무거움, 변화를 싫어함 

 풍요의 지표

 정보

돈, 물질 

 신경 쓰는 장소

 없음

거주지 

 살아가는 시간

 현재

과거의 추억 

 희소성

 높음

낮음 


6.

L의 세계와 관련해서 두 가지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 그중 하나는 L 세계에는 어쨌거나 보수적인 사람이 많다는 점이다. 마일드 양키는 동료와의 유대를 중시하고 그 안에 상하관계를 만들고 싶어한다. 그런 세계관은 새로운 행동의 족쇄를 만드는 경향이 있으므로 주의할 필요가 있다. 특히 부모자식 관계에서 평등해지려고 노력해야 한다. 

L 세계에서 주의해야할 두 번째는 지방 도시의 장점에 너무 안주한다는 것이다. 지방 도시의 안식처는 물론 장점이 있다. 다만, 그 장점이 너무나 깨지기 쉬운 허술한 조건에 기반을 두고 있다는 것이 문제다. 


7.

아이스크림 포털사이트 '편의점 아이스크림 마니아'

사이트 개설 초기에는 후쿠도메만큼 아이스크림을 좋아하는 사람은 일본 어디에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거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간 결과, 그는 미디어가 인정하는 평론가가 되었다.


8. 

학교에서 금지 규칙에 기초를 둔 교육을 받는 동안 사람은 호감이나 재미를 추구하는 삶 자체를 '나쁜 일'이라고 믿어버린다. 그 결과 몰입의 힘에 강한 브레이크를 걸어 스스로 행동하지 못하게 만든다. 

"... 프로리그에서 뛸 수 있는 사람은 극히 일부잖아요. 가능한 한 일반 고등학교에 진학해서 공부를 했으면 좋겠어요."

이런 식의 의견은 귀에 딱지가 생길 정도로 많이 들었다. 사람들이 확률을 가지고 말하는 이유를 나는 도무지 모르겠다. 

"축구 선수가 될 확률은 낮으니깐 축구에 빠지는 것은 쓸데없는 일이다."

이를 뒤집으면 '축구를 하는 한 축구 선수가 되어야 한다'는 뜻이다. 그것은 불가사의한 강박관념이다. 축구라는 입구로 들어가면 축구 선수라는 출구밖에 없다는 것인가? 그것은 매우 답답한 사고 방식이고 '준비된 레일' 같은 발상이다.

'축구에 몰입하는' 체험이 가져올 가능성은 '프로 축구 선수가 되는 일'이 전부가 아니다. 



모든 교육은 세뇌다
국내도서
저자 : 호리에 다카후미 / 하진수역
출판 : 새로운제안 2017.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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