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섭취한 칼로리는 인풋, 체중 증가는 아웃풋, 인풋과 아웃풋의 관계가 단순한 비례관계, 즉 우향 상승 곡선이라는 것은 우리의 단순한 환상에 지나지 않는다. >
우리는 생명현상을 너무나도 단순한 '매커니즘'으로 보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허점을 생화학자인 루돌프 쇤하이머는 '페니와 껌(penny gum)' 사고라고 부르며 비판했다. 자동판매기에 페니 주화를 넣으면 껌이 나온다. 그렇다면 동전이 껌으로 변했다고 말할 수 있을까. 참고로 말하자면 쇤하이머가 이렇게 말한 것은 1930년대였으며 미국에서는 그 때 이미 껌이 나오는 자동판매기가 있었다. 동전이 껌으로 변하지 않듯이 섭취한 단백질 60그램 중 50그램이 소화되고 나머지 10그램이 배출되었다고 할수는 없는 것이다.
소화관 안에는 음식으로 섭취한 단백질과 이를 분해하는 소화효소가 거의 같은 양으로, 정신없이 뒤섞여 카오스 상태로 존재한다. 그리고 소화효소 또한 단백질이므로 최종적으로 소화효소는 자기 자신도 분해한다. 이들은 아미노산이 되어 다시 소화샘으로 흡수된다. 일단 소화관 속에서 아미노산 단위로까지 분해되면 이것이 원래 음식에서 얻은 단백질이었는지 소화효소였는지 분간할 수 없게 된다. 우리는 음식과 함께 우리 자신도 흡수하고 있는 셈이다.
대변으로 배출되는 10그램의 단백질은 이 과정에서 나오는 결과이다. 음식에서 얻은 60그램의 단백질과 70그램의 소화효소가 장렬히 대결을 펼치다 나온 찌꺼기인 것이다. '페니와 껌'처럼 단순히 위로 들어가면 밑으로 나온다는 선형적인 사고로는 생명의 진정성을 전혀 느낄 수 없다. 섭취한 칼로리는 인풋, 체중 증가는 아웃풋, 인풋과 아웃풋의 관계가 단순한 비례관계, 즉 우향 상승 곡선이라는 것은 우리의 단순한 환상에 지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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