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루아의 반서재

4-1. 계층별 안티프래질 - 실패, 진화, 안티프래질


1) 누군가의 안티프래질은 반드시 타인의 프래질로 나타난다.

2) 안티프래질은 계층과 계급을 통해 좀 더 복잡해지고 흥미로워진다. 개별 레스토랑들은 프래질하다. 서로 경쟁해야 하지만, 그 지역의 레스토랑 집단은 이런 이유 때문에 안티프래질하다. 

시스템 내부의 일부 구성 요소는 시스템 전체를 안티프래질하게 만들기 위해 프래질해야 한다. 다시 말하면 유기체 자체는 프래질하지만, 유전자 내부의 암호화된 정보는 안티프래질하다. 

슬프지만 실패로 나오는 혜택은 다른 사람과 집단에게 넘어간다. 유감스럽게도 우리는 이런 계층화와 프래질의 이전을 고려하지 않고 실패를 논하는 경향이 있다. 


4-2. 진화와 예측가능성


1) 직관은 복잡한 반응을 쉽게 이해하지 못한다. 이런 복용량과 반응의 관계는 비선형이지만, 우리는 선형으로 생각해버린다. 우리의 선형 마인드는 미묘한 차이를 좋아하지 않는다. 정보를 이원적으로만 구분해서 해로운 것과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눠버린다.

2) 호르메시스와는 다르게 단위는 스트레스에 반응해 더 강해지지 않고 사멸한다. 그러나 다른 단위가 살아남아 유익을 전달해준다. 이렇게 살아남은 단위는 단위로 이루어진 집단을 개선시키는 역할을 하고, 궁극적으로 진화라는 애매한 용어의 의미를 수정하게 한다. 

따라서 이런 안티프래질은 본질적으로 약한 유기체에 관한 안티프래질이라기보다는 유기체가 살아남도록 만드는 유기체의 유전자 코드에 관한 안티프래질이다. 이 코드는 단위 그 자체의 생존을 걱정하지 않는다. 반대로 단위 주변에 있는 많은 것들을 파괴시킨다. 로버트 트리버스 Robert Trivers 는 '이기적인 유전자 selfish gene'라는 개념을 통해 유전자와 유기체의 경쟁을 생각해냈다. 

사실 진화에서 가장 흥미로운 측면은 오직 진화의 안티프래질적 성격 때문에 진화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진화는 스트레스, 무작위성, 불확실성, 그리고 무질서를 좋아한다. 개별적 유기체는 상대적으로 프래질하지만, 전체 유기체는 적응력을 높이기 위해 충격을 이용한다. 따라서 이런 사실로부터 우리는 자연과 개별 유기체 사이에 긴장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3) 유기체는 자연의 안티프래질을 위해 소멸되어야 한다. 자연은 자기중심적이고 이기적이며 무자비하다. 무작위적인 사건이 발생하는 순간, 이에 반응하기는 너무 늦다. 따라서 유기체는 이런 충격을 버텨낼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하고, 그렇지 않으면 사라져야 한다. 

우리 몸은 약간 넘칠 정도로 스트레스에 대비하고 있다. 그러나 이것으로 충분하지 않다. 우리 몸은 여전히 미래를 보지 못한다. 다음 전쟁을 준비할 수는 있지만 이기지는 못한다. 사후 적응은 아무리 빨라도 결국 늦게 마련이다. 

불멸의 조건을 충족하려면 유기체는 미래를 완벽하게 예측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유기체가 세대 간 수정을 하면서 유한하게 생존하게 만든다면, 자연은 사물의 진행 방향이 극도로 모호한 상황을 초월하여 미래를 에측할 필요가 없다. 

4) 자연이 경제를 운영한다면, 살아있는 구성원들이 영원히 생존할 수 있도록 구제금융을 지속적으로 지원하지는 않을 것이다. 역사를 자연과 비슷한 복잡계로 바라본다면, 역사의 하나의 왕국이 지구를 영원히 지배하도록 놔두지 않을 것이다. 무작위성과 예측불가능성에 내재된 시스템은 인구와 인종을 계속 변화시키면서 각 세대마다 스스로를 재창조하기 위해 강건함을 넘어서는 매커니즘을 구축한다. 

5) 진화는 종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라 자연이 주는 서비스에 관한 이야기이다. 그러나 진화는 무작위성을 일정 한계까지만 좋아한다는 사실에 주목하자. 그 정도는 상당히 높아 아주 커다란 충격을 수용할 수 있다. 

6) 호르메시스는 개별 유기체가 자신에게 가해지는 직접적인 손상으로부터 혜택을 받은 상황에 해당되지만, 진화는 손상이 개별 유기체를 사라지게 하고 혜택이 다른 유기체에게 이전되는 때 나타난다. 


4-3. 유기체가 집단이고 집단이 유기체다


1) 앙뜨완느 단쉰 Antonie Danchin - 유기체는 고립된 존재가 아니라 계층이나 계급을 가진다. 

2) 집단의 관점에서 사물을 보면, 호르메시스는 유기체가 손상으로부터 직접 혜택을 받는다는 의미에서 안티프래질의 구체적인 예에 불과하기 때문에 호르메시스와 미트리다티제이션이라는 용어를 뛰어넘는 것이 있어야 한다. 진화의 경우, 계급적으로 우월한 유기체가 손상으로부터 혜택을 받는다. 외부에서 보면 호르메시스가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내부에서 보면 승자와 패자가 있다.

3) 모든 사물에는 프랙탈과 비슷한 위계질서가 있으며 우리는 단지 외부에서 가장 높은 계급을 볼 뿐이다. 


4-4. 실패해줘서 고맙습니다.


1) 프래질은 예측 가능성을 요구한다. 역으로 예측 가능한 시스템은 프래질을 초래한다. 

2) 착오를 정보로 인식해 합리적으로 처리한다면, 시행착오 속의 무작위적인 요소가 그렇게 무작위적이지는 않다. 모든 시행이 효과가 없는 정보만 제공한다면, 오히려 해법에만 집중할 수 있다. 결국 모든 시도는 가치가 있고 실패보다는 비용에 가깝다. 물론 이런 과정에서 우리는 많은 것을 발견한다. 

3) 모든 비행기 사고가 다음 사고의 발생 가능성을 줄이는 반면, 모든 금융위기는 다음 위기의 가능성을 높인다. 

4) 자연스러움은 오직 자연발생적인 실패에서 얻어진다. 자연스러운 동작을 할 때에는 훈련이 필요하지 않다. 

5) 자기 반성을 하지도 않고 실패를 활용하려고도 하지 않으며 당혹스럽고 방어적인 자세만 취하는 사람을 패배자로 규정한다. 

6) 실패를 한 번이라도 겪어본 사람은 실패를 겪어보지 않은 사람에 비해 믿음이 더 간다.


4-5. 집단은 왜 개인을 싫어하는가


1) 기업가들은 살아남기 위한 방법을 찾으려고 비지니스 강좌를 듣는다. 그러나 전체 경제는 그들이 살아남지 못하기를 원한다. 더 정확히 말하면, 승산이 있다는 믿음에 눈이 멀고 위험을 무분별하게 수용하기를 원한다. 자연은 전체적이 아닌 국지적인 자기 과신을 원한다. 


4-6. 나를 죽이지 못한 것은 다른 사람을 죽인다


1) 니체가 말한 "나를 죽이지 못한 것은 나를 더 강하게 만든다"라는 말은, "나를 죽이지 못한 것이 나를 더 강하게 만들지는 않는다. 다만 내가 다른 사람보다 더 강하기 때문에 내가 살아남았다. 하지만 약한 사람이 죽었기 때문에 전체 집단은 평균적으로 더 강해졌다"라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안티프래질
국내도서
저자 :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Nassim Nicholas Taleb) / 안세민역
출판 : 와이즈베리 2013.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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