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리부엉이는 황혼에 날아오른다
(1) 뛰어난 퍼커션 연주자는 가장 중요한 음을 치지 않는다.
p.25 비유의 구조
비유란 의미성을 부각하기 위한 낙차
그 낙차의 폭을 혼자 어느 정도 감각적으로 설정하고 나면, 여기에 이게 있으니 여기서부터 낙차하면 대략 이쯤이다하는 걸 눈대중으로 알 수 있다. 역산하는게 요령이다.
여기서 쿵하고 적절한 낙차를 두면 독자의 눈이 확 뜨이겠죠.슬슬 깨워야겠다 싶을 때 적당한 비유를 가져오는 거죠.
p.27
그저 캐비닛을 가지고 있어서는 작동하지 않는다. 가장 적당한 것이 나와주지 않으면 어쩔 도리가 없다. 그러니 여러 가지를 불러들여야 한다. 글쓰기는 뭐가 됐든 그것을 이쪽으로 불러들이는 일이다. 무녀 같은 사람처럼, 집중하다보면 여러 가지가 제 몸에 와서 찰싹 달라붙는다. 자석이 철가루를 모으듯이, 그 자력(=집중력)을 지속하느냐가 관건이다.
p.33
리얼리티는 특징적인 게 아니라 종합적인 것이다. 그리고 속속 변해간다.
글쓰기란 '가정假定을 쌓아가는 일'
p.38
생각지 못한 일이 일어나서, 생각지 못한 사람이, 생각지 못한 방식으로 죽는다. 제가 가장 하고 싶은 이야기는 그런 것 같아요. 진짜 리얼리티는 리얼리티를 초월한 것입니다. 있는 사실만을 리얼하게 쓰기만 해서는 진짜 리얼리티가 되지 않죠. 찔러넣을 데가 한 단계는 더 있는 리얼리티를 만들어야 해요. 그것이 픽션입니다.
p.48
나중에 고치면 되니까, 초고를 쓸 때는 다소 거칠더라도 어쨌건 앞으로 쭉쭉 나가는 것만 생각합니다. 시간의 흐름에 순조롭게 올라타서 계속 전진하는 것이죠.눈앞에 나타나느 것을 가장자리부터 붙들고 써나가요. 물론 그러기만 해서는 이야기 여기저기 모순이 생기지만 신경쓰지 않습니다. 나중에 조정하면 되니까. 중요한 건 자발성. 자발성만은 기술로 보충할 수 없어요.
훌쩍 '저편으로 가버리는' 감각 없이는 진정으로 감동적인 음악이 되지 못해요. 소설도 완전히 똑같습니다.
p.70
작가가 되려면 '자신이 이거다하고 정한 대상과 전면적으로 관계를 맺는 일, 그 코미트먼트의 깊이가 중요하다'는 겁니다. 코미트먼트의 방향성이나 내용은 사람마다 다르지만, 적어도 '깊이'는 꼭 필요해요. 깊이가 없으면, 나아가 그 깊이를 끝까지 짊어질 담력이 없으면 아무데도 갈 수 없어요. 나머지는 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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