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루아의 반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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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항

산타페와 같은 장소는 일단 일을 시작하기 전에 자신을 먼저 치유해야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는 것 같다. 그러나 일하기에 앞서 자신을 치유해야 한다는 이러한 메시는 저항의 또 다른 형태에 불과할 뿐이다.

 

저항과 싸워 이기기

서머셋 모옴 Somerset Maugham 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나는 영감이 떠오를 때만 글을 씁니다. 그런데 다행히도 아침 일곱 시가 되면 어김없이 내게 영감이 찾아오지요."

이것이 프로이다. 저항이라는 관점에서 그는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는 것이다.

"나는 저항을 경멸합니다. 그래서 나는 저항이 나를 어지럽히게 놔두지 않습니다. 나는 제자리에 앉아 내가 해야 할 일을 하지요."

 

우선 순위의 법칙의 요점은 이렇다. 첫째, 급한 일과 중요한 일을 구분한다. 둘째, 급한 일보다 중요한 일을 먼저 한다. (작가에게) 중요한 것은 바로 글을 쓰는 것이다. 글을 쓰는 것이 내가 해야하는 경기이다. 글을 쓰는 것이 바로 내가 가진 모든 것을 바쳐야하는 게임이다. 

 

내 친구 토니 케펠만이 뜬금없이 나에게 말했다. "자넨 자네가 원하는 장소에 있어야만 해. 그렇지 않아? 그래. 자네는 이번에 큰 타격을 입었어. 그러나 그것은 자네가 현장에 있기 때문에 치른 대가야. 만약 자네가 현장에서 일하지 않았다면 그런 타격도 받지 않았겠지. 그러니깐 기분 나빠하지 말고 기뻐하라고."  그 때가 바로 내가 아마추어에서 벗어나 프로가 되었던 순간이다. 나는 아직까지도 확실한 성공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나는 확실한 실패는 이미 경험해보았다.

 

예술가가 다른 사람들의 평판에 초연한 것은 그가 눈치가 없거나 무감각하기 때문이 아니라, 자신의 일을 개인적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프로의 입장에서 접근하기 때문이다. 인간이 다른 사람들의 거절을 두려워하는 것은 생리적인 이유 때문이다. 그러한 두려움은 우리 세포 속에서 발생하는 것이다. 저항은 그것을 알고 우리를 방해하기 위해 그 점을 이용한다. 그래서 프로는 자신의 작품과 자신을 별개로 보도록 훈련한다. 

 

프로는 역경과 불운을 견뎌낸다. 프로는 새똥이 그의 비소에 떨어져도 화를 내지 않는다. 왜냐하면 새똥은 그가 열심히 일해 크게 승리하면 지워지게 마련이다. 

 

아마추어는 다른 사람들의 비판을 그대로 받아들여 자신을 무기력하게 만든다. 그는 다른 사람들의 비판에 마음이 흔들려 더는 자신과 자신의 작품을 신뢰하지 않는다. 저항은 이런 식으로 아마추어를 무너뜨리는 것을 좋아한다. 2001년 마스터즈 대회 마지막날 어떤 갤러리가 타이거 우즈가 백스윙할 때 그의 머리 위에서 카메라 셔터를 눌렀다. 카메라 플래시에 놀란 타이거 우즈는 움찔하며 뒤로 물러섰다. 하지만 그는 마음을 가라앉히고 공 뒤로 가서는 그 공을 310야드 아래쪽으로 날려 보냈다. 여기서 우리가 주목해야할 점은 그가 했던 일이 아니라 그가 하지 않았던 일들이다. 

 

  • 첫째, 그는 다른 사람들의 방해에 영향을 받지 않았다.
  • 둘째, 그는 그 사진광이 경기에서 패하게 만들기 위해 일부러 샷을 방해했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 셋째, 그는 그 사건이 그가 경기에서 패배할 것을 암시하는 불길한 징조라고 여기지 않았다.

프로는 결코 다른 사람들이 그의 현실을 조종하는 것을 허락하지 않는다. 아무리 지독한 비평이라도 내일이 되면 잊혀질 것이다. 그러나 작가는 여전히 백지 앞에서 씨름해야 한다. 계속 자신의 일을 하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 

 

기억하라. 저항은 우리가 다른 사람들에게 자신의 통제권을 넘겨버리기를 원한다. 

 

비평가는 용기가 없어서 자신이 쓰지 못했던 작품을 쓰는 사람들을 제일 미워한다. 

 

나는 자신을 하나의 회사라고 생각하는 것을 좋아한다. 자신을 하나의 회사로 본다는 것은 한 번에 두 가지 모자를 쓰는 것과 비슷하다. 나는 내 자신을 고용할 수도 있고 해고할 수도 있다. 혼자서 회사를 운영하는 것은 프로 정신을 강화시켜 준다. 왜냐하면 그렇게 함으로써 우리는 작품을 창작하는 작가로서의 자신과 열심히 쇼를 무대에 올리려고 애쓰는 프로듀서로서의 자신을 분리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나는 일요일마다 책상 앞에 앉아서 다음 주까지 해야할 일들을 쭉 훑어본다. 그리고 그것을 타이핑해서 나에게 나누어준다. 만약 자신을 하나의 회사로 생각한다면 우리는 자신의 일에 건강한 거리감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며, 자신의 일에 보다 객관적인 될 수 있을 것이며, 수많은 장애들에 냉정해질 수 있을 것이며, 우리의 제품에 현실적인 가격을 매길 수 있을 것이다. 회사로서 나는 프로다.

 

프로정신의 본질은 일하는 데 필요한 사항보다 일 자체에 관심을 두는 것이다. 말하자면, 다른 관심사를 모두 접어두고 일 자체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다. 고대 스파르타인은 자라면서 자기 자신을 이름도 없는 얼굴도 없는 적처럼 주시하라고 배웠다.

 

저항을 벗어나서

날마다 자리에 앉아서 일을 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아무 것도 없다. 왜 그것이 그토록 중요한 것일까. 그것은 우리가 날마다 타자기 앞에 앉아서 열심히 일을 할 때 신비로운 일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하늘이 우리를 돕기 위해서 움직이기 시작하는 것이다. 우리의 주장 속에 보이지 않는 힘이 깃들게 된다. 일하는 데 우리는 몰랐던 능력이 깨어난다. 

 

다음 날 아침 나는 커피를 마시기 위해 폴의 집으로 갔다. 그리고 그에게 내가 소설을 끝냈다는 사실을 알렸다. 잘됐군. 폴은 별일 아니라는 투로 말했다. 그럼 오늘 새로운 소설을 시작하게.

 

'너는 무게없는 공기처럼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실제로 존재하는 강력한 힘이라는 사실을 배워야 해. 그 힘은 땅처럼 단단하고 사실적이야.' 나는 그 꿈의 의미를 이해했다. 사실, 나는 그 때까지 명상은 환상이나 몽상같은 것이라고 경멸했다. 그러나 내가 경멸했던 명상은 우리가 깨어있을 때 부딪히는 사물처럼 굳건히 존재했던 것이다. 

 

자아가 우리가 글을 쓰거나 그림을 그리는 것을 싫어하는 이유는 우리의 영혼이 자신의 소명을 깨닫게 되기를 바라지 않기 때문이다. 그 소명은 물질 세계보다 더 높은 차원에서 육체보다 깊고 훨씬 강력한 원천에서 나온다. 자아는 예언자와 미래에 대한 비전을 가진 사람을 미워한다. 왜냐하면 그들은 인류를 더 높은 차원으로 끌어올리기 때문이다. 예술가들 역시 자신의 영혼의 대장간에서 아직 개발되지 않은 인류의 의식을 연마하기 때문에 자아는 예술가를 미워한다. 

 

나는 로버트 맥키에게 통속작가의 정의를 배웠다. 통속작가란 독자들의 눈치를 보는 작가를 말한다. 자신의 내면의 목소리에 귀기울이기 대신, 시장에서 뭐가 인기가 있을까를 묻는다. 통속작가는 독자들의 비위를 맞춘다. 그는 자신이 독자보다 영리해서 그들을 마음대로 조정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진실은 다르다. 그는 자신의 책을 읽어줄 독자들이 사라질까봐 두려워한다. 그는 자신이 진정으로 느끼는 것이나 믿는 것을 쓰기를 두려워한다. 다른 말로 하자면, 통속작가는 서열 중심의 사고방식에 갇혀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는 다른 사람들이 잘 팔릴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을 쓴다. 

 

우리 인간도 다리 세 개 밖에 없는 코요테처럼 자신의 영역을 갖고 있다. 그러나 인간은 동물과 달리 공간적인 영역이 아니라 심리적 영역을 갖고 있다. 아놀드 슈왈츠제네거의 영역은 체육관이다. 빌 게이츠가 주차장에 마이크로소프트 사를 차렸을 때, 그는 자신의 영역을 만든 것이다. 내가 자리에 앉아 글을 쓸 때 나는 내 영역에 들어간다. 

 

  • 우리는 영역에서 양분을 얻는다.
  • 영역은 외부의 도움없이 그 자체에 유지된다. 
  • 영역은 우리가 혼자가 될 것을 요구한다.
  • 영역은 우리에게 일할 것을 요구한다.
  • 영역은 우리가 그 곳에 쏟아 붓는 것만큼 우리에게 돌려준다.

예술가와 어머니는 새로운 생명을 낳는 도구이지 새로운 생명을 만드는 사람이 아니다. 그들은 새로운 생명을 창조하지 못한다. 그들은 단지 새로운 생명을 품고 있을 뿐이다. 바로 그러한 이유 때문에 아이를 낳는 일은 매우 겸손한 체험이 될 수 밖에 없다. 

 

예술가가 영역 중심적인 사고방식을 갖고 활동할 때 그는 하늘을 숭배한다. 그는 신비로운 힘과 연대한다. 우주를 지배하는 그 힘은 예술가를 통해서 새로운 생명을 갖고 지상으로 내려온다. 예술가는 아무런 대가도 바라지 않고 자신의 일을 함으로써, 그러한 힘들이 지상에 내려오는 일을 돕는다.

 

우리는 아이를 낳은 어머니처럼 스스로에게 물어야 한다. 내 안에서 자라고 있는 것은 무엇인지? 우리는 할 수만 있다면 새로운 생명을 이 세상에 낳아야 한다. 어떤 대가를 바라거나 어떤 위치를 얻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 생명 자체를 위해서 말이다.

 

아놀드 슈왈츠제네거는 기분이 우울한 날 무엇을 할까? 그는 절대로 친구들에게 전화하지 않을 것이다. 그는 체육관으로 갈 것이다. 그는 운동을 시작하면 저절로 자신의 중심을 찾게 될 것임을 알고 있다. 

 

최고의 나를 꺼내라!
국내도서
저자 : 스티븐 프레스필드(Steven Pressfield) / 류가미역
출판 : 도서출판북북서 2008.0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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