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나는 어떤 생각이 떠오르면 그 순간 결정을 내렸다. 나머지는 그 목표를 정확히 어떻게 이룰 것인지만 생각하면 됐다. 만약 순서가 거꾸로였다면 어땠을까? 우선 주변 상황들부터 조율해놓고 그런 다음 무엇을 할지 생각하고, 할지말지 결정하기 전에 그게 할 만한 일인지 따져봤다면? 그랬다면 나는 아마 평범한 일밖에 하지 못했을 것이다. 창피를 당하지 않으려면 한 가지 방법밖에 없기 때문이다. 바로 아무 것도 시도하지 않는 것이다.
Buridan’s Donkey
80
위험을 낭만적인 것으로 만들고 싶은 생각은 없지만 나는 위험 덕분에 상황을 가늠해보는 자세를 갖췄다. 위험 덕분에 어떤 일을 시작하기 전과 도중에, 앞으로 무슨 일이 벌어질 것인지, 어떻게 하면 상황을 통제할 수 있을지 검토했던 것이다. 나는 이 과정을 통해 앞으로의 상황이 얼마나 위험할지 미리 판단할 수 있었다. 방심하지 않는다면 나는 언제나 더 안전한 대안을 찾을 것이다. 이러한 위험들은 시간이 지나면서 일상생활 속 평범한 요소로 자리 잡는다. 점점 익숙해지다가 존재의 자연스러운 한 부분이 되는 것이다. 언제나 존재하는 그 약간의 불확실성이 없다면 나는 아마 다른 일을 할 것이다.
84
중요한 건 행복을 찾는 것이 아니다.... 내 경험에 따르면 인생의 의미는 바뀐다. 나날이, 해마다, 다른 사람을 만날 때마다. 따라서 나의 도전 과제는 인생의 여러 다른 길 위에서 하나건 그 이상이건 의미를 찾는 것이다. ... 그리고 편안한 인생이 너무 오래 이어지고 있다고 느껴질 때면 여전히 불필요한 기회를 찾을 것이다.
94
우리 인간은 세상 속 자신의 무의미함을 상기시키는 일이나 내부 자아와 만나는 것을 피하기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한다. - 블레즈 파스칼
그를 위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최대한 바쁘게 지내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멈추어 서서 생각하는 시간을 갖지 않는다.
115
아리스토텔레스는 인생을 전체론적인 시각에서 보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어떤 사람이 자신의 잠재성을 실현하는 데 성공했다면 그들은 행복한 삶을 산 것이라는 말이다. 끝이 올 때까지 결론은 유보되어야 한다. 나는 더 큰 그림이 나와야 인생을 제대로 평가할 수 있다는 이 생각에 동감한다. 동시에 나는 순간의 상태를 음미하기 위하여 이따금 내가 가던 길에서 멈추어서는 것도 좋아한다.
132
우리가 겪었던 실패들은 실패가 아닌 다른 무언가로 변했다. 그러니 어쩌면 젊은 시절에 우리가 짜릿하지만 위험한 뭔가를 시도했던 것이 결국은 그리 어리석은 일이 아니었는지도 모른다. 지나고 보니 그 때 겪었던 실수와 실패가 사실은 그리 중요치 않았던 것인지도 모른다... 결심과 목표는 실패와 고통과 후퇴라는 결과로 이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인생에 진정한 의미를 더해주는 건 내가 조금 더 희생한 시간들이다.... 그럼에도 나는 새로운 가능성을 내포하지 않은 힘든 시기란 없다고 생각한다.
150
"성찰없는 삶은 살 가치가 없다" 이는 소크라테스의 가르침 중 하나다. 척 팔라니의 책 『파이트 클럽』에서 제기하는 문제도 이것이다. "한 번도 싸워본 적이 없다면 당신은 자신에 대해 얼마나 알 수 있는가?" 이것이 이 책의 기본 요점이다. "너는 네 은행 잔고가 아니다. 너는 네 직업이 아니다. 너는 네 가족이 아니다. 너는 네가 생각하는 사람이 아니다... 네 이름이 아니다... 네 문제가 아니다... 네 나이가 아니다... 네 희망이 아니다."... "파이트 클럽에서 하룻밤 보내고 나면 진짜 세상 속 모든 것은 소리를 낮춘다. 어떤 것도 당신을 열 받게 하지 못한다. 당신의 말이 법이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이 그 법을 어기거나 의문을 제기한다 해도 당신을 열 받게 하지 못할 것이다."
|
152
마르틴 하이데어는 이렇게 '자신에게 편한 것을 찾는' 태도로 인간 행동의 우선 순위가 정해진다고 했다. 인간에게 있는 특별한 가능성은 세상으로부터 도망치려는 태도다... 인간 존재의 문제는 돌이나 식물의 존재처럼 단순한 차원에 그치지 않는다. 인간은 세상 속에서 존재하는 자기 자신과 관계를 맺어야 한다. 그리고 자유로워지려면 더 많은 짐을 짊어져야 한다.
153
내가 짐이 없는 삶을 '기각'하는 한 가지 이유는 자유로운 인생과 조금이라도 더 비슷하게 살 기회를 놓쳐서는 안 된다는 것을 의식적으로 깨달았기 때문이다. 만약 내가 저항이 가장 적은 길만을 선택한다면 어떤 면에서 나는 자유롭지 않은 사람이다. 둘 이상의 선택지 가운데서 한 가지만 선택해야 할 때 우선순위를 차지하는 건 불안요소가 가장 적어 보이는 것일 테고, 거기서 내가 늘 가장 쉬운 길만을 찾는다면 나의 선택은 내 의지와 상관없이 이미 예정되어 있다는 뜻이 될 테니까 말이다.
184
준비를 하면서 나는 자주 의심이 들었고 가끔은 두려웠다. 내가 제대로 하고 있는 것인지, 내게 너무 벅찬 일은 아닌지 불안했다.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지 예견하기가 어려웠다. "그럼 조심하거라. 최고의 안전은 두려움 속에 있으니까 말이다." 『햄릿』에서 레어티스가 누이 동생인 오필리아를 떠나며 한 말이다. 나는 이 말이 사랑하는 사람에게 해줄 수 있는 좋은 충고라고 생각한다. 자신을 너무 믿다보면 자긍심은 자만심으로 변질되어 자기비판이 부족해질 수 있고, 그러다보면 알아차려야 할 크고 작은 일들을 간과하기 쉽다. 우리는 준비 과정에서만이 아니라 목표에 도달하는 여정에서도 조금 불안해야 한다.
|
208
선택의 자유는 긍정적이다. 하지만 그것은 어느 정도까지일 뿐이다. 그 정도를 넘어서면 선택의 자유는 점점 더 분명하게 부정적인 요소로 변해간다.... 선택의 여지가 지나치게 많은 것은 선택의 여지가 없는 것과 비슷할 수 있다. 나는 선택할 수 있는 대안들이 적을수록 내게 효과적인 해결책을 찾을 가능성이 작아진다고 느낀다. 하지만 대안이 너무 많을 때도 마찬가지다.... 선택할 게 없으면 욕구불만을 느낄 테지만, 잘못된 선택을 한다면 욕구불만과 더불어 후회까지 하게 될 것이다.
베리 슈워츠, 『선택의 역설, 적을수록 많은 이유』
216
이렇게 엄격한 일과는 겉으로 볼 때는 어딘가 현학적이고 융통성이 없는 것처럼 보일지 모르지만, 여행의 리듬과 내적 고요함을 쌓는 바탕이 되어 주었다. 게다가 일정하게 짜인 일과 덕분에 사이사이 틈이 생기거나 충동적으로 생각하고 행동할 기회가 생기기도 했다... 너무 지친 나머지 몸이 말을 듣지 않을 때면 자신을 받쳐줄 일상의 역할이 더 중요해진다. 그 때는 일과에 몸을 의지한 채 그 뒤를 따라가는 게 좋다... 상황이 어려울수록 다른 생각없이 따라갈 수 있는 정해진 뭔가가 있다는 건 좋은 일이다... 원정의 큰 어려움 중 하나는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지 못하면 위험에 처할 수 있다. 모든 일을 최대한 단순하게 수행해내야 한다.
236
"하나 이상의 목표는 목표가 없는 것과 같다."는 말이 있다. 세네카가 『인생의 짦음에 관하여』에 쓴 말처럼 의미는 어떤 일을 하는 데 들인 노동에서가 아니라 그 일을 이행하는 자체에 있다... 나는 꿈을 쫓을 때 확실히 더 큰 행복을 느끼고, 꿈이나 비전을 가질 때 긍정적인 결과를 얻는다... 어떤 면에서 보면 비전은 가능성을 차단하기도 한다. 비전이 이루어졌다고 해서 열매가 맺히는 건 아니라는 뜻이다. 나는 비전이 생기는 순간 기쁨을 얻는다. 그리고 그것을 향해 발을 내딛기 시작한다. 진짜 잠재력은 그 과정에 들어있다.
비전에는 너무 많은 숫자, 시간, 장소, 성과 등등이 구체적으로 들어가면 안된다. 확정적이고 측정 가능한 것을 생각하면 그것이 최종 결과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비전은 도중에 많은 변경이 발생하는 길고 울퉁불퉁한 선이며, 그 경계선 안에서 전에는 생각하지도 못했던 가능성 있는 대안을 우리에게 제공한다.
|
242
사람은 늙고 나이 들어서 새로운 도전에 대한 꿈을 중단하는 것이 아닐, 새로운 도전에 대한 꿈을 접을 때 늙는다는 것이다.
|
2012.08.04
RHK
'반서재 Antilibrary' 카테고리의 다른 글
기회를 잡는다는 것 - 나탁미 by 공병호 박사 (0) | 2012.08.16 |
---|---|
나탁미 - 나는 탁월함에 미쳤다 by 공병호 박사 (0) | 2012.08.16 |
평범함은 루저의 것 - 더 딥 by 세스 고딘 (0) | 2012.08.16 |
지불하는 것은 지불하는 습관 - 나탁미 by 공병호 박사 (0) | 2012.08.16 |
블랙스완에 대비하라 - 4장. 아스퍼거 증후군과 존재론적 검은 백조 (0) | 2012.08.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