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루아의 반서재


p.108 돌파구를 열기 위한 붕괴


세인트루이스 출신의 자동차 판매원이던 에어하드는 동기부여 공부를 하다가 자기계발에 호기심이 생겼다. 그는 인간 잠재력 운동의 많은 사상이 영적 추구를 넘어선 효용을 지닌다는 사실을 금세 깨달았다. 그래서 에설런을 참고한 여러 수련법을 기업 친화적 형식으로 재포장해 에어하드 세미나 트레이닝 (Erhard Seminars Training, EST) 를 만들었다. 이 세미나는 의도적으로 프라이스의 우발적 전환을 재현해 하루에 14시간 동안 먹지도 쉬지도 않고 고함과 욕설을 늘어놓으며 거치는 마라톤 수련, 소위 'EST 조우'로 돌파구를 열기 위한 붕괴를 유도했다.

헨리 포드가 회사가 번창하려면 직원들도 자사의 모델 T를 살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듯, 에어하드는 구도자가 다음 워크숍에 참가할 비용을 마련하려면 경제적으로 성공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래서 그는 청교도식 노동 윤리에 인간 잠재력 운동을 접목했다. 이 때 <바가바드 기타> 대신 나폴레온 힐의 <생각하라! 그러면 부자가 되리라>를 세미나 교재를 사용했다. 만다라가 퇴출당하고 비전판 vision board 가 들어온 결과 미국의 영성 시장은 영원히 달라졌다. 


p.112 모험적인 성경험과 지속적인 초월감


EDM이 의식 상태를 바꾸는 효과로 인기를 끌었듯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도 성적 측면에서 같은 효과를 발휘한 것이라고 주장할 수도 있다. 이 책은 많은 독자가 감히 상상하지 못하던 성적 엑스타시스에 이르는 방법을 보여주는 사실상의 지침서다. 이 책에 담긴 폭넓은 성적 경험은 단순히 새로움과 다양성을 넘어 '평범한 vanilla' 성이 거의 제공하지 못하는 변성 상태에 접근하게 해준다.



p.119 임사체험, 서핑, 명상의 공통점


과학저술가 샤론 베글리 Sharon Begley 는 <달라이 라마, 마음이 뇌에게 묻다>에서 심리학은 역사적으로 전환보다 치료에 중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그녀는 이렇게 말한다.

"과학은 언제나 병에 걸렸거나, 정신적 장애가 있거나, 기껏해야 정상적인 사람 및 상태에 초점을 맞춘다. (중략) 과거 30년 동안 우울증을 다룬 과학적 연구는 약 4만 6천건인데 반해 기쁨을 다룬 과학적 연구는 고작 400건에 불과하다. (중략) 누군가가 아프지 않은 상태이기만 하다면 충분하다고 간주한다. 불료학자 앨런 와츠 Alan Watts 가 말한 대로 '서구 과학작들은 정상성이 최고의 상태고 예외성은 성인을 위한 것, 계발할 수 없는 것으로 가정한다."

그러나 우리를 정상 수준으로 끌어올리도록 돕는 많은 수단은 보다 높이 고양하는 데도 마찬가지로 효과를 낸다. 아직 이르지 못한 수준의 성과 개선과 지속적, 정서적 변화에 관심이 있다면 절정 의식 상태가 A 지점에서 E 지점 (엑스타시스)으로 가는 지름길을 제공해보자.


달라이라마, 마음이 뇌에게 묻다샤론 베글리(Sharon Begl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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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43 극단적으로 집중하면 우측 두정엽이 차단된다


앤드류 뉴버그 Andrew Newberg 가 발견한 사실은 극단적으로 집중하면 우측 두정엽이 차단된다는 점이다. 그의 설명을 들어보자. 

"이것은 효율적인 교환에 따른 것입니다. 기도나 명상으로 무아지경에 빠지면 대개 자아의 경계를 긋는 데 쓰이던 에너지가 주의력 강화로 배정됩니다. 이때 우리는 더 이상 자아와 타자를 구분하지 못합니다. 적어도 뇌가 아는 한 우리는 만물과 하나가 됩니다."


p.153 복어 독에 취한 돌고래와 우리의 진화적 욕구


복어의 신경독은 대량 흡입하면 치명적이지만 소량 흡입하면 도취 효과를 낸다. 의식 상태를 크게 바꿔 무아지경에 빠지도록 하는 것이다. 복어 독을 흡입한 돌고래들은 웃는 얼굴로 꼬리를 아래오 내리고 주둥이로는 수면을 휘저으며 한데 어울렸다. 

동물의 이런 행동을 흔하게 발견한 연구자들은 UCLA의 정신약리학자 로널드 시걸 Ronald Siegel 이 <도취 Intoxication> 에서 지적한 사실을 믿기 시작했다. 

"흥분제를 찾고 섭취하는 것은 생리적으로 일반적인 행동이다. 어떤 의미에서 (동물들이) 환각성 흥분제를 찾는 것은 예외가 아닌 규칙이다."

이 사실을 토대로 시걸은 "흥분제로 도취 상태에 빠지려 하는 것은 유기체가 지닌 원초적 동기다."라는 논쟁적인 결론을 내렸다. 자아를 벗어나려는 욕구는 아주 강력해서 음식, 물, 섹스에 이어 행동을 좌우하는 '네 번째 욕구'로 작용한다. 중요한 문제는 그 이유다. 

이탈리아의 민속 식물학자 조르지오 사모리니 Giorgio Samorini 는 <동물과 환각제 Animals and Psychedelics>에서 다음과 같이 밝히고 있다.

"보존 법칙은 기존의 계획과 패턴을 엄격하게 보존하는 경향이 있다. 수정(새로운 경로를 찾는 노력)이 이뤄지려면 적어도 보존법칙에 맞서는 단호한 탈패턴화 depatterning 수단이 필요하다. 내가 보기에 인간과 동물이 흥분제를 찾고 먹는 행동은 탈패턴화와 긴밀한 관게가 있다."

시걸과 사모리니는 동물들이 환각 식물을 먹는 이유는 보다 현대적인 용어로 '수평적 사고'와 간접적, 창의적인 접근법으로 문제 해결 능력을 촉진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수평적 사고를 하려면 여러 생각 사이에서 직관적인 도약을 이뤄야 한다. 이는 반복으로 개선하는 것보다 훨씬 더 틀을 벗어나는 통찰로 정상적인 각성 의식으로는 얻기 어렵다. 자아가 계속 생각을 감시하는 상황에서는 기발한 게획과 무모한 구상이 유용성을 얻기 전에 걸러지는 경향이 있다. 도취는 이러한 제약을완화한다. 


p.158 천재 화학자 알렉산더 슐긴이 남긴 것들

불을 훔친 사람들
국내도서
저자 : 스티븐 코틀러(Steven Kotler),제이미 윌(Jamie Wheal) / 김태훈역
출판 : 쌤앤파커스 2017.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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