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루아의 반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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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잉의 길은 지혜의 궁전으로 이어진다.

- 윌리엄 블레이크




p.226 요가와 명상을 뛰어넘는 뉴로테크의 일상화


제프리 무어 Geoffrey Moore 는 <캐즘마케팅>에서 새로운 아이디어가 추진력을 얻는 과정을 정확히 제시했다. 돌파구가 열린 초기에는 새로운 기술에 따르는 위험과 불확실성을 감수할 사람들만 참여해 '얼리 어댑터' 혜택을 누린다. 이 때 무어가 말한 '캐즘', 즉 모든 아이디어가 더 많은 사람을 끌어들이기 위해 건너야 하는 간극이 생긴다. 그의 지적에 따르면 '초기 대중'을 간극 너머로 끌어 모으는 것이 단절적 혁신의 진정한 징표다. 


캐즘마케팅제프리 A. 무어(Geoffrey A. Moor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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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가지 힘이 주류로 깊이 파고드는 양상을 잘 보여준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가 두드러지게 드러나지 않을 수도 있다. 여기에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구글의 엔지니어링 책임자 레이 커즈와일은 일반인이 인공지능 분야의 진전을 따라잡기 어려운 이유는 그것이 막상 실제 세계에 모습을 드러내면 "말하는 현금지급기 정도로밖에 색다르지 않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엑스타시스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쿤달리니 요가를 하는 가정주부, 극소량의 환각제를 복용하는 사업가, 생체지표를 관리하는 전자제품 애호가, 버닝 맨 축제에 참가하는 심슨 가족 같은 변화가 평범해 보일 수도 있다. 바로 이들이 변성 상태의 '말하는 현금지급기'에 해당한다. 하지만 이것은 간극이 메워졌고 과거의 잡단이 이제 일상에 통합되었음을 보여주는 증거이기도 하다. 


p.234 핵배낭을 짊어진 노새


몇 년후 <하퍼스 매거진>은 산디아 코퍼레이션 Sandia Corporation 의 '슈퍼 노새' 프로젝트를 다룬 심층 취재 기사를 실었다. 슈퍼 노새는 전극 삽입 장치와 태양 컴퍼스를 갖춘 당나귀와 말의 교잡종으로 지형에 관계없이 핵배낭 같은 짐을 정확히 직선으로 옮기도록 훈련받았다. 만약 경로를 벗어나면 통증을 가하는 벌을 받았고, 올바른 경로를 따르면 쾌감을 느끼는 보상을 받았다. 기사를 읽던 존릴리는 자신의 실험 장면을 촬영하던 사람의 얼굴을 알아보고 충격에 빠졌다. 산디아는 기계적으로 유도하는 엑스타시스로 핵전쟁을 일으킬 방법을 찾아낸 것이다. 


p.239 스위치를 통제하는 자


2010년 컬럼비아 로스쿨 교수 팀 우 Tim Wu 는 전신으로부터 라디오, 영화, 궁극적으로는 인터넷에 이르는 정보 기술이 유토피아적, 민주적인 성격으로 출발해 중앙집권적, 패권적인 성격으로 귀결되는 경향이 있음을 발견했다. 그는 <마스터 스위치>에서 기술적 돌파구가 열릴 때마다 나타나는 접근과 통제 사이의 반복되는 투쟁을 '사이클 Cycle' 이라 불렀다. 그는 다음과 말한다.

"역사는 누군가의 취미에서 누군가의 산업으로, 얼기설기 만든 장치에서 매끈한 제조업의 경이로, 자유롭게 접근할 수 있는 채널에서 단일 기업이나 카르텔이 엄격하게 통제하는 채널로, 열린 체계에서 닫힌 체계로 나아가는 정보 기술의 전형적인 진전 과정을 보여준다."


마스터 스위치 팀 우(Tim W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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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261 당신이 특별해서가 아니다.


비일상적 상태에서는 종종 도파민 분비가 급증하는 반면 전전두피질의 활동이 급감한다. 이에 따라 이전에 생각한 적 없는 아이디어에 갑작스럽게 연결된다. 거기서 타당한 통찰이 나오기도 하지만 허황된 생각이 떠오르는 경우도 있다. 2009년 스위스의 신경과학자 피터 브루거 Peter Brugger 는 체내에 도파민이 많은 사람일수록 비밀스런 음모론이나 외계인 납치를 믿을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처럼 '의미 있는 우연에 압도당하고' 다른 사람은 못 보는 패턴을 인식하는 경향아포페니아 apophenia 라 부른다.

전전두피질을 차단하면 충동 제어, 장기적 게획, 비판적 추론 기능이 작동하지 않는다. 이때 견제와 균형을 잃는다. 여기에 우리와 연결된 아이디어가 굉자히 중요해서 즉각 실행해야 한다고 혹은 그 말을 들어야 한다고 부추기는 과도한 도파민이 결합하면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어떤 아이디어가 떠올라도, 아무리 환상적인 경험을 했어도 당신이 특별해서 그런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무아성과 만나 무한한 가능성을 느끼되 거기서 얻은 교훈을 일상적 역할과 책임으로 되돌려라. 불교 교육자이자 저술가인 잭 콘필드 Jack Kornfield 가 말한대로 '무아지경에 다녀온 후에는 세탁을 해야 한다."


p.279 모든 것에는 금이 가 있다.


엑스타시스로 가는 길의 밝은 빛과 인간 조건의 어둠 사이에 균형을 유지하는 일은 대단히 중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는 불안정해져서 기우뚱거리고 우리를 잡아줄 뿌리도 너무 얕아진다. 인도의 철학자 니사르가다타는 이 역설을 다음과 같이 정리한다. 

"사랑은 내가 모든 것이라고 말한다. 지혜는 내가 아무 것도 아니라고 말한다. 이 두 둑 사이로 내 삶의 강이 흐른다."

이 생각을 비일상적 상태에 관한 지식에 접목해보라. 그러면 니사르가다타가 말한 '모든 것/아무 것도 아닌 것'의 변증법이 단순한 미사여구가 아니라 엑스타시스 자체의 신경생리적 측면이 낳은 부산물임을 알 수 있다. 

'내가 모든 것'이라고 말하는 사람은 비일상적 상태에서 종종 체험하는 경외감과 연대감에서 나온다. '내가 아무 것도 아니라고' 말하는 지혜는 정보의 풍부성에서 나온다. 존 릴리는 "엑스타시스는 매우 가차없고 무심해 좋아하든 아니든 교훈을 가르친다."라고 썼다.


p.286 덧붙이는 글


에피메테우스 = '뒤늦게 알다'

프로메테우스 = '미리 알다'

판도라 = '모든 것을 준다'


불을 훔친 사람들
국내도서
저자 : 스티븐 코틀러(Steven Kotler),제이미 윌(Jamie Wheal) / 김태훈역
출판 : 쌤앤파커스 2017.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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