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루아의 반서재

교육에서 가장 큰 문제는 아이가 자신에게 한계가 있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아이가 유전이나 재능을 핑계삼아 할 수 있는 일까지도 회피하려는 건 특히 문제가 됩니다. 아이든 어른이든 관심만 있다면 얼마든지 이해하기 위해,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야 하지요.


아이들을 대등한 존재로 존중하고 전폭적인 신뢰로 대하다 보면 힘으로 억누를 필요가 없습니다.

문제는 누가 풀어야 하는가 - 인생의 과제 대부분은 대인관계에 의한 것이라서 타자를 적으로 생각하는 한 그 관계가 좋아질 리 없습니다. 먼저 분명히 해둘 것은 아이가 과제를 풀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가는 아이의 과제이지 부모의 과제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부모의 도움이 적절하면 성공 여부와 상관없이 아이는 자신의 과제에 힘쓸 마음을 갖게 됩니다. 아이가 자신의 과제를 스스로 해결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질 수 있도록 돕는 것을 아들러는 '용기 부여'라고 합니다. 다만 아이에게 용기를 준다는 명분 아래 아이를 조정하려 하고 지배하려고 해서는 안 됩니다.

문제를 회피하는 이유 - 나는 내 자신에게 가치가 있다고 생각할 때만 용기를 가질 수 있다. 아이들이 인생의 과제를 회피하려고 한다면 과제 그 자체가 어려워서라기보다는 자신에게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일 때가 많습니다.


어떻게 꾸짖을 것인가 - 꾸짖는 것으로는 아이 스스로 자신에게 가치 있다고 생각하게 만들 수 없습니다. 과제에 힘쓰지 않겠다는 결정을 꾸중으로 뒤집을 수는 없다는 것입니다. 아이는 꾸중으로 아무 것도 배우지 못합니다. 아이에게 가르쳐려는 것은 우유를 엎지른 예를 든다면, '잘못하여 우유를 엎질렀을 때 어떤 책임을 져야 하는가' '다음에 똑같은 잘못을 저지르지 않기 위해서는 어떻게 하면 좋은가'일 것입니다. 이런 걸 가르칠 때 아이가 잘못했다고 말할 필요는 없는 겁니다.


나의 가치는 어떻게 얻을까 - 칭찬 대신 용기를 주고, "고맙다"는 말을 하자고 제안하는 것은 그렇게 함으로써 나 자신이 가치 있는 사람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칭찬을 받고 자란 아이는 사람들이 자신의 행동에 주목해주지 않으면 곧 그 행동을 그만두고 그들을 적으로 생각합니다. 그러나 공헌감이 있다면 타자에게 인정받지 못해도 스스로 만족하지요. 다시 말하지만 내가 타자에게 공헌할 수 있다고 느끼기 위해서는 '나에게 가치가 있다'고 생각할 필요가 있습니다.

칭찬만 하면 아이는 자신에게 가치가 있다는 걸 모릅니다. 자신이 타자에게 어떤 형태로든 공헌할 수 있다는 걸 알게 된 아이는 '나는 가치 있다'고 생각해 자신까지도 좋아하게 됩니다. 인생의 과제에 맞서는 아이는 바로 이런 아이들이지요.

이런 아이는 자신이 우수하다는 것을 타자에게 보여주기 위해서 행동하지 않습니다. 타자에게 어떤 평가를 받든 그다지 신경쓰지 않을 뿐더러 타자의 인정도 갈구하지 않습니다.

타자에게 공헌하고자 하는 행동 목적을 갖는다면 애당초 행동하지 않겠다는 선택은 하지 않지요. 의욕이 있고 없고의 문제가 아닙니다. 의욕이 안 생긴다고 말하는 사람은 나밖에 생각하지 않는 것입니다.

용기 부여라는 것은 나의 관심을 자신이 아닌 타인에게 돌릴 수 있을 때 비로소 시작됩니다. 꾸중이나 칭찬이 즉각적으로 아이를 움직이기는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먼 길로 돌아가는 방법이라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버텨내는 용기
국내도서
저자 : 기시미 이치로(岸見 一郞) / 박재현역
출판 : XObooks(엑스오북스) 2015.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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