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루아의 반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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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tGPT와 생성형 AI가 읽기, 쓰기, 사고력에 미치는 영향을 Naomi Baron 박사의 대화를 바탕으로 정리했습니다. 종이책 읽기, 손글씨, 디지털 읽기, AI 글쓰기의 차이와 교육적 시사점을 살펴봅니다.

 

서론: AI가 글을 써주는 시대, 우리는 무엇을 잃고 있을까?

ChatGPT, Claude와 같은 생성형 AI가 일상 깊숙이 들어오면서 이제 글쓰기는 더 이상 인간만의 영역이 아니게 되었습니다. 학생들은 에세이 초안을 AI에게 맡기고, 직장인은 이메일 문장을 자동완성 기능에 기대며, 독자는 긴 글을 직접 읽기보다 요약본이나 오디오 버전을 선택합니다. 표면적으로 보면 이는 매우 편리한 변화입니다. 더 빠르게 읽고, 더 쉽게 쓰고, 더 효율적으로 정보를 처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질문이 생깁니다.

 

AI가 대신 읽어주고 써주는 시대에, 인간의 읽기와 쓰기 능력은 어떻게 달라질까요?

특히 아직 사고력과 표현력을 형성해 가는 아이들과 청소년에게 생성형 AI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이 질문에 대해 언어학자이자 American University 명예교수인 Naomi Baron 박사는 Children and Screens의 Screen Deep Podcast에서 매우 중요한 통찰을 제시했습니다. 그녀는 오랫동안 인간의 읽기와 쓰기, 종이책과 디지털 읽기의 차이, 손글씨와 키보드 글쓰기의 차이, 그리고 AI가 인간의 문해력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해 온 학자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해당 대화의 핵심 내용을 바탕으로, AI 시대에 왜 여전히 직접 읽고 직접 쓰는 능력이 중요한지 정리해 보겠습니다.

 

1. 읽기와 쓰기는 원래 뇌가 하도록 설계된 활동이 아니다

우리는 읽고 쓰는 일을 너무 자연스럽게 생각하지만, 사실 인간의 뇌는 처음부터 읽기와 쓰기를 위해 만들어진 것은 아닙니다. Naomi Baron 박사는 쓰기의 역사가 대략 기원전 3000년경까지 거슬러 올라간다고 설명합니다. 인류 전체 역사로 보면 쓰기는 비교적 최근에 등장한 도구입니다. 또한 쓰기는 처음부터 인간의 인지 능력 발달을 위해 만들어진 것이 아니었습니다. 역사적으로 쓰기는 행정 기록, 종교적 기록, 사회적 관리의 필요성에서 발전해 왔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은 읽기를 배우는 과정에서 뇌의 여러 영역을 재조정합니다. 즉, 읽기는 단순히 글자를 소리 내는 기술이 아니라, 뇌 구조와 사고방식에 실제 변화를 일으키는 활동입니다. 문해력이 없던 성인이 읽기를 배운 뒤 뇌 영상에서 변화가 나타난 연구, 그리고 책을 많이 읽는 청소년과 그렇지 않은 청소년의 뇌가 다르게 나타난 연구는 읽기가 뇌 발달과 깊이 연결되어 있음을 보여줍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읽기와 쓰기가 단지 시험 점수를 높이는 기술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읽기와 쓰기는 다음과 같은 능력과 연결됩니다.

  • 집중력
  • 추론 능력
  • 비판적 사고
  • 상상력
  • 자기표현
  • 사회적 소통
  • 자신의 목소리 형성

즉, 문해력은 단순한 학습 도구가 아니라 한 사람이 세상을 이해하고, 자기 생각을 만들고, 타인과 관계 맺는 방식에 영향을 주는 핵심 능력입니다.

 

2. 종이책 읽기와 디지털 읽기는 같은 읽기가 아니다

많은 학생들은 디지털 환경에 익숙하기 때문에 화면으로 읽는 것이 더 편하고 더 잘 이해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여러 연구 결과는 다소 다른 방향을 가리킵니다. Naomi Baron 박사는 전 세계 연구자들의 실험 결과를 종합하면, 같은 글을 읽을 때 대체로 종이로 읽는 경우가 디지털로 읽는 경우보다 이해도가 더 높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합니다. 특히 이런 경우에 종이 읽기의 장점이 더 두드러집니다.

  • 긴 글을 읽을 때
  • 정보성 텍스트를 읽을 때
  • 추론이 필요한 글을 읽을 때
  • 추상적인 개념을 다루는 글을 읽을 때
  • 깊은 이해가 필요한 글을 읽을 때

물론 모든 글에서 종이 읽기가 항상 우월하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짧은 글이나 단순 정보 확인에서는 디지털 읽기가 충분히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문제는 우리가 디지털 읽기를 할 때 보통 더 빠르게 읽는다는 점입니다. 같은 단어 수의 글을 더 빨리 읽는다는 것은, 그만큼 생각하고 머무는 시간이 줄어든다는 뜻일 수 있습니다. 학생들 스스로도 “디지털로 읽으면 더 빨리 읽는다”고 말합니다. 디지털 읽기의 장점도 분명합니다.

  • 검색이 쉽다
  • 사전을 바로 사용할 수 있다
  • 글자 크기를 조절할 수 있다
  • 여러 자료에 즉시 접근할 수 있다
  • 책을 들고 다니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단점도 있습니다.

  • 멀티태스킹이 쉬워진다
  • 집중 시간이 짧아진다
  • 글을 대충 훑어보게 된다
  • 깊이 읽기보다 빠른 소비로 흐르기 쉽다

흥미로운 점은 학생들이 이 차이를 이미 알고 있다는 것입니다. Baron 박사의 연구에서 학생들은 종이책 읽기에 대해 “집중하기 쉽다”, “상상하기 좋다”, “마음이 차분해진다”, “진짜 읽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고 말했습니다. 반면 디지털 읽기에 대해서는 “빨리 읽을 수 있다”, “편리하다”고 하면서도 “집중 시간이 짧아지고 훑어보게 된다”고 답했습니다. 결국 핵심은 종이와 디지털 중 하나만 선택하는 것이 아닙니다. 어떤 목적의 읽기인지에 따라 매체를 선택하는 능력이 중요합니다. 짧은 정보 검색은 디지털이 유리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깊이 이해해야 하는 글, 오래 생각해야 하는 글, 사고력을 기르는 글은 종이 읽기가 더 적합할 수 있습니다.

 

3. 아이들에게 읽기는 ‘정보 습득’ 이전에 ‘경험’이다

읽기는 뇌로만 하는 활동이 아닙니다. 아이들은 책장을 넘기고, 종이의 질감을 느끼고, 부모의 무릎 위에 앉아 이야기를 듣고, 같은 장면을 함께 보며 책을 경험합니다. 이런 점에서 읽기는 신체적이고 사회적인 활동입니다. 부모와 함께 책을 읽는 경험은 단순히 글자를 익히는 시간이 아닙니다. 그것은 애착, 대화, 상상, 감정 교류가 함께 일어나는 시간입니다. 특히 어린아이에게는 “앱보다 무릎”이라는 표현이 상징적으로 보여주듯, 디지털 기기보다 부모와 함께하는 종이책 경험이 매우 중요합니다.

 

물론 디지털 책이 항상 나쁜 것은 아닙니다. 읽기에 흥미가 없는 아이들, 특히 책 자체를 지루하게 느끼는 아이들에게 전자책이나 오디오북은 읽기로 들어가는 대안적 통로가 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일부 연구에서는 전자책 북클럽이나 오디오북이 독서에 관심 없던 아이들을 다시 책으로 이끄는 역할을 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어린아이용 디지털 책에 지나치게 많은 소리, 색상, 애니메이션, 효과가 들어가면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아이들이 이야기 자체보다 버튼, 소리, 영상 효과에 더 몰입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책의 목적은 단순한 자극 제공이 아니라, 이야기 흐름을 따라가고, 등장인물에게 감정을 이입하고, 상상력을 확장하는 데 있습니다. 따라서 아이들의 읽기 환경을 만들 때는 “더 화려한가?”보다 “더 깊이 몰입하게 하는가?”를 기준으로 보아야 합니다.

 

4. 손글씨와 키보드 글쓰기는 뇌에서 다르게 처리된다

읽기뿐 아니라 쓰기도 마찬가지입니다. 손으로 쓰는 것과 키보드로 입력하는 것은 단순히 속도의 차이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뇌는 손글씨와 키보드 입력을 다르게 처리합니다. 뇌 영상 연구에 따르면, 아이들이 손으로 글자를 쓸 때와 키보드를 누를 때 뇌의 활성화 방식에는 차이가 나타납니다. 손글씨는 눈으로 글자를 보고, 손으로 글자를 형성하고, 펜이 종이에 닿는 감각을 느끼고, 쓰는 소리를 듣는 등 여러 감각을 함께 동원합니다. 즉, 손글씨는 더 신체적인 글쓰기입니다. Naomi Baron 박사의 연구에서 학생들은 손글씨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 “단어가 더 의미 있게 느껴진다.”
  • “창의성이 생긴다.”
  • “내 생각이 보인다.”
  • “내 마음속에 흔적을 남긴다.”
  • “내가 쓰는 글이라는 느낌이 든다.”

반면 키보드 글쓰기에 대해서는 편리함을 주로 언급했습니다.

  • 인터넷 검색이 가능하다
  • 맞춤법을 확인할 수 있다
  • 수정이 쉽다
  • 결과물이 깔끔하다

그러나 인지적 장점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언급이 적었습니다. 또 디지털 글쓰기에 대해 학생들은 “덜 기억난다”, “덜 집중된다”, “내가 쓴 글과 떨어져 있는 느낌이 든다”고 말했습니다. 이는 AI 글쓰기와도 연결됩니다. 내가 손으로 쓴 글은 나의 흔적이 남아 있는 글처럼 느껴집니다. 반면 AI가 만들어준 글은 깔끔하고 효율적일 수 있지만, “내 글”이라는 감각은 약해질 수 있습니다.

 

5. AI가 대신 써준 글은 왜 ‘내 글’처럼 느껴지지 않을까?

생성형 AI가 등장한 이후 가장 큰 관심은 “AI가 글을 쓴다”는 점에 집중되었습니다. 학생들이 에세이를 AI에게 맡기는 문제, 직장인이 보고서 초안을 AI로 작성하는 문제, AI가 코딩과 이미지 생성까지 수행하는 문제가 주로 논의되었습니다. 

 

하지만 Baron 박사는 여기서 중요한 지점을 짚습니다. AI가 글을 쓰려면 먼저 무언가를 “읽어야” 한다는 것입니다.물론 AI가 인간처럼 의미를 느끼고 경험하며 읽는 것은 아닙니다. AI의 읽기는 인간의 읽기와 다릅니다. AI는 방대한 텍스트 데이터를 처리하고, 그 안에서 패턴을 찾아 응답을 생성합니다. 인간의 읽기는 다릅니다. 인간은 글을 읽고, 생각하고, 감정을 느끼고, 자신의 경험과 연결하고, 때로는 그 결과를 글로 표현합니다.

 

이 차이는 중요합니다. AI가 만든 글은 언어적으로 매끄러울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글이 반드시 사용자의 사고 과정, 경험, 고민, 관점을 담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그래서 AI가 써준 글을 제출하거나 사용할 때, 많은 사람들이 어딘가 모르게 “내 글이 아니다”라는 느낌을 받습니다. 실제로 관련 연구에서 AI를 사용해 글을 쓴 사람들은 직접 쓴 사람들보다 자신의 글에 대한 소유감이 낮게 나타났습니다. 이것은 단순한 감정 문제가 아닙니다. 글쓰기는 결과물만 만드는 과정이 아니라, 생각을 정리하고, 다시 고치고, 표현을 다듬고, 자기 관점을 형성하는 과정입니다. AI가 그 과정을 너무 빨리 대신해버리면, 우리는 글쓰기의 가장 중요한 학습 과정을 건너뛰게 될 수 있습니다.

 

6. ChatGPT를 사용할 때 비판적 사고는 줄어들 수 있다

AI를 사용하면 더 빠르게 결과물을 만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빠른 결과가 항상 좋은 학습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Naomi Baron 박사는 여러 연구를 소개하며, 사람들이 AI 도구를 사용할 때 자신의 비판적 사고를 덜 사용하게 될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Microsoft Research가 참여한 연구에서는 AI 도구를 사용하는 지식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했습니다. 그 결과, AI를 사용할 때 자신의 비판적 사고 능력을 덜 사용한다고 느끼는 경향이 보고되었습니다. 또 다른 뇌 영상 연구에서는 참가자들에게 세 가지 방식으로 에세이를 쓰게 했습니다.

  • 아무 도구 없이 자신의 머리로 쓰기
  • 검색 도구를 사용해 쓰기
  • ChatGPT를 사용해 쓰기

그 결과, 자신의 머리로 글을 쓴 사람들의 뇌 활동이 가장 활발했고, 검색 도구를 사용한 사람은 그보다 낮았으며, AI를 사용한 사람은 가장 낮은 수준의 뇌 활동을 보였습니다. 또한 자신이 쓴 글에 대한 소유감도 직접 쓴 경우가 가장 높고, AI를 사용한 경우가 가장 낮았습니다.

 

이 결과는 매우 중요한 시사점을 줍니다. AI가 나쁘다는 뜻은 아닙니다. 다만 AI가 생각의 보조도구가 아니라 생각의 대체물이 될 때 문제가 생긴다는 뜻입니다. 학생이 스스로 질문을 만들고, 자료를 읽고, 생각을 정리하고, 문장을 고치는 과정을 충분히 경험하지 못하면 사고력은 충분히 단련되지 않습니다. 운동을 하지 않으면 근육이 약해지듯, 생각을 하지 않으면 사고력도 약해질 수 있습니다.

 

7. AI 시대에 필요한 것은 ‘정신적 체력’이다

우리는 신체 건강을 위해 운동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AI 시대에는 정신적 체력도 중요합니다. 여기서 정신적 체력이란 다음과 같은 능력을 의미합니다.

  • 스스로 긴 글을 읽는 능력
  • 핵심을 파악하는 능력
  • 모르는 내용을 끝까지 이해하려는 인내심
  • 자신의 생각을 문장으로 표현하는 능력
  • 남의 의견을 비판적으로 검토하는 능력
  • AI의 답변을 그대로 믿지 않고 판단하는 능력

Baron 박사는 예전에는 학생들에게 이렇게 물었다고 합니다.

 

“인터넷이 끊기면 너희는 무엇을 알고 있니?”

 

이제는 질문이 바뀌었습니다.

 

“ChatGPT가 작동하지 않으면 너희는 무엇을 읽을 수 있고, 무엇을 쓸 수 있니?”

 

이 질문은 AI 시대의 핵심을 찌릅니다. AI를 사용할 수 있는 능력도 중요하지만, AI 없이도 생각하고 읽고 쓸 수 있는 기반 능력은 더 중요합니다. 기초 체력이 없는 사람이 운동 장비를 제대로 활용하기 어렵듯, 문해력과 사고력이 부족한 사람이 AI를 제대로 활용하기는 어렵습니다. AI는 강력한 도구입니다. 하지만 도구를 제대로 쓰려면 사용자의 판단력과 기초 실력이 먼저 필요합니다.

 

8. AI는 어떻게 교육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까?

그렇다면 AI를 교육에서 사용하지 말아야 할까요? 그렇지는 않습니다. Naomi Baron 박사는 AI가 교실에서 긍정적으로 활용될 수 있는 방법도 분명히 있다고 봅니다.

 

예를 들어 같은 주제에 대해 서로 다른 프롬프트를 넣어보고 결과를 비교할 수 있습니다. 또 같은 질문을 ChatGPT, Claude 등 여러 AI 모델에 던져보고 답변의 차이를 분석할 수도 있습니다. 이 과정은 학생들에게 중요한 학습 기회를 제공합니다.

  • 질문을 어떻게 바꾸면 답이 달라지는가?
  • AI의 답변은 어디까지 신뢰할 수 있는가?
  • 같은 내용을 쉬운 말과 어려운 말로 어떻게 다르게 설명할 수 있는가?
  • AI가 만든 글의 어조와 관점은 어떻게 다른가?
  • AI가 유머나 창의성을 어떻게 흉내 내는가?

예를 들어 셰익스피어의 『리어왕』을 요약하라고 할 때, AI에게 “고급 어휘로 요약해줘”라고 요청할 수도 있고, “12세가 이해할 수 있게 요약해줘”라고 요청할 수도 있으며, “유머러스하게 요약해줘”라고 요청할 수도 있습니다. 이런 활동은 AI를 단순히 숙제 대신 해주는 도구가 아니라, 언어와 표현을 비교하고 분석하는 학습 도구로 활용하는 방식입니다. 또 복잡한 텍스트를 학생 수준에 맞게 바꾸어 읽기 자료로 제공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다만 여기서 중요한 원칙이 있습니다. AI가 학생의 사고를 대신해서는 안 됩니다. AI는 생각을 시작하게 하거나, 비교하게 하거나, 비판하게 하는 도구로 쓰여야 합니다.

 

9. 교실에서 피해야 할 AI 사용 방식

AI 사용에서 가장 조심해야 할 것은 “과정의 생략”입니다. 글쓰기 교육에서 중요한 것은 완성된 결과물만이 아닙니다. 오히려 더 중요한 것은 다음 과정입니다.

  • 스스로 생각하기
  • 초안 작성하기
  • 표현이 막히는 경험하기
  • 다시 읽고 고치기
  • 피드백 받기
  • 다시 쓰기
  • 자신의 관점 다듬기

AI가 처음부터 완성도 높은 글을 제공하면 학생은 이 과정을 건너뛸 수 있습니다. 그 결과 글은 그럴듯해 보이지만, 학생의 사고력과 표현력은 충분히 성장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교육 현장에서는 AI 사용 기준을 명확히 논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다음과 같은 질문이 필요합니다.

  • AI로 아이디어를 얻는 것은 허용할 것인가?
  • AI가 쓴 초안을 그대로 제출하는 것은 허용할 것인가?
  • AI에게 문법 검사를 맡기는 것은 어디까지 허용할 것인가?
  • Grammarly나 맞춤법 검사처럼 이미 AI가 포함된 도구는 어떻게 볼 것인가?
  • 과제에서 AI 사용 여부를 어떻게 표시하게 할 것인가?

현재 많은 학교와 대학이 AI 정책을 고민하고 있지만, 정답이 완전히 정해진 상황은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AI를 쓰면 안 된다” 또는 “무조건 써야 한다”는 식의 단순한 접근이 아닙니다. 학생들과 함께 무엇이 학습에 도움이 되고, 무엇이 학습 과정을 해치는지 솔직하게 이야기해야 합니다.

 

10. 그래도 손으로 쓰고, 함께 읽는 시간이 필요하다

AI 시대일수록 오히려 아날로그적인 학습 경험이 중요해질 수 있습니다. 교실에서 때때로 손으로 글을 쓰게 하는 것, 함께 글을 소리 내어 읽는 것, 종이에 주석을 달며 읽는 것은 단순한 옛날 방식이 아닙니다. 이런 활동은 학생들이 자신의 뇌와 몸을 사용해 읽고 쓰는 경험을 하게 합니다.

 

또 디지털 주석 도구를 활용해 읽기와 토론을 연결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Perusall이나 Hypothesis 같은 도구는 학생들이 온라인에서 글에 주석을 달고, 서로의 주석에 댓글을 달며 토론하도록 돕습니다. 이 방식은 디지털 도구를 사용하지만, 목적은 단순한 편의가 아닙니다. 학생들이 실제로 읽고, 생각하고, 반응하고, 토론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즉, 중요한 것은 도구가 종이냐 디지털이냐가 아닙니다. 그 도구가 깊이 읽기와 사고를 촉진하느냐, 아니면 단순히 과정을 생략하게 하느냐가 핵심입니다.

 

결론: AI를 잘 쓰기 위해서라도 인간의 읽기와 쓰기는 더 중요해진다

생성형 AI는 앞으로 더 널리 사용될 것입니다. 학생들도, 교사들도, 직장인들도 AI를 완전히 피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그러나 AI가 보편화될수록 인간에게 더 중요해지는 능력이 있습니다. 바로 직접 읽고, 직접 생각하고, 직접 쓰는 능력입니다.

 

AI가 대신 읽어줄 수는 있습니다.

AI가 대신 요약해줄 수도 있습니다.

AI가 대신 글을 써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AI가 대신 나의 경험을 살아주지는 못합니다.

AI가 대신 나의 관점을 형성해주지는 못합니다.

AI가 대신 나의 목소리를 만들어주지는 못합니다.

 

읽기와 쓰기는 단순한 정보 처리 기술이 아닙니다. 그것은 우리가 누구인지, 무엇을 생각하는지, 어떤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보는지를 만들어가는 과정입니다. 따라서 AI 시대의 문해력 교육은 단순히 “AI를 잘 쓰는 법”에 머물러서는 안 됩니다. 오히려 다음 질문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 나는 AI 없이도 이 글을 읽고 이해할 수 있는가?

- 나는 AI 없이도 내 생각을 문장으로 표현할 수 있는가?

- 나는 AI의 답변을 비판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가?

 

이 질문에 답할 수 있을 때, AI는 위험한 대체물이 아니라 강력한 보조 도구가 될 수 있습니다. 결국 AI 시대의 핵심 역량은 AI가 해주는 일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능력이 아닙니다. AI를 활용하되, 인간으로서의 사고력과 표현력을 잃지 않는 능력입니다.

 

 

원문 및 참고자료

이 글은 Children and Screens의 Screen Deep Podcast 에피소드 “Reading and Writing Skills in the Age of AI | Naomi Baron, PhD” 내용을 바탕으로 정리했습니다.

 

원문 링크
Children and Screens — Reading and Writing Skills in the Age of AI | Naomi Baron, PhD (Children and Scree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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