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루아의 반서재

바바라 트베르스키 Barbara Tversky<그림에 반영된 인지력의 근원 Cognitive Origins of Graphic production> 은 여러 문화권의 어린 아이들이 지도나 그림을 그릴 때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방향성을 분석한 일종의 보고서이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여러 개의 숫자들을 크기순으로 나열하거나 시간의 흐름을 그림으로 표현할 때, 영어문화권의 아이들은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또는 아래에서 위로 그려나간다. 반면 아랍어문화권의 아이들은 이와 정반대로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그려 나가지만, 수직방향으로는 아래에서 위로 그려 나가는 습성을 보인다. 즉, 영어권이건 아랍어권이건 간에, 어떤 양의 증가를 나타낼 때 위에서 아래로 그리지는 않는다. 수평방향으로는 문화권에 따라 방향성이 다르게 나타나는 반면, 수직방향으로는 문화권에 관계없이 분명한 방향성을 보인다.


마크 존슨 Mark Johnson, 조지 라코프 George Lakoff 는 어떤 양과 관련하여 수직방향의 비중립성을 강조하였다(이 점에 관해서는 트베르스키도 같은 의견이다). 존슨과 라코프는 큰 것은 위로, 작은 것은 아래로라는 범우주적 방향성을 지적하면서, “가격은 올라가고, 다우지수는 바닥을 친다”라는영어문장을 예로 들었다. 이와 반대로 ‘큰 것은 아래로, 작은 것은 위로’ 표현하는 언어는 지구상에 존재하지 않는다고 지적하였다. 사실 지금까지 겪어온 모든 경험은 한결같이 많으면 위로 올라간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컵에 물을 부을 때도 물의 양이 많아질수록 수면은 올라간다.

 

존 네이피어가 로그를 발견하기 전에, 인도인들은 덧셈과 뺄셈을 수행할 때 ‘계산자’ 유형의 이동 연산에 대한 힌트를 발견했던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X에서 2를 빼고 싶다면 수직선 상의 X 지점에 손가락을 놓은 다음 왼쪽으로 눈금 두 개를 이동하면 된다. 당신의 손가락은 X-2 를 가리키고 있을 것이다. 뺄셈이라는 개념을 기하학적 관점에서 설명하는 셈이다. (임의의 수 N 에서) 2를 빼는 것은 수직선을 왼쪽으로 눈금 두 개만큼 이동시키는 행위에 해당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