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루아의 반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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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락은 우리의 행동을 지배하고, 우리가 가진 마인드세트는 각각의 맥락을 어떻게 해석할지를 좌우한다.


맥락에 대해 생각할 때 우리는 흔히 그것이 '저기 어딘가'에 있긴 있다고 믿는 실수를 범한다. 어떤 문장을 '맥락과 상관없이' 끄집어내도 책에는 그 맥락이 남아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하지만 맥락은 우리와 상관없이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맥락은 일종의 선입견이자 마인드세트다.


맥락은 우리가 오늘 어떤 사람인지, 어제 어떤 사람이었는지, 그리고 사물을 어떤 관점에서 보는지에 따라 달라진다.


버나드 쇼의 희곡 <피그말리온>에 나오는 히긴스 교수는 초라하고 런던 사투리가 심한 일라이자 둘리틀을 완전히 바꾸어 놓기로 결심한다. 맥락이 모든 것을 결정한다는 사실을 깨닫은 그는 일라이자의 목소리, 발음, 의상, 습관을 모두 바꾸어놓는다. 보석 세공사가 반지의 보석을 새로 세팅하듯이 그녀를 새로운 배경 안에 집어넣은 것이다. 일라이자는 아름다운 외국의 왕녀로 칭송을 받으며 런던 사교계의 꽃이 된다. 그리고 맥락이 변하자 그녀의 자존감, 더 나아가 그녀 '자신'에게도 똑같이 극적인 변화가 일어난다.


가치관이 맥락을 만들어내고, 그 매락이 지각에 영향을 준다는 사실은 오래전부터 알려져왔다. '올포드-버논 가치척도'로 측정한 가치관에 따라 피험자가 단어를 인식하는 속도가 달라졌다. 피험자의 가치관에 따라 만들어진 맥락이 그 사람의 시각적 능력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보였다.


맥락은 우리의 반응과 해석에 크나큰 영향을 끼치는데, 우리는 또한 그로 인해 맥락을 혼동하는 우를 범하기 쉽다. 맥락을 혼동한다는 것은 곧 상대의 행동을 지배하는 맥락과 자신의 행동을 지배하는 맥락을 혼동하는 것을 말한다. 대다수 사람들은 타인의 동기나 의도가 자신의 것과 같으리라고 지레 짐작한다. 똑같은 행동이 전혀 다른 의미를 가질 수 있는데도 말이다. 이런 맥락의 혼동은 우리가(또는 비주류 집단 스스로가) 비주류 집단의 행동을 유심히 들여다 볼 때 흔히 일어난다. 주류 집단은 스스로 의식하지 못한채 '비주류' 집단 구성원들의 행동 맥락을 재정의해왔다.


- 앨렌 랭어,《마음챙김》, p.75~82



마음챙김
국내도서
저자 : 엘렌 랭어(Ellen J. Langer) / 이양원역
출판 : 더퀘스트 2015.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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