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루아의 반서재

1장. 대자연에서 배우기, 가장 오래된 것과 가장 지혜로운 것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시스템은 대자연이다. 늙었다는 것은 거의 언제나 더 분별있음을 뜻하지만 반드시 완벽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수십 억 년은 1,000일보다는 더 큰 생존력이 있다. 대자연은 상호의존, 비선형성, 강인한 생태의 망으로 이루어진 복잡계다. 대자연은 뛰어난 기억력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늙은, 아주 늙은 사람이다. 대자연은 긍정적 검은 백조를 활용할 방법을 인간보다 더 잘 안다.

 

세가지 중복 


(1) 방어적 중복 (여분의 부품을 비축해서 재난에서 생존할 수 있는 보험 유형의 중복)

 

두 개의 눈, 두 개의 폐, 두 개의 신장 등이 그 예이다. 이들은 유지하는데 비용이 들고 활용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폐기하지 않아서 에너지가 소모된다는 점에서 분명히 비효율적이다.
이러한 중복의 정반대가 단순한 최적화인데, 경제학은 이러한 수학적으로 기술한 단순한 최적화에 바탕을 두고 있다. 그리고 이 수학은 오류에 취약한 사회 형성에 크게 기여했다. 그리고 어처구니 없는 모델 오류의 또 다른 예는 리카도의 비교 우위와 지구화이다. 대자연은 과도한 전문화를 좋아하지 않는다. 이런 식의 전문화는 진화를 제한하고 관련된 동물들을 약화시키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에서 나는 지구화에 관한 사상들이 순진할 뿐만 아니라 부작용을 고려하지 않을 경우 사회에 위험하다고 생각한다. 지구화가 표면상 효율적일지는 모르겠지만, 영업 레버리지나 부분들 간의 긴밀한호작용에 의해 한 지점에서 일어난 작은 균열이 시스템 전체로 확산될 수 있다.
부채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부채란 미래에 대한 강한 진술과 예견에 대한 높은 의존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차입은 당신을 예견 오류에 더욱 취약하게 만든다.

 

(2) 큰 것은 추하다. 그리고 허약하다. 

 

대자연은 개체들 간의 상호작용을 제한하지 않는다. 단지 개체들의 크기를 제한할 뿐이다.
소위 말하는 규모의 경제에 대해서도, 기업이 커질수록 효율적으로 보이지만 실상은 외적인 우발 사건들에 더 취약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 모든 것은 안정이라는 착각 속에서 진행된다. 기업이 커지면 윌스트리트 분석가들을 만족시키기 위해 최적화할 필요가 있게 된다. 특정 종류의 예측되지 않은 오류와 무작위적인 충격이 작은 유기체보다는 큰 유기체에 심각한 피해를 준다.

 

(3) 기후변화와 너무 큰 오염자들


우리는 생태적으로 초보호론자가 될 필요가 있다. 우리는 지금 무엇으로 해를 끼치고 있는지 모르기 때문이다.
피해의 비선형성에 근거하고, 지나치게 큰 것에 반대하는데 사용했던 것과 동일한 수학적 추론을 사용해서 생각해낸 한 가지 해결책은 그 피해를 오염자 전체로 확산시키는 것이다.
 
종밀도(species density) - 더 큰 환경일수록 작은 환경들보다 규모를 측정하기 쉽다. 대자연은 과도한 연결과 지구화를 좋아하지 않는다. 작은 섬들이 큰 섬들보다 제곱미터 당 종 수가 더 많다. 지구에서 이동이 증가함에 따라 전염병이 심해질 것이다. 병원균 집단에서 소수의 종이 압도적으로 우세해질 것이고, 살상력 있는 병원균일수록 효과적으로 확산될 것이다.

 

 
다른 유형의 중복 


같은 기능이 전혀 다른 두 구조물에 의해 수행되는 경우
한 기관이 부차적인 다른 기능을 수행하는 경우 (스팬드럴 효과)
 
내일 무엇이 필요할 지 오늘은 알지 못한다. 


아리스토텔레스가 보기에 사물에는 설계자가 설정한 명확한 목적이 있었다. 눈은 보기 위해 코는 냄새를 맡기 위해 있었다. 이것은 합리주의적 주장으로 내가 플라톤적 태도라는 부른 것의 다른 형태다.
그러나 부차적 용도를 갖거나 특별히 비용을 드는 것도 아닌 것은 과거에 알려지지 않았던 사용처가 등장하거나 새로운 환경을 만나면 새로운 기능성이 나타날 것이다. 많은 수의 부차적 용도를 갖는 유기체는 환경적 무작위성과 인식적 불투명성으로부터 가장 큰 이익을 얻을 것이다.
그래서 기능적 중복이 많을 때 무작위성은 균형에 도움이 되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한 가지 조건이 충족되어야 한다. 무작위성으로부터 피해를 당하기보다는 이익을 얻을 가능성이 커야 한다는 것이다.
 
차이 없는 구별, 구별 없는 차이


철학적 관점에서 합리적 신뢰도를 재는 척도인 확률과 실제 사건의 확률의 혼용하는 것은 오류다. 우리가 동일한 수학적 언어인 동일한 기호 p를 사용하지 말아야 하고, 확률의 다른 유형에 대해 동일한 방정식을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
구별 없는 차이에 대해 생각해보자. 사람들은 자를 이용해 책상을 재는 일과 위험을 가늠하는 일 모두에 측정이라는 동일한 용어를 사용한다. 측정이라는 단어는 지식에 대한 환상을 전달하기 때문에 심각한 왜곡을 초래할 수 있다. 우리는 사용되는 용어에 심리적으로 취약하다. 우리가 책상에 측정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위험에 예측이라는 용어를 사용한다면, 검은 백조로 인해 파국을 맞는 칠면조는 줄어들 것이다.
 
오류에 강인한 사회


우리가 일단 유해한 오류를 구별해내기만 한다면 해결책은 단순하다.
검은 백조에 대한 강인함이라는 단순한 지침에 따라 설계되어야 한다. 
  

2012.08.04
RHK

블랙스완에 대비하라 (양장)
국내도서>경제경영
저자 :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Nassim Nicholas Taleb) / 김현구역
출판 : 동녘사이언스 2011.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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