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루아의 반서재

해외의 수많은 사람들이 지금 여러분이 하고 있는 일을 똑같이 할 수 있다. 여러분만의 경쟁력은 무엇인가?

- 101번 고속도로 옆 2009년도 광고





세상은 두 블록으로 갈라지고 있다. 플루토노미와 그 나머지로. 그리고 플루토크라트 세상에서는 수적으로는 아주 적지만 소득과 소비에서 엄청난 비중을 차지하는 부유한 소비자들이 있다. 그리고 수적으로는 많지만 전체 파이에서 놀라울 정도로 작은 조각만을 차지하는 부유하지 않는 나머지 소비자가 있을 뿐이다. 


<소비자 모래 시계 이론> by 씨티그룹

부자와 나머지로 양분화된 사회에서 현명한 투자전략이란 사치스러운 제품을 플루토크라트에게 판매하는 기업들, 그리고 나머지 소비자들에게 값싼 물건을 판매하는 대형 할인기업들의 주식을 사는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밀라노비치는 자신의 논문에서 서구노동자와 개발도상국 노동자 사이에 엄청난 소득격차가 이민에 대한 강력한 동기로 작용하면서, 더 많은 사람들이 임금이 높은 국가들로 넘어올 것으로 예측했다. 하지만 노동력보다는 제품이나 자본이 국경을 넘어 보다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는 시대임을 감안할 때 사람이 아니라 일자리들이 넘어가는 상황이 더 가능성이 높을 것이다. 


문호를 개방할 때 잘사는 나라의 임금이 결국에는 하향 평준화되는 양상을 나타낼 것이다. 


코넬 대학의 경제학자 로버트 프랭크Robert Frank가 내세운 공감이 가는 논리적인 근거는 위치재Positional Goods라는 개념이다. 위치재란 희소성과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그것을 원하는가에 따라 그 가치가 결정되는 제품 및 서비스로 가령 여러분이 특정한 위치재를 가지고 있다면 나는 가질 수 없다. 하버드 신입생 정원이나 일류 학군에 위치한 집이 위치재에 해당한다. 


* 마셜효과

마셜은 최고의 기술을 보유한 사람들이 거대한 프리미엄을 누릴 수 있는 한가지 요인으로 산업 혁명으로 인한 <전반적인 부의 증가>를 꼽는다. 파도는 국가 전체로 밀려왔고, 슈퍼스타들이 타고 있는 배는 거기서 가장 높이 올라갔다(밀물효과). 마셜의 주장에 따르면 광범위한 경제 변화로 인해 일부 변호사들은더 높은 수임료를 요구하고, 명예나 부, 혹은 그 두가지 모두가 위험에 처한 부자고객들은 최고의 서비스를 받기 위해 터무니없이 높은 비용을 어떻게든 감당해야 한다. 

하지만 마셜은 슈퍼스타들이 자신들의 서비스를 팔기 위해 세계 시장을 활용하는데는 물리적인 한계가 있었다고 생각했다. 인간의 목소리로 도달할 수 있는 청중의 규모에는 한계가 있다. 

마셜은 이미 19세기에 번영의 밀물이 모든 예술가 및 전문가들의 배를 높이지 않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꽤 잘 그린> 유화그림들이 헐값에 팔리고, 반대로 <일부> 그림들이 <이토록 비싸게 팔린적>은 없었다. 그 이후 한세기가 지난 다음에 이런 승자독식 현상은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었다. 그 슈퍼스타들은 슈퍼엘리트의 성장을 기반으로 번영을 이어나가고 있다. 


* 로젠효과

셔원 로젠 역시 옳았다. 21세기 슈퍼스타 경제학을 이끄는 훨씬 더 강력한 동인은 세계화와 기술 혁명이 빌링턴과 같은 일부 슈퍼스타들로 하여금 세계 무대를 누비고, 그리고 그에 따라 엄청난 부를 벌어들이게 하는 방식이다. 이러한 방식이 바로 셔원 로젠이 관심을 기울였던 슈퍼스타 효과를 의미하는 것이며, 이는 또한 가장 뚜렷하게 나타나고 드러나고 가장 이해하기 쉬운 기본 요소다. 이러한 차원에서 슈퍼스타들은 쌍둥이 도금시대의 직접적인 수혜자인 셈이다. 

여기서 역설적인 점은, 저스틴 비버와 레이디 가가를 유명하게 만들었던 기술 혁신 그 자체가 그들을 갑부의 반열로 올려놓은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2012년의 경우, 이 두 스타들이 팬들과 소통하고 있는 가장 중심적인 통로는 트위터였다. 레이디 가가는 <리틀 몬스터>라는 팬 전용 소셜 네트워크를 통해 2,500만이 넘는 팔로워들을 거느리고 있으며, 저스틴 비버는 <빌리버스> 회원으로 2,300만명이 넘는 팔로워들을 확보하고 있다. 물론 이들이 트윗 활동으로 돈을 버는 것은 아니다. 다만 이를 통해 수입의 원천인 무대 공연을 찾아줄 청중들을 만들어내고 있는 것이다. 


* 마틴 효과 - 자본과 인재의 대결

마셜효과와 로젠효과로 부터 혜택을 입은 슈퍼스타들은 두 가지 차원에서 점점 더 부유해지고 있다. 첫째, 더욱 커진 파이로부터 이익을 얻는다. 둘째, 같은 분야의 동료들에 비해 그 파이에서 더욱 큰 조각을 차지할 수 있다. 로저 마틴에 따르면 지난 30년 동안 또 다른 요인이 시장에서 그 힘을 발휘했다는 결론을 내렸다. 슈퍼스타들은 단지 고객들로부터 더 많은 이익을 얻어 내는 것에 그치지 않고 그들의 고용주들에게서 노동의 가치에 대한 더 많은 보상을 이끌어내고 있다. 능력과 자본이 경쟁하는 역동적인 상황에서 그 중심점은 점차 <인재> 쪽으로 기울어지고 있다고 마틴은 보고 있다. 19세기와 20세에 해당하는 산업자본주의 첫 단계를 노동과 자본 사이의 경쟁으로 정의했던 것처럼, 마틴은 21세기 지식 기반의 탈산업화 자본주의 단계에서는 자본과 인재간의 경쟁이 핵심적인 긴장 상황을 이루고 있다고 주장한다. 


* 마태효과

우리는 대중문화에서 마태효과를 쉽게 접한다. 유명인은 유명하기 때문에 더 유명해지고, 인기는 그 자체로 더 높아진다. 놀랄만한 사실이 한 가지 있다. 어떤 일을 해서가 아니라 단지 사람 그 자체가 힘을 발휘하는 슈퍼스타의 내적 영향력은 연예계에서만 드러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과학이라고 하는 실증적인 세상에서도 그 영향력을 느낄 수 있다.

오직 12명만이 상대성 이론을 이해했다는 사실은 널리 퍼져 있었다. 학자들 또한 외국의 어느 작은 집단이 아인슈타인의 이론을 활용하여 공간과 시간을 왜곡하고 4차원의 세계로 진입해 세계정복을 이룰지도 모른다고 걱정하고 있었다. 뉴욕타임즈조차 아인슈타인의 반민주적인 측면을 거론했다. <선택된 소수만이 이해할 수 있는 개념이 지구에, 또는 우주에 있다는 주장은 독립 선언의 이념에 상처를 입혔다>



플루토크라트
국내도서
저자 : 크리스티아 프릴랜드(Chrystia Freeland) / 박세연역
출판 : 열린책들 2013.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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