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루아의 반서재




1. 

전략의 핵심은 해결책을 찾아내는데 있지 않다. 성공이란 우연과 뜻밖의 사건이 빚어낸 결과이기 때문이다. 엄밀히 말해 어떤 방향을 선택하는지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지만, 어떤 방향으로 빨리 움직이는 것은 무척 중요하다. 사우스웨스트 항공사의 창립자이자 CEO 인 허브 켈러허의 말처럼 말이다. "우리 회사에는 전략적 계획이 있습니다. 무엇이든 하자는 전략이죠."


다시 말해 전략적 목적은 올바른 답을 찾아내는 것이 아니다. 아무리 노력해도 사람은 틀릴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결국 전략의 목적은 행동의 동기를 심어주는 일이다. 


우리는 논리를 이용하여 다음 행동을 조직적으로 계획할 때 자신의 이익에 반하는 행동을 할 가능성도 크다는 것도 알고 있다. 그러므로 의도적으로라도 행동에 우연이 개입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뜻밖의 사건을 언제든 받아들일 마음의 자세를 취하는 한편 지금 자신이 어떤 행동을 하는지 알고 있다고 느껴야 한다. 


2. 

지퍼락은 내가 강의의에 해적처럼 차려입고 들어가는 것과 반대 경우라고 할 수 있다. 해적 차림 이야기는 흥미진지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금방 잊힌다. 지퍼락은 재미가 없지만 떠올릴 계기가 많기 때문에 매주 빠짐없이 대화에 언급된다. 이런 연상을 돕는 계기 원리는 상품이 잊히지 않게 도와줄 뿐만 아니라 지속적으로 대화의 주제에 오르도록 만든다. 머릿속에 떠오르면 대화로 이어지게 마련이다. 


그러므로 무조건 눈길을 잡아끄는 광고문안에 몰두할 것이 아니라 전체 맥락을 잘 고려해야 한다. 목표 대상이 매일 접하는 환경에서 광고 문안을 떠올릴 계기가 충분한지 살펴보라. 


몇 년전 가이코라는 자동차 보험사에서 가이코 전환 가입은 원시인도 할 수 있을 정도로 쉽다고 광고했다. 기발함으로만 보자면 칭친할 만한 광고였다. 하지만 계기 면에서는 이 광고는 실패작이다. 현대 사회에서 원시인을 보기란 불가능하다. 계기가 없으면 광고를 떠올릴 수 없으므로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릴 가능성이 낮다. 


원하는 행동이 시간차를 두고 발생하면 계기 원리의 중요성이 더욱 커진다. 대부분의 경우 오늘 광고를 접하더라도 며칠이 지난 뒤에 쇼핑을 하게 마련이다. 그 때 해당 광고를 떠올릴 계기가 없으면 광고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 


이렇게 같은 책을 두 권 받으면, 탐조등을 든 구조대원처럼 엄청난 사명심을 갖고 자발적으로 그 책을 좋아할 만한 사람을 찾아내 이를 전달하게 된다. 


3. 

'전염성(널리 확산될 가능성)'의 여섯 가지 원칙 - STEPPS


1) 소셜 화폐 Social Currency

어떤 옷을 입고 어떤 자동차를 타느냐가 우리의 이미지에 영향을 미치듯 어떤 대화를 하느냐도 우리의 이미지에 영향을 미친다. 이것이 바로 소셜 화폐다. 

그럼 이런 메시지를 만들어내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우선 내적비범성을 찾아내고 사람들에게 '인사이더'라는 소속감을 주어야 한다. 또한 게임 매커닉스를 활용하여 그들의 사회적 지위를 다른 사람들이 알아볼 수 있도록 가시적인 표식을 어떻게 얻거나 생성할 수 있는지 제시해야 한다. 


2) 계기 Trigger

계기는 관련된 사물이나 주제를 생각나게 하는 자극을 뜻하는 말이다. 일단 머릿속에 떠오르기만 하면 자연스레 대화로 이어진다. 


3) 감성 Emotion

파급력이 강한 콘텐츠는 대개 감성을 자극한다. 그러므로 무조건 기능만 강조할 것이 아니라 사람들의 감성에 주목해야 한다. 하지만 모든 감성이 공유욕구를 자극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공유욕구를 억누르는 감성도 있다. 그저 작은 불씨만 당겨주면 감성의 불길은 절로 타오르게 마련이다. 때로는 부정적 감성도 이 점에 있어서는 매우 효과적이다. 


4) 대중성 Public

인간은 모방심리가 강하다. 하지만 눈으로 못 본 것은 따라하려고 해도 따라할 수가 없다. 따라서 제품 자체에 광고 효과가 있어야 하며 해당 제품을 구매하거나 아이디어를 접한 후에도 계속 대중을 끌어당기는 행동적 잔여 behavioral residue 를 창조해야 한다.


5) 실용적 가치 Practical Value

일단 당신의 메시지가 정말 파격적이고 유리한 제안처럼 보이게 만들어야 한다. 또한 사람들이 전달하기 쉽도록 정보나 전문지식을 간단명료하게 정리해 제시해야 한다.


6) 이야기성 Stories

사람들이 이야기하고 싶어할 만한 자신만의 '트로이 목마', 즉 이야기를 만들어서 그 속에 제품이나 아이디어를 담아 전할 수 있다. 바이럴 효과를 내려면 전달할 만한 가치가 충분히 있는 이야기를 만들어야 한다. 또한 당신이 전하려는 메시지를 이야기의 중심부에 두어 이를 생략하면 이야기가 전개될 수 없도록 해야 한다. 


사람들은 왜 바클레이 프라임의 100달러 짜리 치즈 스테이크에 대해 이야기할까?

결국 그 정보가 소셜 화폐이며, 그것을 떠올릴 계기가 있었기 때문이다(필라델피아에서는  치즈 스테이크를 흔히 접할 수 있다). 가격이 매우 비싸서 누구나 놀라워하는 것은 감성의 원칙에도 해당된다. 고급 스테이크 전문점에 대한 정보는 실용적 가치라는 원칙을 충족시키며 이는 단편적인 정보가 아닌 한 편의 이야기로 포장될 수 있다. 


 

컨테이저스 전략적 입소문 (양장)
국내도서
저자 : 조나 버거 / 정윤미역
출판 : 문학동네 2013.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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