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루아의 반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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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8 of 366 by Pam loves pie 저작자 표시


1.

유전자는 어떤 개체가 학습한 경험의 물리적 기억이다. 개체들이 서로 유전자를 교환하면 이러한 기억이 확산되며, 따라서 공동체를 구성하는 모든 개체의 생존에 영향을 미친다.  이렇게 같은 종내에서, 그리고 종과 종 사이에서 유전자가 교환되는 매커니즘이 알려진 이상 유전공학의 위험은 분명해진다. 


모든 생물체들이 유전자를 공유한다는 교훈, 그러니깐 모든 생물종 상호간의 협력이 중요하다는 가르침을 무시하면 인류의 존재 자체가 위험받을 것이라고 진화유전학자들은 경고한다. '개체'를 강조하는 다윈의 이론을 뛰어넘어 '공동체'를 강조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뜻이다. 


영국과학자 티모시 랜턴에 따르면 진화는 가장 적합한 '개체'의 생존이라기 보다는 가장 적합한 '집단'의 생존 문제가 되어가고 있다.


니주트(H.F.Nijhout)는 『비유, 유전자의 역할, 발달』이라는 제목의 논문에서 말하기를, 유전자가 생명을 지배한다는 주장은 하도 오랫동안 자주 반복되어서 과학자들은 이 주장이 진실이 아니라 가설일 뿐이라는 사실을 잊어버렸다는 증거를 제시하고 있다. 유전자의 지배라는 생각은 오늘날의 사회에서 일종의 비유가 되었다고 니주트는 주장한다. 니주트는 이렇게 요약한다. "유전자가 무엇인가를 만들어내려면 유전자 자체의 특성으로부터가 아니라 환경으로부터 오는 신호가 그 유전자의 발현을 활성화시켜야 한다." 달리말해 유전자에 의한 지배에 관한 한 "중요한 건 환경이야, 멍청아!"가 된다는 얘기다. 



 H Frederik Nijhout, Professor - Duke Department of Biology




2.

핵이 없는 세포가 죽는 이유는 뇌가 없어서가 아니라 생식 능력을 잃어버렸기 때문이다. 자신의 몸을 구성하는 부분을 만들어낼 능력이 없는 이 세포들은 망가진 단백질을 교체할 수도 없고 스스로를 복제할 수도 없다. 그렇다면 핵은 세포의 뇌가 아니라 생식기관인 셈이다. 


유전자를 지배하는 것은 세포막의 수용기가 포착한 환경신호에 대응하여 작동하는 효과기 단백질이다. 이렇게 해서 유전자를 읽는 과정이 조절되어 낡은 단백질은 교체되거나 새로운 단백질이 만들어진다. 


"지능이 있는" 세포는 제대로 기능을 발휘하는 세포막, 그리고 수용기(인식)와 효과기(행동) 단백질을 모두 갖추고 있어야 한다. 이러한 단백질의 모임은 세포가 갖는 지능의 기본단위를 구성한다. 기술적으로 볼 때 이들은 "인지"의 단위라고 말할 수도 있겠다. 


여기서 인지란 "물리적 감각을 통해 환경의 요소를 인식하는 것"이라고 정의할 수 있겠다. 이 정의의 뒷부분은 수용기 단백질의 기능을 설명한다. 이 정의의 앞부분, 즉 "물리적 감각"을 만들어내는 기능은 효과기 단백질의 기능을 압축해서 설명한다.

 

세포 수준에서 진화란 주로 지능의 기본단위 수를 최대한 늘려가는 과정이다. 


세포막은 게이트와 통로가 있는 액정 반도체다. 


3. 

환경자극에 대한 인간의 반응은 사실 인지에 바탕을 두고 있지만, 학습된 인지가 모두 정확하지는 않다. 뱀이라고 다 위험하지는 않은 것처럼 말이다. 물론 기존의 인식이 유기체를 "지배"하기는 하지만 앞서도 본 것처럼 이런 인식은 옳을 수도 틀릴 수도 있다. 따라서 사람을 지배하는 인식을 좀 더 정확하게 표현하면 "믿음"이 된다. 


"믿음"이 유기체를 지배한다!




당신의 주인은 DNA가 아니다 (양장)
국내도서
저자 : 브루스 H. 립턴(Bruce H. Lipton Ph.D.) / 이창희역
출판 : 두레 2011.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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