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실력 스펙트럼
오래 보지 말고 많이 보라
운과 실력의 상관관계와 표본 크기
많은 표본 | 필요 | 불필요 |
적은 표본 | 쓸모없음 | 충분 |
운이 좌우 | 실력이 좌우 |
합리적인 판단을 내리려면 많은 표본이 필요하다. 적은 표본만으로도 모집단의 실상을 파악할 수 있다는 생각은 두 가지 측면에서 빗나갈 수 있다.
- 첫 번째 착각은 적은 표본만으로도 모든 가능성을 파악할 수 있다고 믿는 것이다. 실제로 표본이 적을 때는 모든 가능성을 파악하기가 어렵다. 모집단의 분포를 알 수 없는 것이다. (귀납적 오류)
- 두 번째 착각은 반대방향으로 나타난다. 이 착각은 조물주가 우주적 정의를 실현하기 위해 세상만사의 균형을 유지한다고 믿는 것이다. (도박꾼의 오류)
그리고 관찰하는 시간은 수집되는 표본과 상관이 없다고 생각해야 한다.
두 항아리 모형
공이 가득 담긴 2개의 항아리가 있다고 하자. 한 항아리에 담긴 공의 숫자는 실력을, 그리고 다른 항아리에 담긴 공의 숫자는 운을 나타낸다. 숫자는 클수록 좋다. 실력 항아리에서 꺼낸 공 하나와 운 항아리에서 꺼낸 공 하나의 숫자를 더하면 성적이 된다. 활동의 특성에 따라 항아리에 담는 공이 달라질 수 있다. 예를 들어, 운이 영향을 전혀 미치지 못하는 활동이라면 운 항아리에는 숫자가 0 인 공만 담으면 된다.
실력이 좋을수록 운이 더 중요하다
실력의 역설 paradox of skill - 실력이 향상되어 성적이 안정되면 운이 더 중요해진다. |
1941년 테드 윌리암스가 타율 4할 6리를 기록한 이후 4할대 타자는 더 이상 나오지 않았다. 스티븐 제이 굴드는 이것을 실력의 역설로 설명했다. 굴드는 실력 측정이 가능한 모든 스포츠에서 선수의 실력이 꾸준히 향상되었다는 사실을 제시했다. 그리고 타자의 실력이 모두 향상되어 그 격차가 축소된 것도 4할대 타자가 나오지 않는 이유라고 주장한다. 통계용어로 표현하자면, 그동안 '타자의 실력은 향상되었지만, 타율의 변동계수는 감소'했다. 4할대 타자가 사라진 것은 이 변동계수의 감소 때문이다.
대성공은 언제 이루어지는가?
최고의 실력과 최고의 운이 결합할 때 대성공이 이루어진다. 실력이나 운 하나만으로는 부족하다. 둘 다 필요하다.
역사에는 주로 승자에 관한 스토리가 담겨있다. 역사책에는 주로 승자에 관한 스토리가 담겨있다. 이는 단지 승자가 역사를 쓰기 때문이 아니라, 사람들이 인과관계를 알고 싶어하기 때문이다. 운이 스토리를 이끌어가면 지루해진다.
굴드는 말한다. "여러 번 연속 성공했다면 탁월한 실력에 기막힌 행운까지 겹쳤다고 보아야 한다." 여러번 연속 성공을 거두려면 먼저 실력 항아리에서 큰 숫자가 적힌 공을 꺼내고 나서 운 항아리에서도 계속해서 큰 숫자의 공을 꺼내는 행운을 만나야 한다.
ROIC 는 평균으로 회귀한다
특정 활동이 운-실력 스펙트럼에 놓이는 위치를 알면 그 활동의 평균 회귀 경향을 파악할 수 있으며, 두 항아리 모형으로도 설명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운의 영향을 전혀 받지 않는 활동이라면 운 항아리는 건드릴 필요가 없으므로 실력 항아리에서 꺼낸 숫자 즉 실력이 결과가 된다. 따라서 평균 회귀 경향은 전혀 나타나지 않는다.
그러나 실생활에서는 운이 결과에 미치는 영향을 가늠하기 어려워서 평균 회귀 경향을 정확하게 파악하기 힘들다. 다행히 축소계수 shrinking factor 가 포함된 제임스-스타인 추정량 James-Stein estimator 을 이용하면 평균 회귀 경향을 더 합리적으로 추정할 수 있다.
실제평균추정량 = 전체평균 + 축소계수(관찰평균-전체평균) |
가령 조가 시즌 초반에 기록한 타율이 3할 5푼이고, 전체 선수의 타율 평균이 2할 6푼 5리라고 하자. 여기서 '실제평균추정량'은 조의 진정한 실력을 나타내는 타율이다. '전체평균'은 전체 선수이 타율평균이고, '관찰평균'은 조가 시즌 초반에 기록한 타율이다. 통계학자 브래들리 에프론과 칼 모리스는 이와 관련된 논문에서 타율에 적용되는 축소계수를 약 2할로 추정했다. 제임스-스타인 추정량 공식으로 조의 시즌 타율을 추정하면 다음과 같다.
실제평균추정량 = 0.265 + 0.2(0.350-0.265) = 0.282 |
이에 따르면, 조의 시즌 타율은 2할 8푼 2리로 추정된다. 축소계수가 1.0이면 전적으로 실력에 좌우되는 활동이며, 전적으로 운에 좌우되는 활동은 축소계수가 0이 되는 것이다. 예측을 정확하게 하려면 반드시 평균회귀경향을 파악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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