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의 서로 다른 접근법인 기호 체계와 신경망의 가장 중대한 차이점은, 기호 체계에서는 프로그래머가 문제의 담화 영역을 구성하는 기호와 논리적인 규칙을 미리 규정해야 하는데 반해, 신경망은 단순히 프로그래머가 예를 충분히 제시하기만 하면 된다는 점이다. 신경망은 '어떻게' 풀어야 할지 컴퓨터에게 말하는 대신, '무엇'을 해주었으면 좋겠는지 예를 제시하는 방식이다.
여기서 핵심은, 우리는 흔히 로봇을 사물로, 프로그램을 문자화된 일련의 지시사항으로 생각하지만 사실 로봇이나 프로그램들은 '작업을 수행하고 정보를 처리하는 전기적 힘'이라는 현상의 단면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인조노동자들은 중세시대 요리사들이 쓰던 원시적인 도구와 다름없는 주방 도구들을 사용해 이 모든 기능을 해낼 것이다. 그것이 중요한 점이다. 미래는 우리가 예측하는 것보다 훨씬 과거와 비슷할 것이다. 삶이 복잡해질지 모르지만, 눈에 잘 띄지 않으면서 다재다능하고 여러가지로 호환이 가능한 기기들에 둘러싸여 지내기 때문에, 오히려 지금보다 더 단순해보일지 모른다. 기술적인 복잡성과 다양성을 향해가는 현재의 추세는 그저 일시적인 현상이다. 전기의 사용으로 촉발되었으며, 아직 형성되지 않은 기계 종족이 완전히 정착하면 마무리될 현대판 캄브리아기 대폭발이라 묘사할 수 있다.
대리로봇이 문제를 일으킨다면 p.124
- 노예규약
거꾸로 교실(flipped classroom) 에서는 학생들이 집에서 온라인 수업을 들으며 학습하고 학교에서는 교사나 조교의 도움을 받으면서 숙제를 한다. 교사들은 학생들 앞에서 직접 수업을 진행하기보다 그저 '학습 코치'의 역할만 맡는다. 그러면 필요한 자격도 줄어들고 직업적 성격도 변화하면서, 그렇지 않아도 이미 궁지에 몰린 교사들이 더 큰 도전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직업대출이라는 개념은 과거의 도제나 인터쉽 모델을 자유시장에 맞게 현대화한 것이다. 가장 큰 장점은 교육이 특정 회사나 직급에만 국한되지 않도록 일정부문 분리시켜서 고용주와 직원들 모두에게 득이 되도록 배려한 데 있다. 나는 왜 직업기술을 여타 자산들과는 다르게 꼭 무슨 중세 물물교환 제도 다루듯 해서, 결국 엄청난 사회적 비용을 발생시키는지 의문이다. 메이저리그 스포츠 선수가 미래 연봉을 담보로 내세울 수 있다면 일반인들이라고 그렇게 못할 이유가 있겠는가?
"맨 처음에 던졌던 '기계도 생각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은 의미가 없어서 토론할 가치도 없는 말이다. 그렇지만 이번 세기 말엽에 이르면 관련 용어의 쓰임과 학식있는 사람들의 의견이 상당이 많이 바뀌어서, 기계가 생각한다고 말을 해도 큰 모순을 느끼지 않게 될 것이다."
다시 말해 튜링은 기계의 지성을 평가하기 위해 거쳐야 할 시험을 만들려고 한 것이 아니다. 그는 이번 세기가 끝날 무렵이 되면 '생각한다'나 '지능'이라는 단어의 의미가 바뀌어서, 그의 테스트를 통과하는 것도 그의미 속에 포함되리라고 본 것이다. '음악'이라는 단어의 의미가 음악가가 만드는 소리를 재생할 수 있는 기계가 만들어 낸 음을 포함하는 쪽으로 변화했듯 말이다. 튜링이 예측한 것은 기계의 능력이라기보다 단어의 의미가 어디까지 허용되는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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