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루아의 반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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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화에는 순서가 있다

0. 자신의 시각을 정한다

클라이언트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의 의견이 어긋날을 때 그 선배는 "우리는 크리에이터 측에 서야지"라고 자신의 시각을 확실히 말했다. 일반적으로, 영업은 클라이언트의 이야기를 듣는 것이 일이므로 당시 나에게는 의외인 대답이었다. 선배가 그렇게 말한 이유는 클라이언트는 우리 회사와 일을 하지 않아도 비슷한 회사를 찾으면 되지만, 이 광고 일을 하는 동안 나에게 중요한 것은 크리에이터이기 때문이다. 회사 안팎의 우수한 크리에이터와 일을 하면 언젠가 성과를 낼 수 있지만, 우수한 크리에이터는 매우 적으므로, 그들로부터 신뢰를 얻는 것이 장기적으로 가장 중요한 일이라는 것이다. 이 선택이 맞았는지 틀렸는지는 모르겠다. 다만, 그 선배는 이와 같은 명확한 시각을 가짐으로써 주변 사람들의 이해도 구할 수 있고, 의사 결정에도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우리가 열심히 해야할 것은 단 한가지, 눈앞에 끝없이 펼쳐진 생각의 갈림길에서 자신의 시각을 관철하는 것이다. 

 

1. 본질을 파악한다

흔히 추상화라고 불리는 과정은 아래 3가지 과정을 거치면 된다.

  • 고유명사를 걷어낸다.
  • 시간의 흐름을 무시한다.
  • 행위와 현상의 관련성만 골라낸다.

2. 감정을 주시한다

3. 말을 정리한다

언어 센스는 키울 수 있는가?

센스는 경험과 가치 판단의 축적에서 비롯된다. 멋있는 것을 본 적 없는 사람은 멋있는 것을 만들 수 없고, 아예 멋있는게 뭔지도 모른다. 말모 마찬가지다. 알아듣기 쉬운 말, 이해하기 쉬운 말을 인생에서 많이 접하면 내가 무언가를 말할 때 그 말을 인용하거나, 그 말의 본질을 잘 선별하여 사용할 수 있으므로 결과적으로 쉬운 말, 완성도 높은 말을 사용하게 된다. 주변에서 자주 이야기하는 독서가 중요하다는 말은 그런 의미이며, 다양한 말을 알고 있는 만큼 언어화의 기술과 표현의 폭이 넓어진다. 좋은 말의 파편들과 그 기억들의 집약이 당신도 모르게 당신의 센스를 만든다. 그러다가 문득 정신이 들면 탁월한 언어 센스를 가진 사람이 되어 있다고 해도 전혀 신기하지 않을 것이다.

 

 

인간은 생각이라는 진짜 노동을 피하기 위해서라면 뭐든지 한다.

 

고민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말을 인수분해 함으로써 생각을 명확히 한다. 막연히 고민하는 사람도 많은데, 막말하면 이것이 바로 가장 쓸데없는 행동이다. 고민하는 것은 왠지 잘 모른 채로 우물쭈물하는 것이다. 앞으로 나가지도 도망치지도 못하고 생각이 한 곳에 머물러 있다. 물이나 공기처럼 생각도 변하지 않고 같은 곳에 머무르면 정체되어 버린다. 이를 인수분해 해야만 한다. '고민'이라는 말을 봉인하고 생각을 인수분해 하여 언어화하지 않으면 행동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랩을 잘하는 놈은 얼마든지 있다. 그래도 결국 살아남는 것은 할 말이 있는 놈뿐이다.
강하지 않으면 살아갈 수 없고, 부드럽지 않으면 살아갈 자격이 없다. - 레이먼드 챈들러

 

'직관은 직관이니깐 어쩔 수가 없잖아'라고 말하면 안된다. 직관은 말로 표현할 수 있다. 그렇게 믿는 것부터 시작하자. 그리고 직관을 말로 표현하는 노력이야말로 비즈니스다. 말로 표현해서 허락을 받거나, 다시 현실화하는 가능성을 만들기도 한다. 정보의 파편을 모아서 논리를 만든다. 이것이 바로 비즈니스이자 돈이 되는 과정인 것이다. 

 

말로 표현한다는 것은 생각이 현실을 따라잡아 넘어설 수 있는지 실험하는 것이기도 하다. 이런 것을 우리는 항상 머릿속에서 시도하고 있다. 너무 대단하다고 할 수 밖에 없다.

 

'해봤는데 잘 안 됐다'고 말하는 것은 진보다. 그러면 무한한 가능성 중 한 가지 선택지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광고대행사에서 신입 카피라이터는 100개 이상의 아이디어를 내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는 '100개의 정답'을 찾는 것이 아니라 '틀린 것은 틀린 것이다'라는 것을 확인하기 위해서 말로 표현하는 것이다.

 

 

언어화의 힘
국내도서
저자 : 미우라 타카히로 / 김영혜역
출판 : 시그마북스 2020.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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