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루아의 반서재

1. 무대장치의 의도

1) 우리 모두가 동일한 언어로 말하지 않는다. 

 

2) 데보라 태넌의 2개의 언어적 시스템

 (1) 수직적이고 위계적인 소통구조 - 지위와 영역이라는 두 개의 축 없이 제대로 소통하지 못함

 (2) 수평적 소통구조 - 내용적 논증과 연대감이라는 메시지가 중요, 기능적 이해관계

 

3) 수직적 언어적 시스템은 3단계에 걸쳐 심화된다

High Talk

- 논거에 집중, 권위있는 이름과 정보, 사상들이 높이 평가받음. 아이러니 역시 큰 비중 차지함

- 언어적 접근, 지성적인 속성

 

Basic Talk

- 말을 통한 대화가 이루어지기는 하지만 결코 (그리고 다분히 의도적으로) 지성적이지 않음

- 반복이라는 전술이 지속적으로 투입

- 질문에 대해서는 내용적으로 합당한 대답이 아닌 완전히 다른 것을 이야기함

 

Move Talk

- 언어적 말하기가 사라진다

 

4) 우리는 '언어적'이라는 것이 의사소통의 유일한 합법적 지침이라고 믿는 실수를 하지 말아야 한다. 언어적 소통이 중단되면 빈틈이 생겨나게 되고, 이 빈틈을 '비언어적'인 것이 채우게 되는데, 우리는 이를 일종의 결함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무브토크는 결함이 아니다. 

5) 하이토크는 이성적인 근거들을 감정적 동요없이 교환하는 것이며, 마지막에는 객관적인 사실에 이를 뿐이다. 또한 객관적으로 야기된 합의에 대한 안도감 같은 것을 제공한다.

 

2. 논거의 무기력

1) 힐러리 그녀는 말을 많이 하는 법은 알지만, 말을 적게 하는 법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

클린턴이 미국의 금융 위기를 거론하면서 트럼프가 이로부터 개인적으로 얼마나 많은 이익을 얻었는지를 언급하며 트럼프를 질책한다. 그렇다면 트럼프는 이제 자신을 정당화하기 시작할까? 차별화된 논증으로 이러한 클린턴의 주장을 반박할까? 클린턴이라면 그렇게 했을 것이다. 하지만 트럼프는 그 대신 그저 이렇게 말할 뿐이다. "그런 걸 비즈니스라고 부르죠" 뻔뻔함은 아주 단순해야만 기능을 발휘한다. 

 

2) 베이직토크의 대가는 트럼프임이 드러난다. 트럼프는 훨씬 더 짧게 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 그렇게 말한 적 없습니다." 클린턴이 그가 언제 그런 말을 했는지 얼마나 잘 알고 있는지 입증해 보이려고 할 때 트럼프는 변명처럼 들릴 수 있는 어떤 디테일도 말하려고 하지 않는다. 그 대신 따분한 말을 계속 반복한다. "난 그렇게 말한 적 없습니다." 이 말이 거짓말일지라도 말이다. 

 

3) 옳은 말을 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어떤 도구가 아주 쓸모가 있다면 당연히 계속 사용하기 마련이다. 트럼프는 흔들림없이 계속해서 베이직 토크를 이어간다. 클린턴은 객관성이 결여된 비난을 듣고서도 오로지 객관적인 사실로만 응수하는 것일까? 여러 층위를 옮겨 다니며 대화를 할 수 있다는 사실이 얼마나 더 명백해져야 한단 말인가? 

 

4) 듣기는 좋지만 결코 성공하지 못해요

이는 모든 논거를 한 방에 무산시킬 수 있는 말이다. 이러한 말에 왜 똑같이 단순하게 응수하지 못하는 것일까? 

다른 후보들은 납세 내역을 공개했는데, 왜 당신은 공개하지 않았는가? 라는 클린턴의 질문에 대한 그의 대답은 "그러니까 제가 똑똑한 거죠" 였다.

클린턴은 거의 항상 옳은 말만 하는 것외에는 아무 것도 하지 못한다. 나폴레옹은 자신이 아는 유일한 달변의 기술은 반복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그리고 이 말을 가장 잘 알아들은 사람이 있다면 바로 도널드 트럼프일 것이다.

 

3. 개방된 공간

1) 모든 게 그저 말일 뿐

클린터의 논증 노선에 맞서 트럼프는 그저 아주 단순하게 응수한다. "모든 게 그저 말일 뿐입니다." 그리고 또 한 번 반복한다. "여러분, 그것은 그저 말일 뿐입니다." 이 말은 내용상으로는 시청자들을 몸서리치게 만들 수 있다. 하지만 기교면에서는 한마디로 아주 훌륭하다. 

트럼프를 수비 태세에서 실제로 벗어나게 해준 효과적인 첫 번째 반격은 반칙을 통해 성공한다. 트럼프의 성추문과 르윈스키 스캔들은 별개의 문제인데도 트럼프는 이렇게 말한다. "나는 말만 했지만 그는 행동으로 옮겼다." 이 나라 정치 역사상 빌 클린턴만큼 여성들을 학대한 사람이 없다는 것이다.

 

2) 공간을 작업하다

클린턴은 트럼프 옆을 지나 자신에게 질문을 한 청중 한 명에게 다가간다.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약 2미터 간격을 두고 그녀의 등 뒤에 트럼프가 있기 때문에 그녀는 그가 그 자리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 볼 수가 없다. 트럼프는 보란 듯이 얼굴을 찡그리고 있다. 최고의 무브 토크다!

 

4. 훈련거부

1) 훈련없이는 어떠한 기술도 불가능하다

최악의 경우를 대비하는 훈련을 함으로써 가장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최대의 확실성을 담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왜 실제에서 그렇게 구체적으로 훈련하지 않는 것일까?

또한 사안에 대해 말만 하는 것으로도 충분하지 않다. 이를테면 내가 이사회 앞에서 프레젠테이션을 하면서 세부적인 내용을 장황하게 설명한다. 그런데 누군가 주제와는 전혀 상관없이 그저 나를 웃음거리로 만들려는 마음에서 내 헤어스타일이나 넥타이 무늬에 대해 부정적 언급을 한다. 나는 이럴 때 내가 어떤 느낌을 받을지 미리 경험해보아야 한다. 이럴 경우 나는 어떻게 해야 할까? 몸이 얼마나 뻣뻣해질까? 이러한 경직 상태에서 어떻게 빠져나올까? 이러한 당혹감을 어떻게 극복할 것이며, 이러한 압박 속에서 어떻게 하면 자신감을 잃지 않을까? 이러한 상황을 연극처럼 훈련해보면 기지를 발휘해야 한다는 이러한 요구가 도리어 뇌에 빗장을 걸어 잠그는 결과를 초래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다양한 반응을 연출해서 테스트하다 보면 경직 상태에서 빠져나오게 도와주는 다른 수단들이 있다는 사실도 드러난다. 

 

 

5. 사라진 대안

1) 그녀는 세 번의 토론을 볼륨을 끈 채로 관찰해보니 트럼프가 얼마나 우세했는지를 비로소 분명하게 알게 되었다고 한다.

 

2) 세 가지 공격단계에는 이중적 규칙이 적용된다. 상대가 일단 효과가 더 큰 단계로 심화할 경우 낮은 단계로 물러나는 것은 무의미하고 어리석은 행동이다. 그리고 공격 받은 쪽은 상대보다 더 높은 단계로 오르지 못한다면 적어도 상대의 언어 기술 수준에 맞춰야 한다. 최소한 교착상태에 이를 때까지 혹은 상대가 다시 내 말을 들을 준비가 되었다는 신호가 있을 때까지면 충분하다. 

 

3) '신속하게'는 '신속하게'라는 뜻입니다. 트럼프처럼 감정을 상하게 하지는 않지만, 구조적으로 정확히 똑같은 방식이다.

 

4) 당사자들은 상대가 현재 어떤 상태에 머물러있는지 가장 먼저 명확히 판단해야 한다. 그저 당연한 이야기가 아니다. 왜냐하면 수평적으로 소통하는 사람들은 아무 생각 없이 상대도 나처럼 하이 토크에 강한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전제에서 출발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그렇지 않은 경우가 더 많다. 이러한 내적 질문 행위를 하게 되면 종종 짧은 휴지기가 생겨난다. 하지만 이는 위계를 중시하는 사람들을 마주할 때 결코 약점이 아니다. 그들은 종종 의도적인 침묵을 결점이 아니라 일종의 선언이라고 생각한다. 말하자면 언어적으로 대답하기 전에 상대 역시 언어적 단계에 머물러 있는지를 명백히 파악하는 것이 좋다. 

 

6. 앞무대의 법칙

1) 사무보다는 총장을 강조하다

개인적인 호칭은 위계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의도하지 않은 완전히 다른 효과를 드러낸다. 말하자면 그러한 사람들에게 이름을 부를 경우 그들은 상대의 생각을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는다. 도널드는 세 번의 대선 토론 동안 힐러리의 이름을 거의 부르지 않았다. 오히려 그는 '클린턴 장관'이라는 거리감 있는 직책 호징을 자주 사용했다. 또한 그는 그녀에게 직접 말을 걸지 않고, 마치 그녀가 같은 자리에 없는 것처럼 그녀에 대해 이야기했다('그녀는 방금... 그녀는 이제....'). 수직적으로 소통하는 상대를 대화 초반부터 제압하려면 지위 메시지를 사용하는 것이 가장 빠르다. 

 

 

7. 두 시스템을 넘나드는 용기

1) 생소한 언어시스템에 도덕적 비난을 하는 것은 아무 의미가 없다

이러한 배경에서 정말로 똑똑한 처신은 이를테면 이중 언어를 구사하는 것이다. 내 앞에 누가 있는지에 따라 필요한 경우 전환을 실행할 수 있어야 한다. 내가 아랍권 사람들과 관계할 경우를 대비하여 아랍어를 조금 배우는 행동이 나의 진짜 모습에 위배될까?

 

 

8. 테플론 문구

1) 독창성의 반대

상투어는 단순하고 완전히 교환가능하며 전혀 독창적이지 않다. 상투어는 내용에 관해서는 아무 것도 말해주지 않기 때문에 언제나 투입될 수 있다. 또한 상투어에는 어떤 진술도 능가하는 자명함이 담겨져 있으며, 상대를 억지로 누르지 않아도 도도함을 풍기는 힘이 있다.상투어에는 언제나 개인적인 감정이 배제되어 있다. 개인적이지 않기 때문에 필요하면 다시 취소할 수 있다. 

 

2) 상투어의 서식지

미팅에서는 상투어의 열매들이 다채롭게 자라날 수 있는 비옥한 서식지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상투어라는 도구는 자주 출현하지만 종종 간과되거나 과소평가된다. 이러한 모든 상투어들이 독창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성인들은 종종 이런 상투어를 사용하기를 꺼려한다. 

 

3) 상투어의 킬러

하나는 내용적인 의미가 담기지 않은 무난한 상투어를 어느 정도 과장해서 말하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나를 겨냥했던 상대의 말을 그대로 인용해서 하는 것이다. 상투어는 베이직 토크의 특수한 형태다. 상투어에는 오로지 상투어로만 대적할 수 있다. 

 

9. 무지한 자들과 이야기하다

1) 무지한 자들을 대적하는 최선의 방법은 전환이다. 즉 두 시스템을 오갈 수 있는 능력이다. 

 

2) 황금법칙

  • 자신의 언어 습관을 비판적으로 탐구하라
  • 반사적인 도덕적 분노를 내려놓아라
  • 논쟁의 요점에서 벗어난 소통을 인지하라
  • 분명하게 발언하라
  • 상대가 내 말을 경청하리라고 가정하지 말라
  • 객관성이 결여된 말을 들어도 패닉에 빠지지 마라
  • 교착상태의 아름다움을 인지하라
  • 천천히 승리하라
  • 예의를 상대화하라
  • 정당화하지 말라

 

 

무지한 자들과 대화하는 법
국내도서
저자 : 페터 모들러 / 김현정역
출판 : 시그마북스 2020.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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