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루아의 반서재

불편을 많이 느낄수록 두려움을 경험할 가능성도 더 커진다. 그리고 두려워질수록 우리는 더욱 불편해진다. 결국 이 두 가지 힘은 서로 꼬리에 꼬리를 물면서 우리를 위험한 악순환 고리에 가둬 놓는다.


세포 수준에서의 조건화 : 염증과의 연관성


부적응 습관의 조건화는 생각, 행동, 증상에만 국한되지는 않는다. 조건화는 실제로 좀 더 원초적인 수준인 세포수준과 생화학적 수준에서도 일어날 수 있다.


세포에서 일어나는 조건화는 대부분 유용하다. 대부분의 경우 이것은 생명을 구하고 생존을 가능하게 하는 소중한 과정이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이 조건화된 세포들이 자신의 목표에 과도하게 집착하는 경우가 생긴다. 그래서 실질적인 위협이 없고, 전투를 일으킬 필요도 없는데, 괜히 싸움을 만들어서는 성가신 침입자들을 공격하는 대신 신체 기관을 공격하기 시작한다. 이것이 자가면역질환이 일어나는 원인이다.


간단하게 설명하면 염증이란 공격에 대한 우리 몸의 방어능력을 강화하는 수단이다. 이 공격은 감염이 될 수도 있고, 베인 상처, 인후염도 될 수 있다. 신체는 자기 세포들의 힘을 돋우고, 질병이나 감염을 피하기 위해 염증을 일으킨다. 따라서 염증의 원래 의도는 건강을 도모하기 위한 것이다. 하지만 나이가 들거나, 만성적인 스트레스와 그로 인한 동요, 불편에 직면하다 보면 우리 몸에서 일어나는 염증의 양이 필요 이상으로 많아진다. 어떻게 보면 우리 몸이 자연적인 견제와 균형을 상실하기 때문에 그 결과로 항체들이 그랬던 것처럼 염증반응도 싸워야 할 적도 없는 상태에서 미친듯이 날뛰기 시작하는 것이라 볼 수 있다.


염증과정이 조건화될 수 있음을 증명한 초기 연구 중 하나가 1982년에 <사이언스>에 발표되었다. 이 쥐의 염증 반응 실험에서 보였듯이 이런 변화가 인간의 대뇌피질에서 일어나는 복잡한 추론 과정 등을 거치지 않고 그냥 세포수준에서 일어났음을 명심해야 한다. 만약 우리 몸의 가장 기초적인 단위인 세포를 대뇌의 각성 범위 바깥에서 훈련시킬 수 있다면, 사실상 우리 몸에서 일어나는 거의 모든 과정을 특정 방식으로 작동하도록 훈련시키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습관의 핵심에는 조건화가 놓여있다는 사실을 놓고 봤을 때, 우리가 불편에 대해 좀 더 건강하고 우호적으로 반응할 수 있도록 스스로를 재조건화시키는 능력이 필수적이라 할 수 있다. 이것이야말로 변연계를 재훈련하는데 있어서 가장 핵심적인 요소이다.

 

 

 

편안함의 배신
국내도서
저자 : 마크 쉔,크리스틴 로버그(Kristin Loberg) / 김성훈역
출판 : 위즈덤하우스 2014.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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