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루아의 반서재

 

 
 
1 세상에 만연한 착각 중 하나 - ​인과관계와 상관관계
인과관계가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하면 단순한 상관관계를 인과관계로 착각한다는 것.
이는 '빅데이터'라는 시류로 인해 그 정도가 더해지고 있다. 엄청난 양의 자료를 수집하여 유형을 관찰하면 흥미 있는 결론을 이끌어낼 수 있다는 얘기인데, 여기에는 커다란 문제가 있을 수 있다. 근본적으로 인과관계가 아닌 상관관계를 근거로 자료를 접근하기 때문이다. 데이비드 브룩스 David Brooks 의 말을 들어보자.​
 
"자료 조직 방법과 비교 대상에 따라 상관관계가 있는 대상은 수도 없이 많다. 무의미한 상관관계에서 유의미한 상관관계를 가려내려면 인과 가설에 의존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면 결국 인간이 만들어내는 이론의 세상에 다시 발을 들여놓게 된다."
 
2 타인에게 동기를 부여할 때 고려해야 할 사항
인센티브는 이익을 거둘 수 있을만큼 커야 한다.​ 인센티브를 가격이라고 생각해보자. 금액이 크다면 사람들은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사람의 의도대로 행동할 가능성이 커진다. 따라서 인센티브는 넉넉하게 주거나 그렇지 않으면 차라리 주지 말아야 한다. 몇 가지 예를 살펴보자.
◇ 탁아소의 벌금
10분 이상 지각한 부모에게 벌금 3달러 부과 → 탁아소에 늦게 나타나는 부모의 수가 급격하게 증가​
벌금제도가 생기기 전까지는 탁아소에 제시간에 도착하는 것이 자녀와 탁아소 원장, 직원에게 '옳은 일'이라는 데 암묵적으로 합의했었다. 하지만 벌금제도가 도입되면서 부모와 교사 사이에 합의되어  있던 암묵적 동의의 의미가 달라졌다. 벌금은 교사들의 초과 근무를 편의를 제공하는 상품으로 추락시키고 말았다. 완벽하지 않았던 부모와 탁아소 간의 계약이 완성된 것이다.
◇ 캔 재활용시 하나당 5센트의 보상금 지급
하나당 5센트라는 미미한 보상제도는 재활용에 앞장서는 이웃을 환경보호에 앞장서는 높은 인격의 소유자에서 구두쇠나 돈 몇 푼에 벌벌 떠는 불쌍한 사람으로 만들어버렸다.​
3 성별격차를 줄이기 위해 할 수 있는 일들
남녀의 경쟁심 차이는 ​부분적으로 문화적 영향력 때문이므로, 성평등을 이루려면 여성 농구팀이 남성과 동일하게 경제적 지원을 받도록 투자하기 보다는 오히려 조기 아동교육에 투자하는 편이 좀 더 바람직할 것이다. 그리고 부모의 경우, 성장하면서, 특히 사춘기 무렵에 좀 더 경쟁적 환경에 딸들을 노출시키는 것이 무척 중요하다.
부모, 교사, 아동 관련 분야의 종사자는 누구라도 생물학적 이유만이 아니라 사회화가 여자 아이의 경쟁심을 결정한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수학을 잘하는지, 가지고 노는 장난감이 분홍색 인형인지 검은색 트럭인지, 학교에서나 운동경기에서 경쟁심을 발휘하는지는 선천적으로 정해져 있지 않다. 자녀가 인센티브에 반응하도록 사회화 방식을 바꾸면 자녀의 미래를 바꿀 수 있다.
남자아이와 여자아이의 사회화 양상을 철저하게 바꾸는 방법으로 우리가 생각해낸 묘책은 남녀공학 대신 남학교와 여학교를 분리하는 시스템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연구결과를 보더라도 여전히 여자아이보다는 남자아이들이 교사의 관심을 더 받고 있기 때문이다.
4 즉각적 보상과 지연된 보상
학생들은 즉각적 보상에 반응하고, 나중에 보상하겠다고 말하기보다는 보상을 미리 주었다가 빼앗아간다고 위협하는 방법이 학생에게도 교사에게도 더욱 강력하게 영향을 미쳤다. 독해와 수학을 가르칠 뿐 아니라 인내 같은 비인지적 기술의 가치를 알게 하고, 미래를 위해 투자하면 나중에 크게 보상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학생에게 인식시키는데 부모의 참여가 유용하다.
5 넛지와 뉴슨스
장기는 항상 필요하므로 미국 일부 주와 전 세계의 정책수립자들은 장기기증자를 쉽게 구할 수 있는 대책을 세워왔다. 운전면허증을 갱신하는 등 공무를 신청할 때 신청인은 옵트인 opt in (장기기증에 분명하게 동의해야 장기기증자가 된다는 뜻)이나 옵트아웃 opt out (자발적으로 선택하지 않을 때 선택되는 디폴트 옵션, 즉 거부하지 않으면 자동적으로 장기기증자가 된다는 뜻)할 수 있다. 특히 신청자가 기증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직접 표시하지 않으면 기부 의사가 있는 것으로 간주하는 옵트아웃 정책을 펼치면 장기기증률이 증가한다는 강력한 증가가 있다. 오스트리아처럼 옵트아웃 정책을 실시하는 나라의 장기기증률은 99%에이를 정도로 높은 반면, 독일처럼 옵트인 정책을 실시하는 나라의 장기기증률은 12% 정도에 머문다. 옵트아웃 제도는 시카고 대학교 소속 행동경제학자인 리처드 탈러가 주장하는 '넛지' nudge (강요하지 않고 유연하게 개입하여 타인의 선택을 자연스럽게 유도하는 방법)를 이용한 완벽한 예이다.
하지만 옵트아웃 제도가 부정직할 수 있다는 비판이 있다. 예일대학교의 딘 칼런 Dean Karlan 은 장기기증 확대를 사명으로 삼고 있는 비영리단체 도네이트라이프​와 손잡고 전혀 다른 방식인 '뉴슨스' nuisance (귀찮게 조르는 행위)와 넛지를 대비시키는 실험을 했다.
우선 주민들에게 운전자 등록을 새로 하면서 앞으로는 기증 등록이 불가능할 수도 있다고 말하고, "장기기증자 등록에 관한 정보를 받고 싶습니까?"라는 중요한 질문을 던졌다. 정보를 받겠다고 선택한 사람은 양식에 이름, 주소, 성별, 생년월일 등을 적었다. 조교들이 접촉한 사람의 24%가 등록했고, 실험은 이들을 기본집단으로 삼았다. 
1) 옵트아웃의 디폴트 옵션을 바꿔, 사람들이 장기기증에 관해 어떤 정보도 받지 않으려면 그 의사를 직접 표시해야 하는 옵트아웃 양식을 따른다면 어떻게 될까? 이 또 다른 처치집단에서는 정보를 원하지 않는 사람은 양식에 이름과 주소 등을 기입해야 옵트아웃할 수 있었다. 이번에는 조교들이 접촉한 사람들의 31%가 등록했다. 디폴트 옵션을 바꾸는 것은 기증자를 늘릴 수 있는 인센티브가 되기에 충분했다. 
2) 다른 실험에서는 등록 양식을 훨씬 간편하게 만들어 양식에 이름만 적으면 도네이트라이프에서 정보를 받을 수 있었다. 이번에는 32%가 정보를 받겠다고 동의했다. 이 결과를 보더라도 장기를 기증하겠냐고 직접 묻기 보다는 이러한 방법을 사용했을 때 장기기증자를 더욱 많이 확보할 수 있었다. 
실험결과에 따르면, 뉴슨스를 줄여서 사람들의 시간을 절약해주고 실랑이를 벌이지 않는 방법이 넛지보다 효과가 약간 나았다. 따라서 사람들을 장기기증자로 등록시킬 때 디폴트 옵션을 반드시 사용할 필요는 없다. 솔직한 태도를 취하면서도 여전히 등록률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6 사회적 압력과 낮은 가격제도
콤팩트 형광전구를 사게 만다는 둘째 방법은 이웃이 사용하고 있다고 말하는 것이다. 주민에게 이웃의 동향을 상기시키면 5달러짜리 꾸러미의 가격을 70% 낮출 때와 같은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중요한 사실은 우리가 다시 찾아가 낮은 가격에 콤팩트 형광전구를 사라고 하자 사람들이 구매했다는 것이다. 이 때 기억해야 할 점이 있다. 사람들의 행동을 바꾸는 최고의 도구는 사회규범과 가격정책을 결합하여 서로 보완하고 강화하는 것이다. 동료압력에 대해 이야기해보자. 사람들이 동료에 뒤지고 싶어하지 않으므로 동료가 무엇을 하는지 알리면 사람들을 시장으로 끌어들여 콤팩트 형광전구를 사게 할 수 있다. 하지만 일단 콤팩트 형광전구를 사고 나면 동료 압력의 효과는 그다지 크지 않다. 이 때는 제품을 좀 더 낮은 가격에 제공하면 콤팩트 형광전구를 더욱 많이 구매할 것이다. 
이렇게 사회규범과 가격정책을 결합하면 저공해 상품을 구매하도록 사람들을 납득시킬 수 있다. 좀 더 범위를 넓혀 말하자면, 환경에 유익한 저공해 기술을 보유했을 때 정부나 기업체는 사회규범을 지닌 시장에 첫발을 내디뎌야 한다. 그러나 일단 사회적 압력의 이익을 누리고 나면 더 이상 효과가 없을 것이다. 이 때가 바로 낮은 가격제도를 도입해야 하는 시점이다. 
7 손실 프레이밍
확실히 근로자에게는 상여금을 잃을지 모른다는 두려움이 미치는 효과가 상여금을 얻을 수 있다는 기대보다 컸다. 달리 표현하자면 채찍과 비슷한 모양의 당근이라면 효과가 더 좋을지도 모른다. 하지마 이처럼 당근과 채찍을 함께 제공하는 이중적  대우를 하는 기업에서 누가 일하고 싶을까? 여하튼 손실은 삶의 단면이다. 누군가는 살아가며 감수해야 한다. 우리는 손실이 강력한 동기부여 수단이라 믿는다. 기업은 생산성을 부추키기 위해 해고라는 카드로 직원을 위협하면서도 손실 프레이밍은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8 실험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1) ​실험하지 않는 이유
 (1) 높은 자리에 앉아있는 사람은 그들의 제국을 다른 방식으로 운영해야 한다고 지적하는 것을 싫어한다
 (2) 순수하게 관료적 타성 탓이다
 (3) 관리자들은 변화와 미지의 상황에서 느끼는 불확실성을 두려워한다.
2) 이러한 걸림돌은 아래 두 가지 별개의 방식으로 극복할 수 있다. ​
 (1) 하향식 접근방식으로 '단기 이익이 우선'이라는 일반적 정신에서 벗어나 기업의 성과를 향상할 수 있는 실험을 권해야 한다.
 (2) 상향식 접근방식으로 직위가 낮은 관리자들이 소규모 현장 연구를 실시하여 이에 관련한 비용과 이익을 포함한 결과를 경영진에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 ​
돈을 더 많이 벌고 싶은가? 그렇다면 현장실험을 실시하라.
위대한 기업이 되고 싶은가? 그렇다면 더더욱 현장실험을 실행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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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행동하게 하는가
국내도서
저자 : 유리 그니지(Uri Gneezy),존 A. 리스트(John A. List) / 안기순역
출판 : 김영사 2014.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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