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루아의 반서재

 

 

 

방금 그 선택은 과연 당신의 '생각'인가?

 

 

 

<제1부 왜 우리의 선택은 늘 완벽하지 못할까?>

제1장 똑똑한 생각, 그리고 멍청한 결정

 

데이터 홍수의 긍정적인 측면

정보를 가공, 편집, 검열되지 않은 원래 상태로 얻을 수 있다는 점이다. 이제 우리는 전통적인 게이트키퍼(뉴스나 정보의 유출을 통제하는 사람)의 개입을 거치지 않고도 출처에서 직접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이는 우리가 결정을 내릴 때 커다란 기회를 제공하지만, 과연 이 수많은 데이터 중에서 무엇을 믿어야 할까라는 과제를 남긴다.

 

<제2부 당신의 결정이 착각하는 것들>
제2장 보지 못한 것과 보지 않으려 한 것
제3장 우리 주위의 ‘선택 설계자’들

 

기준점 오류 : 시작이 다르면 결과도 달라진다

제공받은 기준점에 준해 판단을 내리는 것을 '기준점 오류(anchoring)'라고 한다. 예를 들어 사람들에게 주민등록번호 마지막 두 자리로 구성된 숫자를 적으라고 한 다음, 어떤 경매에서 얼마의 값을 제시할 생각이 있느냐고 물어보면 사람들은 적은 숫자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가격을 제시한다. 그 숫자가 경매에 나온 물품의 가치와 전혀 연관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무의식적으로 입찰가의 기준으로 삼은 것이다. 그리고 무의식적으로 고착하게 된 숫자가 크면 클수록 그들이 결정한 금액 역시 컸다. 그래서 부동산 중개인은 보통 가장 비싼 집을 먼저 보여 준다. 그렇게 함으로써 나중에 보여 줄 집들이 비교적 싸게 느껴지도록, 좀 더 정확하게 말하면 그들이 당신의 마음속에 심어 둔 '기준점'과 비교했을 때 사게 느껴지도록 하려는 것이다.

사람들은 분수와 백분율을 지각할 때 분명한 차이를 나타낸다. 숫자 정보를 빈도의 형태, 즉 환자 100명 중 20명이 문제를 일으킨다고 들으면 우리는 무서운 이미지를 떠올린다. 하지만 백분율로 들으면 그런 정서 반응이 나타나지 않는다. 만일 여러분이 어떤 수술을 받아야 하고, 주치의가 수술 후 합병증이 나타날 가능성이 10번 중 1번이라고 말한다면 아마도 쉽게 겁을 먹을지 모른다. 하지만 마음을 가라앉히고 합병증이 나타날 가능성이 10퍼센트라고 스스로에게 말해보자. 좀 덜 나쁘게 느껴질 것이다. 그리고 이 기분은 여러분이 수술 여부를 결정할 때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만약'을 상상하여 속임수에 대비하라

- '만약을 상상하는' 질문을 던지는 행위만으로도 대안과 다른 시각을 고려할 수 있어 우리에게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유도 자극, 기준점, 미사여구로부터 거리를 둘 수 있다고 한다.

- 지금 하려는 결정을 좀 더 적극적으로 자세히 들여다볼 수도 있다. 예를 들어 매물로 나와있는 비슷한 주택의 가격을 찾아볼 수도 있고 차를 실제로 어떻게 사용할지 생각해볼 수도 있다. 장거리 운행용으로 쓸 차인가? 시내에서 쓸 소형차인가? 가족용인가, 혼자서만 쓸 차인가? 질문을 던지다 보면 사람들이 당신을 좌지우지하기 위해 던져 놓은 틀과 기준점을 몰아내고 좀 더 정확한 데이터로 대체할 수 있다.

- 그외에 효과가 있는 전략으로는 당신의 마음이 기울여져 있는 방향과 정반대의 선택지에 해당하는 사례를 만들어 보는 방법이 있다. 예를 들어 왜 그 집을 사지 않는지, 왜 그녀와 데이트를 하는지, 왜 그 차에 기준 가격의 반액을 제시하는지 이유를 적어 볼 수 있다. 정반대로 행동할 이유를 분명히 표현함으로써 최초 입장을 좀 더 객관적인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는 위치에 서는 것이다.

- 결론에 도달하기 전에 애초에 의사를 결정하려고 했던 환경에서 벗어나보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다.

- 우리는 또한 우리에게 정보를 '전해 주는' 사람이 누구인지 자주 자문해야 한다. 그들의 의도는 무엇인가 등 말이다. 일단 그들의 의도를 확실히 알알았다면  그들이 주장을 펼친 방식이 어떻게 당신에게 영향을 미쳤는지 자문해 보라.

- 그 외에 언어와 관련해 다음과 같은 사항들도 고려해보라. 사용된 언어를 철저하게 분석하고 화려한 미사여구를 제거하다 보면 기존과 같은 즉각적인 반응은 더 이상 나오지 않을 것이다.

- 가능한 한 객관적으로 결정을 내리고자 한다면 포장지를 벗겨 내거나 정보를 전달받는 형태 자체를 바꿀 수 있는 방법이 있는지 생각해 봐야 한다.

- 이 방법들 말고도 시간적인 여유가 없을 때 활용할 수 있는 좀 더 간단한 전략이 있다. 당신이 외부의 영향, 유도자극, 기준점에 얼마나 취약한지 받아들인 다음 당신의 판단이 어느 정도까지 왜곡될 수 있는지 적극적으로 생각하는 것이다.

의심하기, 질문하기, 스스로 생각하기

그럼 대체 누굴 믿어야 할까? 다른 사람이 아닌 이 사람이 믿을 만한지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일반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한 가지 전략은 스스로 전문가가 되는 것이다.

에이즈 발생 초창기에 의학 교육도 받은 적도 없고 과학자도 아니었던 미국의 에이즈 환자들 역시 그랬다. 환자들이 그럴듯하게 말할수록 의사와 연구자들은 더욱 진지하게 받아들였고 그 결과 환자들은 자기 상태를 더 잘 관리할 수 있었다. 하버드에서 독일 예술과 영화를 공부했던 프리랜서 시나리오 작가 마크 해링턴은 밤새도록 에이즈와 관련된 전문 용어 목록을 작성했다. 이 똑똑한 에이즈 운동가이자 펑크 로커인 브렌다 레인은 "전문 용어를 이해하기 위해 과립대식세포집락자극인자(GM-CSF)에 관한, 두께가 30센티미터쯤 되는 책들을 열번쯤" 읽었다. 에이즈 환자들은 스스로 논문과 책을 탐독하고 학회에 참석했으며 연구 계획서를 면밀히 검토하고 호의적인 전문가들로부터 지식을 흡수했다. 그래서 1980년대 후반 바이러스학, 면역학, 분자생물학, 생물정역학에 놀랍도록 정통한 에이즈 환자 집단들이 생겨났다.

 

<제3부 내 생각은 누구로부터 나온 것인가>

제4장 의심하지 않는 사람들
제5장 책상물림들은 모르는 경험과 현장의 가치  

<제4부 보이지 않는 가상 세계에서 진실을 보는 법>

제6장 함께 만들고 함께 엿들어라 
제7장 모니터 뒤에 숨은 거짓말쟁이를 걸러 내라 
제8장 수학 울렁증을 극복해야 하는 까닭 

 

암에 걸리지 않았을 확률은? : 조건부 확률의 문제

Q. 구체적인 예를 들어, 유방암 검사에서 양성 결과가 나왔다고 가정해보자. 그리고 유방 X선검사가 유방암에 걸린 여성의 90%를 정확하게 진단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검사 결과가 잘못되었고 당신이 실제로는 유방암에 걸리지 않았을 확률은 얼마인가?

A.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확률이 10% 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검사 결과가 양성이었을 때 암에 걸리지 않았을 확률은 약 91%이다.

 

이런 혼란이 발생하는 이유는 어떤 사건이 발생했다는 제약 아래 다른 사건이 발생할 가능성을 의미하는 '조건부 확률'이라는 개념을 잘 이해하지 못했을 때, 더 정확히 말하면 별개의 조건부 확률 두 종류를 구분하지 못할 때 발생한다.

1) 하나는 특정한 증거가 주어졌을 때 어떤 '가설이 참'일 확률이고

2) 다른 하나는 가설이 주어졌을 때 '증거가 참'이 될 확률이다.

 

문제는 유방암에 걸렸다는 가설과 검사 결과의 증거를 혼동한데서 발생했다. 가설에서부터 시작해보자.

당신이 정말로 암에 걸렸다면 검사 결과가 맞을 확률은 정말로 90%다.

그러나 암에 걸렸을 확률이 얼마인지 측정하려면 실제 증거인 양성 검사결과에서부터 거꾸로 생각해야 한다. 구체적으로 말해 우리는 두 가지 숫자, 즉 진양성(correct positive)일 가능성과 위양성(false positive)일 가능성을 비교해봐야 한다. 그러려면 기준치 위험도(baseline risk)라는 정보가 필요하다. 이 경우 검사 결과가 틀렸을 가능성이 얼마인지 판단하기 전에 '유방암에 걸렸을 가능성이 있는 50세 이상 여성'의 비율을 알아야 한다.

이 경우 기준치 위험도가 100분의 1이라고 해보자. 이는 비슷한 연령대 여성 100명 중 한 명이 유방암에 걸린다는 뜻이다. 그 한 명이 검사를 받을 경우 결과는 아마도 진양성 결과가 한 건 나올 것이다. 그러나 유방 X선 검사의 정확성은 90%밖에 되지 않으므로 유방암에 걸리지 않은 99명중에서도 잘못으로 양성 판정을 받을 확률이 10퍼센트이며 이는 약 10명에 해당한다. 따라서 100명 중에서 11명이 양성 판정을 받게 되지만 그 중에서 정확한 결과는 단 한 명이다. 그러면 당신이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았을 때 암에 걸리지 않았을 확률은 11분의 10으로 약 91%다. 경험적으로 생각해볼 때 검사를 받는 사람의 수가 많을수록 그리고 희귀한 병일수록 양성 결과가 위양성일 확률은 높아진다.

 


제9장 몸과 마음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라 

생각만 할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하라.​

버락 오바마는 '결정을 조금씩 줄여 나가고자' 노력하는 방법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했다. "여러분은 내가 회색이나 푸른색 정장만 입는 모습을 보게 될 것입니다. 나는 무엇을 먹을지, 무엇을 입을지에 관한 결정은 하고 싶지 않습니다. 하찮은 일에 신경쓰면서 이 시대를 헤쳐 나갈 수는 없습니다."

배가 고프면 뇌도 생각을 멈춘다

왜 물을 많이 마셔서 화장실에 가고자 하는 욕구가 강해졌을 때는 배고픔이나 성적 흥분을 느꼈을 때처럼 근시안적인 선택을 하는 성향이 강해지지 않을까? 우리는 배고픔이나  목마름, 성적 흥분을 느낄 때는 먹고 마시고 성욕을 충족시키려는 매우 강렬한 욕구를 지닌다. 즉, '나는 원해. 그것도 지금 당장 원해!' 현상에 시달리게 되고 당장 지급되는 금전적인 보상을 선호한다. 반면에 화장실에 가고 싶지만 가지 못하는 상황에서는 충동을 저지하고 조절해야 한다고 의식하게 된다. 이 본능적인 느낌이 우리를 안내하게 하고 좀 더 가치있는 보상을 받는 쪽으로 선택하게 하는 것이다.

 

<제6부 우물 안 나에게서 벗어나라>

제10장 당신은 ‘소수’가 될 용기가 있는가?

차이의 가치 : 다른 것이 좋은 것이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창조적인 문제해결이 중요한 회사에서는 연령 다양성이 10% 증가하면 연간 생산성이 3.5%까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따. 연령이 다양해지면서 행동 방식과 관점이 한층 더 다양해진다는 사실은 그다지 놀라운 일이 아니다. 미시건 대학교에서 복합 시스템과 정치학 및 경제학 교수를 맡고 있는 스콧 페이지는 차이점이 주는 혜택을 수용하지 않는 관점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같은 시간대에 도착한 사람들은 같은 방식으로 생각한다."

'좋아요'와 '리트윗'에 갇힌 세상​

우리가 무슨 보도 기사를 읽고 있는지 친구들에게 알려주는 페이스북의 오픈그래프와더불어 '내로캐스팅(narrowcasting)', 즉 소규모 집단의 사람들에게 우리를 대신해 정보 자원을 걸러내 달라고 의존하게 될 위험성은 점점 커지고 있다. 예를 들어 친구가 <뉴욕타임스> 웹사이트에서 계속 기사를 읽어 왔다는 사실을 보게 되면 당신 역시 <뉴욕타임스> 기사를 클릭할 가능성이 높다.

소설 미디어 사이트는 이런 개인적인 선택을 강화한다. 페이스북 같은 회사들이 우리의 뉴스피드에 어떤 콘텐츠를 노출시킬지 결정하기 위해 사용하는 알고리즘은 부분적으로 우리가 과거에 선택한 신호에 기반을 두고 있다. 우리가 자신와 비슷한 성향의 사람들이 올린 링크를 클릭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을 고려할 때, 이는 우리가 현재 뿐만 아니라 앞으로도 영원히 우리와 매우 비슷한 사람들이 보는 세계만 볼 것이라는 뜻이다. 우리는 자기도 모르게 영원히 내로캐스팅에 묶일 운명에 처할지도 모른다.

이보다 더 걱정되는 점은 온라인상에서 자신과 비슷하게 생각하는 사람들과 어울릴수록 자기 신념을 과장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이다. 자기 견해를 보강하는 의견을 더 많이 들을수록 더 극단적인 입장을 취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다양성을 적극적으로 수용하기 위한 전략

​먼저 직장에서는 의식적으로 각 팀원이 지닌 경험과 통찰력이 서로를 보완할 수 있도록 팀을 구성해야 한다. 업무에 필요한 기술만 갖춘 사람들이 아니라 서로 다르고 다양한 배경과 경험을 지닌 사람들을 채용해야 한다는 뜻이다. 예를 들면 비공식적인 대화보다는 구조화된 면접이 도움이 될 수도 있다. 모든 입사 지원자에게 동일하거나 매우 유사한 질문을 하고, 면접관에게 지원자를 평가하기 위해 명확한 가이드를 제공해 관련 정보에만 집중하게 해야 한다. 이 분야를 연구해 온 조직행동학 교수 줄리 매카시는 "가장 좋아하는 색깔이나 어떤 동물이 되고 싶은가라는 말도 안되는 질문을 하면 문화적 편향이 스며들고 동질성 선호 현상이 강화될 가능성이 크다."라고 말한다. 당신이 추구하는 바가 다양성이라면 절대로 비공식적인 대화를 통해 채용 결정을 내리지 않도록 해야 한다.

거울을 보지 말고 반대 목소리를 들어라

진보는 아이디어 창출에서는 물론이고 그 파괴에서도 일어난다. 존 스튜어트 밀은 이미 오래전에 성찰과 성장을 위해서는 대안적인 관점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지적했다. 이와 같은 대안적인 시각이 우리 주변에 언제나 있도록 만드는 책임은 바로 우리 자신에게 있다.

<에필로그>

혼돈을 수용할 시간

이 밖에도 더 해야 할 일이 있다. 우리 주변의 혼돈, 이 시대의 일부가 된 복잡성과 불확실성을 받아들이는 일이다.​ 이는 세계를 지나치게 단순화하려는 욕구와 타인이 정보를 이해하기 쉬운 형태로 하나하나 가르쳐 주기를 바라는 갈망에 대항해야 한다는 뜻이다.

또한 많은 결정에 있어 모든 일에 두루 적용되는 해결책은 없으며 모든 사람에게 바람직한 해답도 없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결정이 오로지 우리가 처한 상황에만 달려 있다고 해도, 인생을 살아가다 보면 맞닥뜨리는 위기의 수준이 저마다 다르며 어떤 때는 특정한 교환 조건을 받아들이지만 그렇지 않은 때도 있다는 사실을 수용해야 한다.

혼돈을 수용하는 일은 지금은 바람직한 결정이 바로 내일만 되어도 올바른 결정이 아닐 수도 있음을 인정하는 것이기도 하다. 동시에 우리는 과거의 성공과 실패에서 벗어나 그것이 앞으로 나아갈 길의 지침이 되거나 지나친 자신감이나 비관주의의 이유가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또한 최악의 시나리오를 경감시킬 수 있는지, 결정을 개별 부분으로 나누어 필요한 경우 대응 방식을 좀 더 쉽게 바꿀 수 있는지 생각해봐야 한다. 사실이 바뀌면 결정을 바꿀 것이며, 이는 타당한 행동이라는 사실을 분명하게 밝힘으로써 결정에 필연적으로 수반되는 불확실성을 좀 더 자신 있게 남들 앞에서 인정해야 한다.

​스스로에게 자율권을 부여하라.

주도권을 잡아라.

반대자가 되라.

반대 의견을 장려하라.​

​스스로를 더 잘 알라.

생각할 시간과 장소를 확보하라.

주변 세상을 이해하라.

불확실성을 받아들여라.

스스로 방침을 변경할 수 있도록 허용하라.

눈을 크게 뜨고 계속 생각하라.

이 모든 일은 가능하고 당신이 이해할 수 있는 범위 안에 있다.

그리고 당신이 더 훌륭한 의사 결정자가 될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이다.

당신의 여정에 행운이 깃들길 기원한다.

 

누가 내 생각을 움직이는가
국내도서
저자 : 노리나 허츠(Noreena Hertz) / 이은경역
출판 : 비즈니스북스 2014.0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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