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루아의 반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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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불통을 넘어서는 소통 능력

진정한 의사소통 능력이란, 의사소통을 원만하게 진행하는 능력이 아니라, 불화와 맞닥뜨렸을 때 그 상태에서 벗어나기 위한 능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 능력은 '보통은 하지 않는 것을 일부러 하기'라는 모습으로 발동됩니다. 

'보통은 하지 않는 것'은 그 말에서 드러나듯이 매뉴얼화가 불가능합니다. 그 때 그 장소의 특수한 사정을 기초로 임기응변이나 즉흥적인 판단에 따라 자기 책임 아래, 기존에 적절하다고 여겨지는 코드를 뭉개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코드를 뭉개는 방식을 코드화할 수는 없겠지요. 너무 당연한 일입니다. 

점원은 매뉴얼에 지시되어 있는 말 이외에는 입에 올리면 안 된다고 믿고 있습니다. 이는 현대사회에 존재하는 '소통 부재'의 전형적인 증상입니다. 어떻게 의사소통을 해야 할지 아주 꼼꼼하게 규칙과 지침으로 가르쳐도, 불화를 겪고 나서 소통을 어떻게 다시 열어 가야 하는지는 한마디도 적혀 있지 않습니다. 

의사소통능력은 '어떻게 해야 할 지 모를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아내는 능력'중 하나입니다. 매뉴얼 대응 목록에는 없는 일을 하기, 말하자면 '목록을 뭉개는' 능력 말입니다. 


어른 없는 사회
국내도서
저자 : 우치다 타쓰루 / 김경옥역
출판 : 민들레 2016.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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