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루아의 반서재

 

공감은 우리를 더욱 인간답게 한다. 윌트 휘트먼은 공감의 본질을 꿰뚫어보고 "나는 다친 사람에게 어떤 느낌인지 묻지 않는다. 내가 바로 그 다친 사람이 되어 본다"라고 썼다. 최고의 질문자들 마음에는 휘트먼의 이런 경구가 새겨져 있다. 

 

질문의 가치는 그것이 끌어내는 답변의 가치와 같다

배리 스포닥 Barry Spodak 은 위협 평가 전문가다. 배리는 노벨상 수상 심리학자 대니얼 카너먼의 심리 이론을 따른다. 이 이론에서는 인간의 뇌가 두 가지 시스템으로 작동한다고 본다.

 

시스템1

  • 일종의 저속기어. 뇌의 자동항법장치.
  • 어디서든 작동하며 우리가 수비게 결정을 내리고 즉답을 도출할 수 있게 함.
  • 주변환경과 기준점이 우리에게 익숙할 때 작동함.
  • 내가 상황을 장악하고 있다는 느낌을 줌. 인지적 편안함.
  • 질문자는 상대방을 시스템1 상태에 놓기 위해서 날씨나 의상에 대해 묻거나 커피를 한 잔 건넬 수 있다. 여기서 따뜻하고 익숙한 대상, 즉 커피는 상대방을 안심시키는 소품이 된다.

 

시스템2

  • 뇌의 종속 장치를 가동함. 뇌는 더 빨리 회전하고 더 열심히 일하며 더 많은 산소를 소비한다.
  • 낯선 것, 복잡한 것, 어려운 것, 무서운 것에 대한 반응이다.
  • 우리는 일단 멈춰서 반응하며 어떤 대답을 내놓을지 고민한다
  • 낯설거나 비우호적인 환경

배리는 요원들에게 상대방의 뇌를 되도록 시스템1 상태, 저속 기어에 놓는 법을 가르친다. 그는 먼저 상대방이 편하게 답할 수 있는 질문부터 하라고 조언한다. 그 질문이 당면 문제와 아무 상관이 없어도 괜찮다. 보편적인 경험이나 상대방의 인생에서 잘 알려져 있고 별로 논란이 되지 않는 부분을 묻는 것이다. 

 

 

물음표 없는 질문

어떤 질문은 물음표로 끝나지 않을 때 가장 효과적이다. 

  • 더 얘기해봐요. 
  • 그것 좀 설명해주세요.

이런 말은 관심이 있다는 신호가 되고, 만약에 개방적인 보디랭귀지와 적절한 어조를 동원해 전달한다면 상대방을 긍정하고 인정한다는 뜻도 전해진다. 배리는 요원들에게 언제든 가능하면 질문을 평서문으로 바꾸라고 가르친다. 이 기법은 대화를 유도한다. 

  • "정말 대통령을 암살할 생각입니까?" → 대통령의 행보에 짜증이 많이 난 것 같군요. 많은 사람이 선생님과 같은 생각입니다. 저한테 자세히 말씀해주시죠.

 

메아리 질문

반사형 경청의 일환

리타가 "왜 더 노력하지 않는지 모르겠어요. 그 사람들 정말 무능해요"라고 하면 "무능해요?"라고 묻는 식이다.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습니까

대의를 생각하면 투지가 생긴다. 

정보와 지식을 확보하면 권위가 생긴다.

주의 깊게 들으면 기회가 생긴다.

맞서 싸울 상대가 시장이든 동네 망나니든 간에 우리에게는 신념에서 나오는 용기와 사실에서 나오는 근력이 필요하다. 그리고 시간을 유리하게 이용해야 한다.

 

 

의도치 않은 결과

그는 내 질문을 되풀이하면서 대단히 효과적인 대립형 질문 기법을 동원했다. 그것이 무엇인가 하면 흠결없는 제3자를 거론하는 것이었다. 이는 질문자가 주장을 펼칠 때 느끼는 부담감을 전문성이나 명망, 도덕적 권위를 갖춘 타인에게 전가하는 기술이다. 

 

"아이들을 이용한다고요?"

"저는 스웨덴 왕비께서 팔레스타인 지도부가 대이스라엘 투쟁에 아이들을 이용한다고 공개적으로 비판했다고 말씀드렸습니다."

 

 

힘 있는 사람에게 질문할 권리

라모스는 대립형 질문을 할 때 자신이 강자의 위치에 서야 한다고 조언한다.

 

"질문은 무기가 될 수 있어요. 권력자에게 맞설려면 저돌적으로 나가야 합니다."

 

소신껏 용감하게 밀어붙여야 하고 지금 인기투표를 하는게 아니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나는 인터뷰에 들어갈때 두 가지를 가정합니다. 하나는 내가 안물으면 아무도 안 물을 거라는 거에요. 다른 하나는 그 사람과 앞으로 두 번 다시 대화를 못 하게 될 수도 있다는 겁니다."

 

라모스는 우리가 훨씬 더 많이 책임에 대해 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인생의 모든 차원에서 책임을 요구해야 한다는 것이다.

 

 

시간여행이 만든 미래

우리가 사람들에게 시간 여행, 곧 다른 장소, 다른 시간으로 훌쩍 건너가보라고 주문하는 것은 그들에게 창조적 사고의 입장권을 주는 것이다. 

 

"이제 지금으로부터 10년 뒤의 미래입니다. 방금 전국 대학 순위가 발표됐습니다. 우리 학교가 최상위권입니다. 우리는 지금 무엇을 하고 있을까요?"

 

그는 미래를 현재 시제로 표현했다. 그의 질문은 타임머신이었다. 그 안으로 들어서자 평소에 대담한 생각을 방해했던 장애물, 다시 말해 비용, 자원, 채용, 재정에 대한 현실적인 고민이 사라졌다. 그 장애물을 넘어 도착한 목적지에서 우리는 최고였다. 우리만의 가상현실 속에서 우리는 주위를 둘러보며 최고의 자리에 오르게 한 강점을 열거했다. 

 

  • 당신은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가?
  • 고객은 누구인가?
  • 당신은 무엇으로 유명한가?
  • 무엇이 가장 자랑스러운가?

미래에 대해 현재 시제로 묻자. 미래를 뚜렷이 밝혔으면 이제 그것을 실현할 방법을 차자. 물론 생각대로 된다는 보장은 없지만, 그래도 이 시점에서는 앞으로 기준점을 통과하려면 무엇이 필요할지, 누가 무엇을 해야하지, 어떤 역경을 이겨내야할지, 어떤 대가를 치러야 할지 물을 수 있다. 

벽돌은 한 번에 하나씩 쌓아야 한다. 하지만 이미 그 곳에 다녀와서 내가 어디로, 왜 가고 싶은지를 똑똑히 않다면 그 작업이 훨씬 수월해질 것이다.

 

 

상상속 현실

모름지기 '창조형 질문'이란 야심찬 질문이어야 한다.

  • 구글이라면 우리 데이터를 어떻게 관리할까?
  • 디즈니라면 우리 고객을 어떻게 대할까?
  • 사우스웨스트항공이라면 우리 원가를 어떻게 절감할까?
  • 자라라면 우리 공급 사슬을 어떻게 개편할까?

습관적 사고 패턴 밖으로 밀어내기

 


우리는 자기 주장의 시대에 살고 있다. 아무리 부정확하고 자극적인 의견이라해도 트윗이나 포스트로 올려서 많은 사람의 관심을 끌 수 있고 한술 더 떠서 입소문까지 날 수도 있다. 즉답과 자기주장의 용이성은 우리가 사는 디지털 정보 시대의 대표적인 특징이다. 나는 내 반향실이 되어 내 아이디어에 동조하고 내 논리를 인정해줄 가상과 현실의 친구와 동료로 주위를 똘똘 에워쌀 수 있다. 나는 모든 구성원이 내게 동의하는 미디어 세상에 살 수 있고, 내가 속한 소셜미디어 부족이 내 확신을 더욱 공고하게 뒷받침해준다. 

 

어느 질문법이든 간에 출중한 질문은 정보, 인식, 이해, 답변으로 이어진다는 공통점이 있다.

 

느린 질문법, 다시 말해 노고와 인내를 요구하는 질문법, 내가 옳은지 확인하기 위해 억지로 내가 틀렸음을 입증하려고 해야 하는 질문법, 그런 질문법이 지금같은 즉답의 시대에 대안으로 과연 설 수 있을까? 답은 그렇다이다. 느린 질문에는 전혀 다른 방법론이 존재한다. 이 질문법은 미답지의 광활함과 불확실성을 인정한다. 맨땅에서부터 차근차근 논리를 쌓아 올린다. 

  • 우리는 이런 분위기에서 어떻게 속단을 피하는가?
  • 우리는 우리가 틀리는 것을 용납할 수 있는가?
  • 우리는 다른 식으로 질문할 수 있는가?

과학적 질문은 우리가 데이터, 실험, 관찰 가능한 사실을 토대로 탐색을 벌이게 한다.

  • 문제를 관찰하고 질문을 만든다
  • 설명을 제시한다
  • 가설을 검증한다
  • 공유한다

과학적 질문의 원리

모든 연구는 비판의 대상이 되고, 가설은 논파되기 위해 존재하며, 답은 더 많은 질문으로 이어진다. 워싱턴정계에서는 다들 질문만 하면 즉답을 들을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이와 달리 과학계에서는 발견을 중시하고 미지의 것은 약점이 아니라 도전해야할 대상으로 여긴다. 과학계에서 사실이란 알아내야할 것인지, 내게 유리하게 써먹어야할 것이 아니다. 과학계를 지배하는 것은 사견이 아니라 데이터다. 

 

시민을 위한 정의

"나는 뒤를 돌아보지 않아요. 그건 역사가나 저술가의 몫이죠. 나는 그 순간 최선을 다했으니 그걸로 된 거에요"

- 샌드라 데이 오코너 대법관

 

 

 

 

판을 바꾸는 질문들
국내도서
저자 : 프랭크 세스노 / 김고명역
출판 : 중앙북스 2017.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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