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루아의 반서재

호메오스타시스 가설 (1)

 

원래 호메오스타시스는 '생명체'와 '물리적 환경'과의 관계에서 피드백(결과로부터 원인으로 돌아감으로써 행위나 동작을 조정하는 일)이 작동하여 온도가 상승하면 땀이 나는 등의 작용을 하여 생명체의 항상성을 유지하고, 그에 의해서 생명체의 정상적인 상태를 보전하려는 생물의 자율적인 매커니즘을 의미하는 단어이다.

 

그러나 어찌된 것인지 인간은 뇌기능이 진화함에 따라 진짜 외부의 물리적인 환경이 아닌, 만질 수 없는 상상 속의 환경인 '가상적인 세계'(가상현실의 세계)에 임장감을 느끼고, 생명체 수준에서 항상성을 유지할 수 있는 피드백 관계를 구축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영화를 보고 있으면 손에 땀이 나는 것이 바로 이런 이치인데, 인지과학적 용어로는 내부표현이라고 한다. 기억이나 현재의 사고, 개념 등 추상적인 정보를 포함하는 심적인 자아의 표현과 이에 대응하여 외부적으로 자신을 둘러싼 물리적 환경(물리적인 현실 세계, 혹은 가상 현실의 세계)과의 사이에서 호메오스타시스 수준의 피드백 관계를 성립시키는 능력이 인간에게 있는 것이다. 

 

외부로부터 오는 자극을 머리 속의 스크린에 비추는 내부 표현은 외부 환경에 변화하는 것에 맞추어서 스스로 정보 내용을 시시각각으로 갱신하기 때문이다. 예컨대 외부 환경이 진짜 물리적인 환경이 아닌 영화나 소설처럼 가상적인 환경이었다 하더라도 한번 임장감이 있는 피드백 관계가 성립되어 있다면(요컨대 영화에 푹 빠져 있다면), 외부 환경에서 일어나는 상태 변화가 생명체 수준에까지 피드백되어서 영향을 미치게되는 것이다. 

또는 그것이 현실의 물리적인 세계와 다른 정보였다 하더라도 이 호메오스타시스 피드백 관계에 의해서, 내부 표현쪽이 뇌내의 극장에 주어진 가공의 정보를 마치 진짜인 것처럼 상영하면 관객인 인식 기능은 그것을 진짜로 믿어버리고 실제로 시각화해 버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