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바스티안 하프너
제바스티안 하프너 ,「히틀러에 붙이는 주석」- 뉘른베르크 전범재판이 지닌 수많은 결함들
2014. 7. 3.승전국에 의한 이 재판(뉘른베르크 전범재판)은 수많은 결함을 지녔다. 가장 중요한 피고가 빠졌다. 그가 지상의 모든 재판에서 벗어났기 때문이다. 판결의 기준이 되는 법은 소급해서 적용되는 법이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히틀러의 원래 범죄, 곧 폴란드와 러시아 사람들, 유대인들, 집시와 병자들에 의한 대량학살이 기소에서 부수적인 사항이 되었다는 점이다. 대량학살은 강제노동 및 추방과 더불어 '인류에 대한 범죄'로 분류되었고, '평화에 대한 범죄', 곧 전쟁 자체와 '전쟁범죄'가 핵심적인 기소내용이 되었다. 전쟁범죄란 '전쟁법과 관습법의 위반'으로 정의되었다. 하지만 이런 위반은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양측 모두에서 이루어졌고, 전쟁 자체란 승전국도 행한 일이었다. 그렇다면 죄가 있는 자가 죄가 있는 자를 심..
제바스티안 하프너 ,「히틀러에 붙이는 주석」- 히틀러주의와 마르크스주의의 한 가지 공통점
2014. 7. 3.히틀러주의와 마르크스주의는 최소한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즉 세계사 전체를 단 하나의 관점으로 설명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지금까지의 사회의 역사는 계급투쟁의 역사이다."라는 말이 공산주의 선언에 나오는데, 그와 비슷한 것으로 히틀러에게서는 이런 말이 나온다. "세계사의 모든 사건은 종족들의 자기보존 충동의 표현에 지나지 않는다." 이런 명제들은 엄청난 암시의 힘을 갖는다. 그것을 읽은 사람은 갑자기 빛이 열린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뒤엉킨 것이 단순해지고 어려운 것이 쉬워진다. 이런 명제는 그것을 자발적으로 받아들인 사람에게는 깨달음을 얻어 잘 알게 되었다는 아주 시원한 느낌을 줄 뿐 아니라 그것을 받아들이지 않는 사람들을 향해 어느 정도 분노가 뒤섞인 초조함을 갖게 한다. 이런 강력한 말 위에서..
제바스티안 하프너 ,「히틀러에 붙이는 주석」- 시작할 때의 대담함과 비교하면 뒷날의 모든 것은 어린애 장난
2014. 7. 3.히틀러가 과대망상에 빠져 있었다면 원래 처음부터 그랬다. 일찌감치 실패한 무명의 인간이 정치가가 되겠다는 결심을 하는 것보다 더 큰 '과대망상'이 무엇이겠는가? 히틀러는 자기가 시작할 때의 대담함과 비교하면 뒷날의 모든 것은 어린애 장난이라고 말하곤 했는데 이 말은 맞는 말이다. 또한 정치가로서의 '수업시대'도, 그런 게 그에게 있다고 한다면, 극히 짧았다. 1923년의 쿠데타 실패가 그가 수업을 한 유일한 사건이었다. 다른 경우에서는 거의 섬뜩할 만큼 늘 완전히 똑같은 사람이었다. 그의 정책은 1925년부터 1945년까지 완전히 동일하였다. 20년 동안 두 번이나 변한 것은 그런 정책을 가로막은 저항이 강하거나 약했기 때문이다. 히틀러에 붙이는 주석 국내도서 저자 : 제바스티안 하프너(Sebastian..
제바스티안 하프너 ,「히틀러에 붙이는 주석」- 히틀러가 국가 파괴를 지속하게 된 또 다른 이유
2014. 7. 3.히틀러가 국가 파괴를 지속하게 된 또 다른 이유가 있었다. 히틀러를 자세히 탐색해보면 결정을 꺼리는 특성, 더 제대로 표현하자면 최종 결정을 꺼리는 특성이 있다. 마치 그의 내면에서 무엇인가가 국가의 질서를 통해 자신의 의지를 제한하는 것뿐만 아니라, 확고한 목표 설정을 통해 자신의 의지에 제한을 가하는 것조차 피한 것처럼 보인다. 그가 넘겨받은 독일 제국이나 그가 확장하여 만든 1938년의 큰 독일 제국조차도 그가 확정하여 보존하려고 하는 그 무엇이 된 적이 없고, 언제나 전혀 다른 어떤 것, 훨씬 더 큰 제국, 어쩌면 독일 제국이 아닌 '큰 게르만' 제국을 위한 도약대에 지나지 않았는지 모른다. 그는 머릿속에서도 이 제국의 지리적 '방어선'은 볼가 강이나 우랄 산맥, 어쩌면 태평양과 접촉하게 될지도 ..
제바스티안 하프너 ,「히틀러에 붙이는 주석」- 우리는 사람을 사회화한다
2014. 7. 3.히틀러에 붙이는 주석 Anmerkungen zu Hitler "좋든 싫든, 오늘 이 세계는 히틀러의 작품이다." - 제바스티안 하프너 "어째서 우리는 은행과 공장의 사회화 따위가 필요한가. 만일 사람들을 확고하게 하나의 규율 안에 집어넣고 나올 수 없게 한다면, (은행과 공장의) 사회화라는 게 대체 무슨 소용인가. .... 우리는 사람이 사회화한다." 이것이 히틀러 민족사회주의(나치즘)의 사회주의적 측면이다. 마르크스처럼 생산수단의 사회화만을 사회주의에서 결정적인 혹은 유일한 표지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나치당의 이런 측면이 사회주의라는 것을 부인할 것이다. 히틀러는 생산수단을 사회화하지 않았고, 따라서 그는 사회주의자가 아니었다. 마르스크주의자에게는 이 말이면 모든 것이 끝이다. 하지만 조심하라. ..